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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21] ~ [게송23] 마간디야와 사마왓띠 왕비 이야기

moksha 2018. 4. 23. 21:52

[게송21] ~ [게송23] 마간디야와 사마왓띠 왕비 이야기

 

부처님께서 꼬삼비(Kosambī) 근처의 고시따 수도원(고시따라마 Ghosiārāma)에 계시던 어느 때, 꼬삼비 국 우데나(Udena) 왕의 왕비 사마왓띠(Sāmāvatī)와 관련하여 게송을 설법하시었다.

 

사마왓띠(Sāmāvatī)는 꼬삼비 국 우데나 왕의 왕비로서 오백 명의 궁녀를 거느리며 호화스러운 궁전에 살고 있었다. 왕비에게는 궁전의 꽃을 돌보아 주는 쿳줏따라(Khujjuttarā)라는 여자 시종이 있었는데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쿳자(Khujja, 곱추)였기 때문에 ‘쿳줏따라’라고 불렸습니다. 이 시종은 수마나(Sumana)라는 여인이 운영하는 꽃가게에 가서 매일같이 꽃을 사다가 왕비의 궁전을 꾸며 주었다.

어느 날 쿠주따라는 수마나의 꽃가게에서 부처님에 대한 소식을 듣고 법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녀는 선근(善根)이 깊었으므로 설법을 듣자마자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였고, 왕궁에 돌아와 왕비와 궁녀들에게 부처님으로부터 들은 가르침을 전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경지를 얻게 되었다. 그런 공덕으로 그날부터 쿠주따라는 힘든 노동은 하지 않게 되었으며, 왕비와 궁녀들의 스승이 되었다. 그리고 쿠주따라는 그 이후부터 부처님의 설법회가 있을 때마다 그곳에 가서 설법을 듣고 와서는 왕비와 궁녀들에게 전하곤 했다. 그러는 동안에 쿳줏따라는 마침내 경ㆍ율ㆍ론 삼장에 통달하게 되었다.

사마왓띠 왕비와 궁녀들은 쿠주따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듣고 배우기는 했지만 한 번도 부처님을 뵈온 적은 없었으므로 기회가 있으면 꼭 부처님을 뵈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소원을 이야기하면 왕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왕에게는 그 소원을 말하지 못했다. 그녀들은 부처님을 왕궁으로 초대하지는 못하고 부처님이 지나가시는 길 쪽의 벽에 구멍을 내어 그 구멍을 통해서 부처님을 뵈오면서 합장 공경을 올렸다.

 

한편 꼬삼비 국왕 우데나에게는 또 다른 왕비가 한 사람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간디야(Māgandiya)였는데, 브라흐민 마간다의 딸이었다. 예전에 마간다는 부처님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의 준수한 모습을 보고 감탄한 나머지 나라 안에서 제일가는 미모를 지녔다고 자부하는 자기의 딸 마간디야를 부처님께 바치겠노라고 제의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마간다여, 여래가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기 직전에 마왕은 요염하기 이를 데 없는 자기의 딸들을 나에게 보내어 유혹하였더니라. 그렇지만 여래는 모든 감각적인 욕망을 벗어났기 때문에 그런 제의에 대해 아무런 동요가 없었느니라. 그렇거늘 하물며 똥과 오줌과 피와 고름으로 가득찬 여자를 내가 어찌 즐거이 생각하겠느냐? 여래는 그 여인의 털 한 올조차도 여래의 몸에 닿지 않게 할 것이니라.”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간디야의 부모는 사람의 몸이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를 여실히 깨달아 아나가미 팔라를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세속적인 삶을 버리고 딸을 동생에게 맡긴 다음 출가하여 빅쿠ㆍ빅쿠니가 되었다. 그들 부부는 머지않아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다.

 

한편 그들의 딸 마간디야는 자기의 용모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에 대해 큰 수치심을 느꼈다. 그래서 이번 일로 입은 창피함을 반드시 갚아 주리라고 별렀다.

