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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 2] 맛타꾼달리 이야기

moksha 2016. 8. 7. 17:54

[게송 2] 맛타꾼달리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소년 브라흐민 맛타꾼달리(Maṭṭhakudali)가 진심으로 부처님께 귀의한 일과 관련하여 게송 2번을 설법하셨다. 아딘나뿝바까(Adinnapubbaka)는 사와티(꼬살라 국의 수도)에 사는 브라흐민으로서, 아주 인색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는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남에게 주지 않았고, 무엇이든 일단 자기 손에 들어오면 다시는 내보내는 법이 없었다. 그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는 이 아들에게서 큰 기쁨을 얻고 있었으므로, 아들을 매우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때 아들이 생일이 다가오자 그는 생일 선물을 하나 주고 싶어졌다. 그가 아들에게 주고 싶은 생일 선물은 금 귀걸이였는데, 그는 금 세공사에게 이 일을 의뢰하면서 세공비가 들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손으로 직접 금 귀걸이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주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매우 조잡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그의 아들은 맛타꾼달리, 즉“조잡한 귀걸이를 달고 다니는 아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맛타꾼달리가 열 여섯 살이 되던 해, 그는 그만 황달에 걸리고 말았다. 이때 아이의 어머니는 남편에게 빨리 치료를 서두르라고 권했다. 그러자 남편 이렇게 말했다. "여보, 의사에게 가면 치료비를 달라고 할 게 아니오? 당신은 도대체 우리 집 살림이 축나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 구려. 염려 말아요. 내가 살림을 축내지 않고 이 일을 처리할 테니까." 아딘나뿝바까는 그날부터 여러 곳으로 의사를 찾아다니면서 오랜 시간을 걸려 황달에 대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배웠다. 그런 다음 그는 배운 대로 약을 지어서 아들에게 먹여 보았다. 그렇지만 약효는 나타나지 않고 아들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갔다. 그때에 이르러서는 인색한 아딘나뿝바까도 아들은 데리고 의사를 찾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아들의 병세가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사들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의사들은 회복이 불가능한 어린 병자를 맡았다가 그가 죽기라도 하는 날에는 커다란 불명예가 덮씌워질 것을 두려워하여 핑계를 대며 병자를 받아주지 않았다. 마침내 아딘나뿝바까는 아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만약 아들을 집에 두었다가 죽게 되면 아들의 조문을 온 사람들이 자기네 집에 들어와 자기가 재산이 많다는 것이 알려질 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을 문 밖의 정자에 내놓았다. 아들이 죽게되면 그 정자에서 바로 화장을 시켜버릴 셈이었다.


인색한 브라흐민이 아들은 정자에 내놓던 그날, 부처님께서는 깊은 사마디(고요한 마음의 집중)에 들어 계시면서 어느 중생이 지금 가장 불법을 받아들일 인연이 잘 익었는지 알아차리셨다. 그 결과 사와티에 사는 아딘나뿝바까의 아들인 맛타꾼달리가 죽음을 앞두고 집 밖에 버려져 있음을 아셨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여래(부처님께서 스스로를 지칭할 때 쓰시는 이름. 이렇게 온 자)가 지금 이 소년에게 가야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셨다. 그 결과 부처님께서는 당신께서 그 소년에게 가심으로써 일어나게 될 앞일을 다음과 같이 예측하셨다. 여래가 저 소년에게 감으로써 그가 여래에 대한 믿음을 일으켜 평화로운 마음으로 죽음을 맞게 되면, 그는 죽은 후에 33천상세계(욕계의 여섯 천 가운데 두 번째인 도리천)의 삭까 천왕의 아들로 태어나서 황금누각에서 천명의 선녀를 거느리고 살게 될 것이다.


