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25] 쭐라빤타까 이야기

moksha 2018. 4. 28. 13:08

[게송25] 쭐라빤타까 이야기

 

라자가하1에 사는 한 부유한 은행가에게는 손자 둘이 있었다. 큰 손자의 이름은 마하빤타까였고, 막내손자의 이름은 쭐라빤타까2였다. 큰아들 마하빤타까는 할아버지를 따라서 수도원에 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것을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을 떠나 비구가 되었고 올바로 수행하여 깨달음을 성취했다.

 

반면 동생인 쭐라빤타까는 매우 둔하였는데 그는 전생에 과거불인 까사빠 부처님의 상가에 출현한 비구였는데 어떤 둔한 비구를 가리켜 바보라고 놀려대곤 했기 때문에 그 과보로 현생에 둔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었다. 이 쭐라빤타까도 형이 출가한 것을 보고 비구 생활을 동경하여 마침내 가정을 떠나 비구가 되었다. 그러나 둔했던 탓으로 비구가 된지 넉 달이 되도록 게송 한 편 조차 외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낙담하였다.

그런 동생을 본 마하빤타까는 동생이 비구로서 수행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차라리 세간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즈음 당시 유명한 의사였던 자와까가 부처님과 비구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다. 형 마하빤타까는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비구명단에서 동생인 쭐라빤타까를 제외했다. 그는 동생이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수행력과 덕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런 형의 판단이 쭐라빤타까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그는 좌절하여 이제 비구 생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들 두 비구 형제의 사정을 살펴 아시고 쭐라빤타까를 부르셨다.

 

부처님은 쭐라빤타까를 마루에 앉게 하신다음 그에게 깨끗하고 부드러운 수건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쭐라빤타까야, 너는 지금부터 동쪽으로 앉아서 이 수건으로 마루를 닦아라. 그러면서 수건을 밀고 당길 적마다 ‘라조하라낭’(Rajoharaṇaṁ, 더러운 것을 닦아낸다) 라고 외도록 하여라.”

이렇게 이르신 후 부처님께서는 다른 비구들과 함께 공양을 받으시기 위해 지와까의 집으로 출발하셨다.

쭐라빤타까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용기백배하여 열심히 걸레로 마루를 닦기 시작했다. 그는 열심히 마루를 문지르면서 라조하라낭을 외웠다. 그러다 얼마 후에 보니 마루의 때가 묻어 수건이 뻣뻣해져 있는 것이였다. 그 같은 수건이 변하는 것을 보고 그는 모든 조건지어진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인식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인식의 변화를 신기해 하며 부처님께 감사드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천안으로 이 같은 사실을 살펴 아셨다. 부처님께서는 광명을 놓아 쭐라빤타까 앞에 모습을 나투시어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쭐라빤타까여, 비단 그 수건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도 때가 낀다. 그때란 탐욕, 성냄, 무명이다. 그것들 때문에 사람들은 성스러운 네 가지 진리를 바로 보지 못하고 그러한 때가 낌으로 해서 사람들의 마음도 때가 낀 걸레처럼 뻣뻣해지며 불선해 지는 것이다. 쭐라빤타까여, 이러한 때를 완전히 제거하면 수행의 목표는 성취되니. 그때 그는 아라한이 되느니라.”

 

한편 지와까의 집에서는 공양이 끝나서 공양 공덕수를 땅에 부으려 하는데 부처님께서 그것을 제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지금 수도원에 누가 남아 있는지 물으셨다. 그래서 심부름꾼 한 사람이 수도원에 가게됐고“쭐라빤타까 비구가 누구신지요? 모시러 왔습니다.”하고 소리쳤다.

 

이리하여 심부름꾼은 쭐라빤타까와 함께 부처님 앞에 나타났고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공양공덕을 찬탄하는 설법을 하라고 이르셨다. 그러자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들었던 법문을 다시 되풀이함으로써 당당히 설법을 마쳤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 토론을 하던 중에 쭐라빤타까 이야기가 나왔다. 한 비구가 말했다.

“형제들, 쭐라빤타까 비구는 비구가 된 지 넉 달이 되도록 게송 한편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었소. 그런데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마침내 위없는 깨달음을 얻었소. 그는 이제 더 이상 예전에 쭐라빤타까가 아니오.”

이때 부처님께서 들어오시며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이 사실대로 말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실천하면 목표를 성취하는데 실패하지 않느니라. 그런 비구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으뜸가는 지혜의 보고로 만든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힘써 노력하고 방일하지 않고

자제하고 단련함으로써

지혜로운 님은 폭류3(거센 흐름)에 난파되지 않은

섬을 만들어야 하리.



  1. 라자가하(Rājagaha) : 한역으로는 왕사성(王舍城)이라 한다. 마가다(Māgadhā)국의 수도로 산쓰끄리뜨어로 ⓢ라자그리하(Rājagrha)라 한다. 지금은 라즈기르(Rājgir)라 불리며, 비하르(Bihār)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2,500년 전에 인구 6만 정도의 도시로써 당시로서는 큰 도시였으며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충지였다. [본문으로]
  2. 쭐라빤타까(Cula-panthaka)비구는 라자가하(Rājagaha)의 부유한 상인의 딸에게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하인과 눈이 맞아서 라자가하를 도망가서 살았다고 한다. 그의 형은 마하빤타까(Mahā-panthaka)라고 불렸다. [본문으로]
  3. 폭류(agha) : 홍수나 거센 물결을 뜻하는 단어이며 중생들을 윤회로 휩쓸려 가게하는 무명,감각적 욕망, 존재에 대한 욕망, 사견(분별망상)을 의미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