얼마 뒤에 그녀의 후견인이던 그녀의 숙부는 왕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서 마간디야를 꼬삼비 국왕 우데나에게 바쳤다. 그래서 왕비가 된 마간디야는 사마왓띠 왕비가 부처님을 존경하여 벽에 구멍을 내고 부처님께 존경의 예를 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번이 부처님을 곤경에 빠뜨릴 기회라고 생각하여 왕에게 이 사실을 왜곡하여 보고했다. 즉, 사마왓띠 왕비는 부처님과 매우 불결한 내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우데나 왕은 그 말을 대수롭게 듣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 구멍을 보았으나 별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간디야의 농간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왕은 사마왓띠의 궁에서 며칠 머문 다음에는 마간디야의 궁에서 머물곤 하였다. 어느 때 왕은 마간디야의 궁에 머물고 있었는데, 마간디야는 이제 며칠이 지나면 왕이 사마왓띠 궁으로 가게 된다고 생각하자 질투심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간디야는 또다시 음모를 꾸몄다. 그녀는 왕이 언제나 삼현금(三鉉琴)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남몰래 삼현금의 빈 통 속에 뱀 한 마리를 넣어두었다. 그런 다음 왕이 사마왓띠의 궁에 도착하자 왕의 신변이 염려된다면서 왕이 사마왓띠의 침실에 들어가기 전에 침실을 조사해 보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기가 먼저 들어가서 삼현금 속의 뱀을 침상 위에 풀어놓았다.

뱀은 '쉬잇' 소리를 내며 침상 위에서 똬리를 틀었다. 마간디야는 그것을 보이면서 이것은 왕비가 왕을 독살하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왕도 마간디야의 말을 믿게 되었다. 왕은 분노하여 사마왓띠 왕비를 왕궁 뜰에 세우고 그 뒤에 500명의 궁녀들을 세웠다. 그런 다음 독을 묻힌 화살을 시위에 먹여 직접 사마왓띠를 겨냥하여 쏘았다.

이때 사마왓띠 왕비와 오백 명의 궁녀들은 이에 대해 조금의 증오심과 원한심도 갖지 않고, 도리어 왕과 마간디야에게 자비의 마음을 보내고 있었다.

우데나 왕의 활 솜씨는 아주 유명했다. 전하는 말로는 그가 쏜 화살은 바위도 꿰뚫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의 경우에는 그가 쏜 화살이 왕비를 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었는데, 그 화살 끝에는 연꽃이 매달려 있었다. 왕은 이 신비한 결과를 보고는 마침내 왕비에게 아무런 허물이 없다는 것을 알아 사마왓띠 왕비와 궁녀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부처님과 빅쿠들을 궁으로 초청하여 그녀들이 직접 부처님으로부터 설법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그렇지만 마간디야(Māgandiya)의 음모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의 숙부에게 사람을 보내어 사마왓띠(Sāmāvatī) 왕비의 궁에 불을 지르라고 사주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왕비 궁이 불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때 궁 안에 있던 왕비와 궁녀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좌선 수행에 마음을 집중했고, 그 결과 어떤 사람은 사까다가미를, 어떤 사람은 아나가미를 성취하였다.

(사마왓띠 왕비가 첫째 왕비인 마간디아의 음모로 인해 시녀 500명과 함께 불길에 휩싸인 궁에 갇혀 불에 타 죽게 되었을 때, 그 때 깨어있음의 수행을 익힌 사마왓띠 왕비는 함께 불법을 수행하던 500의 시녀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렇게 불에 타 죽게 되는 인연을 알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작을 알 수 없는 긴 윤회 속에서 이 또한 분명 우리 안에 있는 그 어떤 원인 때문에 일어난 일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니 순간순간 일어나는 현상에 마음을 챙기십시오. 불에 타는 고통스런 순간에도 그 고통에 반응하는 마음을 정확히 관찰하십시오.”

사마왓띠 왕비의 말을 들은 500의 시녀들은 모두 불이 몸에 다가오는 순간에도 동요 없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의 고통스런 느낌에 마음을 집중해 수행했다. 그래서 죽기 직전에 어떤 이는 사다함과를 또 어떤 이는 아나함과를 증득했다고 한다.) -자료추가-

 

사마왓띠(Sāmāvatī) 왕비의 궁에 불이 났다는 소식은 곧 우데나 왕에게도 전해졌다. 왕은 급히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어서 궁 안의 사람들을 구해 낼 도리가 없었다.