한편 그의 아버지 아딘나뿝바까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못 이겨 매일 같이 화장터에 나와 울 것이다. 그때 천상에 태어난 소년은 자기가 무슨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나서 부귀를 누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볼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자기가 부처님께 귀의하여 깨끗한 신심을 일으킴으로써 죽음에 다다라 평온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이 같은 복락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돈이 아까워서 내게 약 한 첩도 제대로 지어주지 않으셨다. 그러면서 이제는 화장터에 나와 나를 생각하면서 매일같이 울고 계신다. 나는 아버지를 찾아가서 아버지의 인색하고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꾸짖으리라. 그래서 아버지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 다음에, 삭까 천왕의 아들에서 예전 맛타꾼달리의 모습으로 변하여 내가 아버지의 아들임을 아시게 하겠다. 자, 이제 나는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된 화려한 옷을 입고 천명의 선녀와 함께 아버지에게 내려가자.”


아들이 화려한 차림으로 화장터에 가면 마지막에 이르러 그들은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요”

“아버지, 저는 맛타꾼달리입니다.”

브라흐민은 놀라서 “너는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기에 이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났느냐?”

“저는 33천상세계에 태어났습니다.”

“도대체 너는 나 모르게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그곳에 태어났단 말이냐?”

“아버지께서는 잘 모르실 것입니다. 저는 죽기 바로 직전에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깨끗한 신심을 일으켰으며, 그래서 평온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부처님께 귀의하고 신심을 일으켜 평온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으면 천상에 태어나게 되느냐?”


 아버지가 이렇게 물으면 맛타꾼달리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여래는 소년의 아버지와 많은 사람들에게 담마빠다(법구경)의 게송을 읊어 주게 될 것이며, 그 게송을 듣고 그의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불법에 대한 신심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맛타꾼달리와 그의 아버지는 수다원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이 어린 소년 한 사람의 인연으로 많은 사람에게 큰 공덕이 있으리라.

부처님께서는 이처럼 당신께서 맛타꾼달리에게 가심으로써 일어날 앞일을 세세한 부분까지 예측하셨기 때문에 제자 비구들을 거느리고 사와티 성안으로 탁발을 나가시는 길에 먼저 맛타꾼달리가 누워있는 곳에 가셨다. 이때 소년 맛타꾼달리는 얼굴을 자기 집 쪽으로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오시어 자기 등 뒤에 서 계시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소년을 항해 밝은 빛을 일으키셨다. 그러자 소년은 의아해 하면서 등을 돌렸고, 곧 부처님께서 자기 등 뒤에 와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맛타꾼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어리석은 아버지 때문에 그동안 부처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거룩하고 청정하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지도 못했고, 또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도, 그 위대한 진리를 실천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몸은 물론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에도 힘이 듭니다.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부처님과 법과 상가에 마음을 다하여 귀의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사뢴 뒤 소년은 곧 아주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제 마음은 이제 아주 평화롭고 고요하게 잘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운 눈길로 소년의 간절한 표정을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셨다.

 "맛타꾼달리야, 너는 그것만으로 네가 할 일을 충분히 한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신 뒤 부처님께서는 그 자리를 떠나셨는데, 소년 맛타꾼달리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 비구들이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바로 보며 오롯하고 한결 같은 마음을 지닌 채 죽었다. 그는 죽자마자 곧바로 마치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맑은 정신을 지닌 데 33천에 태어났다. 한편, 아딘나뿝바까는 죽은 아들을 화장했다.

그리고 그 이튿날부터 매일같이 화장터에 나와서 "아들아, 너는 지금 어디 있느냐?" 라고 소리치면서 울었다.

이때 천상에 태어난 맛타꾼달리는 자기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기가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이와 같은 부귀를 누리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는 그것이 부처님께 귀의한 공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또 인간계에 있을 때의 자기 아버지가 지금 화장터에 나와서 자기를 부르면서 울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생전에 약 한 첩을 제대로 지어 주시지 않던 아버지가 이제는 저렇게 손까지 휘저으면서 나를 그리워하면 울고 계시니,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서 아버지의 마음을 바꿔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장신구와 금은 보화로 치장한 천인의 화려한 옷을 입고서 지상으로 내려갔다. 맛타꾼달리는 전생의 아버지인 아딘나뿝바까가 울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숲 속에 들어가 짐짓 손을 휘저으면서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맛타꾼달리의 아버지는 화려한 옷을 입은 젊은이가 숲 속에서 우는 것을 보고는 다가와서 이렇게 물었다.


