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고따마 붓다의 가르침/다나상가(Dānasaṅgha)담마 이야기

9. 업력의 작용

moksha 2017. 6. 12. 23:59

9. 업력의 작용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어머니 자궁 안에서 태아로 형성되려면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 세 가지란 여성의 난자, 남성의 정자, 그리고 깜마 웨가(Kamma-vega)라고 하는 업력(Kamma-energy)인데, 경에서는 이것을 은유적으로 혼(魂)이라는 의미를 가진 간답바(gandhabba)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업력은 임종하는 사람의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 방출된다. 부모는 단지 태아의 몸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육체적 요소만을 제공해 줄 뿐이다. 태아 속에 잠재해 있는 성격상 특성, 성향과 능력들에 관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죽어가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삶에 매달리다가 죽는 순간에 업력을 방출하는데 이 업력은 수태 준비가 된 새 어머니의 자궁에 전광석화처럼 찾아든다. 업의 힘이 난자와 정자에 충격을 주면서 거기에서 하나의 응결체로서 소위 원생세포가 생겨난다. 이 과정은 말을 할 때 생기는 공기진동의 작용에 비교될 수 있다. 공기진동은 다른 사람의 청각 기관에 부딪쳐 순전히 주관적 느낌인 소리를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소리 감각이 옮겨 간 것이 아니라 단지 공기진동이라는 힘의 이동만이 일어났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죽어 가는 사람이 방출한 업력은 부모가 마련해 준 질료에 작용하여 새로운 태아를 잉태해 낸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어떤 실체나 영혼이 옮겨간 것이 아니라 단지 업 에너지가 전달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삶(uppatti-bhava)은 과거의 업(kamma-bhava)에 상응하여 나타난 것이며 미래의 삶은 현재의 업에 상응하여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담마빠다(법구경)에 나타나는 예화를 통하여 업보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예화 2] 띳사 테라 이야기 : [Dhp240] 인연담

 

[스스로 지은 업이 악한 곳으로 이끈다]

띳사 테라1는 한 신자로부터 아주 질이 좋은 까사2 한 벌을 공양받자 매우 기뻤다. 그는 마음이 부풀어 이 까사를 내일부터 입으리라 벼르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까사를 입어 보지도 못한 채 그날 밤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는 까사에 대해 너무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생에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이가 되어 자기가 남겨두고 간 품질 좋은 까사에 깃들어 살게 되었다.띳사 테라에게는 제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죽자 그의 까사를 물려받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빅쿠들은 그 까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한 조각씩 갖기로 했다.

그러자 까사 속에 살고 있던 이(전생의 띳사)는 이것은 자기 것이니 아무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부처님께서는 까사에 집착하여 우는 이의 울음을 천이통(天耳通)으로 들으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람을 보내시어 빅쿠들이 띳사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중지할 것과 그 일은 이레 뒤에 할 것을 명하시었다. 그래서 그 일은 곧 중지되었고, 여드레째가 되는 날에 까사가 분배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빅쿠들은 부처님께 왜 그때 띳사의 까사를 나누지 못하게 하시었는지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빅쿠들이여, 띳사가 죽을 때 그는 그 까사에 대해 집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로 태어나 까사에 깃들어 살게 되었더니라. 그런데 너희가 그것을 나누어 가지려 하자 그는 괴로움을 느껴 어쩔 줄을 몰라하였느니라. 여래는 그의 그 같은 괴로운 울음소리를 들었으며, 만약 너희가 그 까사를 나누어 갖게 되면 띳사는 너희에게 큰 반감을 가져 다음 생에는 지옥에 태어나게 되겠기에 너희의 행위를 제지하였던 것이니라.

그런데 이제 띳사는 뚜시따 천상3에 태어났으며, 여래는 그것을 예측하여 여드레째 되는 날에야 까사를 나누어 갖게 한 것이니라. 빅쿠들이여, 집착은 실로 무서운 것이며, 위험한 것이니라. 그것은 마치 쇠에서 나온 녹이 쇠를 삭히듯이 사람에게서 나와 사람을 망치고 지옥에 보내느니라. 그러므로 빅쿠는 마땅히 네 가지 공양물(까사, 음식, 수도원, 약)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아니 되며, 풍족하기를 바라서도 아니 되고, 집착해서도 아니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18-240]

ayasā  va malaṃ samuṭṭhitaṃ   쇠에서 생긴 녹이 그것(=쇠)에서 생겨

아야사 와  말랑  사뭇티땅

tatutthāya tam eva khādati     그것을 삼켜버리는 것과 같이

  따뜻타야 땅 에와 카다띠

evaṃ atidhonacārinaṃ           필수품의 적당한 사용을 어긴 자들의 자신의 행위들이

에왕  아띠도나짜리낭

sakakammāni nayanti duggatiṃ.   [그들을] 비참한 내생으로 이끈다.

사까깜마니  나얀띠   둑가띵


  1. 띳사(Tissa)는 부처님의 고모인 아미따(Amitā)의 아들이었다. 부처님과는 고종사촌의 관계이다. [본문으로]
  2. 까사 : 까사와(Kāsāva)를 의미하며 한문 음역이 가사(袈裟)이다. [본문으로]
  3. 뚜시따(Tusitā) 천상 : ‘여섯 욕계천상’ 의 네 번째 천상세상인 도솔천(兜率天)을 말한다. ‘여섯 욕계천상’ 즉 육욕천[六慾天, kāmāvacara-deva]은 말 그대로 감각적 욕망(kāma)을 즐기는 천상세상이다. 보통 보시(dāna)와 지계(sīla)를 닦아서 태어난다. 여기에는 사대왕천(四大王天, Cātu-māha-rajikā), 삼십삼천[三十三天, Tāvatiṁsa, 도리천(忉利天)], 야마천(夜摩天, Yāmā), 도솔천(兜率天, Tusitā), 화락천(化樂天, Nimmāna-rati),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Paranimmita-vasa-vatti)의 여섯 하늘이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