우데나 왕은 이것이 마간디야(Māgandiya)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눈치를 보이면 마간디야가 자기 소행이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 뻔했으므로 교묘하게 증거를 잡아내리라 마음먹었다. 왕은 마간디야를 의심하는 빛은 전혀 보이지 않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이제야 안심이다! 사마왓띠가 살아 있을 때 나는 내가 살해당할 것이 두려워서 늘 공포에 떨고 있었는데 이제는 안심이다! 누가 이런 좋은 일을 해준 것일까? 아마 나를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 한 일일 테지.”

왕이 이런 말을 하며 다행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자 옆에 있던 마간디야는

“대왕이시여, 이 일은 제가 한 것입니다. 제가 제 숙부에게 부탁하여 사마왓띠와 궁녀들이 모두 궁 안에 있을 때 밖에서 문을 잠그고 불을 지른 것입니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왕은 짐짓“틀림없이 그랬겠지. 당신이 아니라면 누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소. 당신 이상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테니 말이오. 나는 당신에게 큰 보상을 해야겠소. 그리고 이 일을 도운 다른 사람들도. 어서 불러오시오.”

그래서 마간디야는 숙부를 비롯하여 이 사건을 도운 친척들을 불러 들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마간디야의 친척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친척이라면서 궁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는 동안 왕은 왕궁 뜰에 깊은 구덩이를 여러 개 파 두었다가, 마간디야를 비롯하여 이번 일과 관계된 사람들의 하체를 하나씩 하나씩 그 속에 묻었다. 그런 다음 그들의 머리 위에 볏짚을 깔고 불을 붙여서 그들의 머리와 피부가 타 들어가는 고통을 맛보게 하였다. 그런 잔혹한 형벌로 그들을 꾸짖고 나서, 우데나 왕은 커다란 쟁기로 땅을 갈아 그들을 흙과 범벅이 된 상태로 죽여 버렸다.

 

이 사건은 큰 반향을 일으켜서 빅쿠들 간에도 화제가 되었다. 어느 날 법당에 모인 빅쿠들이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들어오시었다. 빅쿠들은 어째서 사마왓띠 같이 선량한 사람이 불에 타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과보의 전말을 이야기해 주시었다.

 

다만 금생만을 두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마왓띠(Sāmāvatī) 왕비와 오백 명의 궁녀들은 전생에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 과보를 받았던 것이다. 전생의 어느 때 그녀들은 왕비와 궁녀로서 왕과 물놀이를 갔었다. 물놀이가 끝난 다음 그녀들은 어디에든 가서 따뜻한 불을 쬐고 싶었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풀 더미를 발견하고 빙 둘러 앉아 불을 붙였다. 그런데 불이 타 내려가자 그 안에는 마침 빳쩨까붓다께서 멸진정[滅盡定, 니로다사마빠티( Nirodhasamāpatti)]에 들어 계시었다. 이 빳쩨까붓다로 말하면 왕의 존경을 받는 분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녀들은 빳쩨까붓다께 화상을 입게 한 이 사실이 왕에게 알려지어 큰 벌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아예 빠쩨까붓다를 화장시켜 버리기로 하고 사방에서 장작을 주워 모아 빳쩨까붓따 주위에 커다랗게 쌓아놓고 불을 지르고서 떠나버렸다. 그녀들은 이 악업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 십만 년 동안 뜨거운 불에 태워졌다. 그러고도 그 악행의 과보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금생에서도 집 속에 갇혀 불에 태워졌다. 이렇게 그녀들은 백 생을 집 속에 갇혀 불에 태워졌다. 이것이 그녀들이 과거생에 저지른 업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 끝에 다음의 세 편 게송을 읊으시었다.

 

[게송21]

“방일하지 않음이 불사의 길이고

방일하는 것은 죽음의 길이니

방일하지 않은 사람은 죽지 않으며

방일한 사람은 죽은 자와 같다.”

 

[게송22]

“이러한 이치 상세히 알아서

슬기로운 님은 방일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음에 기뻐하고

고귀한 님의 행경을 즐긴다.”

 

[게송23]

“선정에 들고 인내하고

언제나 확고하게 노력하는 님,

현명한 님은 열반,

위없는 안온을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