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고행을 버리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고행이었다. 수행을 함께하던 다섯 수행자는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처절한 고행에 감탄하며 곁에서 보살을 보호하였다. 숲의 고행자들 역시 내심 존경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보살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과거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고통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미래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결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통은 맛보지 못할 것이다. 현재의 어떤 고행자도 나보다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통은 맛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토록 격렬하고 모질고 찢는 듯한 고행에도 불구하고 해탈은 찾아오지 않았다. 해탈은 커녕 성스럽고 거룩한 진리의 실마리조차 얻지 못하였다. 깨달음을 위한 다른 길이 있음에 틀림없다.'
육신을 학대하는 수행은 기대와 달리 극심한 고통만 남겼다. 고행은 깨달음의 방편이 될 수 없었다. 어떤 스승이나 가르침도 더 이상 보살의 의지처가 될 수 없었다. 보살은 문득 어린 시절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부왕과 함께 참석한 농경제에서 잠부나무 그늘에 앉아 선정에 잠긴 일이었다.
‘그때 나는 애욕과 선하지 못한 것들을 떠나 깊은 사색에 잠겼었지, 바르고 차분하게 사유를 하며 애욕을 떠났을 때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찾아왔었지, 바고 그것이 깨달음으로 향한 입구가 아닐까?’
지난날을 낱낱이 기억하고 사유한 끝에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 그것이 깨달음의 입구다.’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선정은 지금까지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던 것이다.
‘그런 즐거움조차 두려워해야 할까?’
보살은 깊은 사유를 통해 결심하였다.
‘애욕과 선하지 못한 것들을 떠나면 즐거움이 일어난다. 나는 그 즐거움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걷지 않은 새 길이 보였다. 보살은 고행으로 뼈만 앙상한 몸을 돌아보았다. 오랜 시간 극심한 고통을 겪은 몸으로는 선정의 즐거움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보살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죽을 먹어야 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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