“빛나는 금 귀걸이에 온갖 장신구로 꾸민 젊은이여, 향기로운 꽃다발에 황금 신발을 신은 귀공자여, 무엇이 그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기에, 이 숲 속에서 손을 휘저으며 홀로 울고 있는가?”

맛타꾼달리가 대답했다. “저에게는 황금으로 된 빛나는 수레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수레에는 바퀴가 없답니다. 저는 제 수레에 걸 맞는 두 바퀴를 얻고자 하지만 도무지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슬픔에 빠져 있는데, 이제는 곧 죽을 것만 같습니다.”


아딘나뿝바까가 말했다. “젊은이여, 그대는 어딘지 모르게 내 아들을 생각나게 하는 구나. 그러나 내 아들은 이미 죽어서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 벼렸다. 그러니 나는 애 아들에게 해주는 셈치고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그대가 어떤 수레바퀴를 원하는지 말해다오. 금이든 은이든 그 어떤 보석이든 나는 아끼지 않으련다. 내가 그대의 수레에 알 맞는 바퀴를 마련해 주겠다.”


아버지로부터 이런 대답을 끌어낸 맛타꾼달리는 그렇다면 얼마나 큰 수레바퀴를 만들어 주실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아딘나뿝바까는 젊은이가 원하는 크기만큼의 수레바퀴를 만들어 주겠다고 대답했고, 이에 맛타꾼달리는 말했다.

“제가 원하는 바퀴는 해와 달입니다. 그것들을 제 수레에 끼울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맛타꾼달리는 게송을 읊었다. “해와 달은 잘 어울리는 한 형제 내 수레 또한 순금으로 된 것 내 수레에 해와 달을 바퀴로 단다면 수레는 찬란히 빛날텐데!”


이 소리를 들은 아딘나뿝바까는 벌컥 화를 냈다. "젊은이여, 너는 참으로 어리석구나! 너는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하는구나! 설사 네가 죽을 때까지 그것을 구하려 해도 너는 끝내 그것을 얻지 못할 게다." 그러자 젊은이로 변장한 아들이 되물었다.

"아저씨,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도대체 있는 것을 구하려고 우는 것과, 있지도 않은 것을 구하려고 우는 것 중에서 어느 편이 더 어리석겠습니까?"

맛타꾼달리는 게송을 읊었다. "해와 달은 가고 오는 것을 볼 수도 있고, 이편 저편에서 알아차릴 수 있거니와 당신이 그토록 찾아 마지않는 아들은 이미 죽어서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몸. 그런데 나는 해와 달을 가지려고 울고 당신은 죽은 아들을 찾으려고 웁니다. 자, 이 둘 중에서 어느 편이 더 어리석을까요?"

아딘나뿝바까는 젊은이의 말을 듣는 순간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는 외쳤다.

"젊은이여, 그대의 말에는 진리가 담겨 있구나! 아, 나는 참으로 어리석었다! 마치 어린이가 달을 따 달라고 마냥 우는 것처럼, 나는 이미 죽어버린 아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원한 것이다!"


이렇게 말한 순간 브라흐민 아딘나뿝바까는 아들의 죽음이 주던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는 고통에서 벗어난 큰 기쁨으로 젊은이에게 찬사를 보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슬픔의 불길 위에 있었네. 그 불길은 마치 기름을 끼얹는 듯 했었네. 그런데 그 불길 위에 물의 벼락을 내린 젊은이여, 이제 내 모든 슬픔은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렸구나! 내 심장에 박혀있던 슬픔이라는 화살을 뽑아 준 젊은이여, 나는 죽은 것과도 같았던 사람이거늘 그대는 아들로 인한 내 슬픔을 깨끗이 없애 주었구나! 이제 내게 있었던 비탄의 화살은 뽑혔다. 그리하여 나는 고요하고 행복하다. 그대의 말을 듣고 나서 이제 나는 더 이상 슬프지 않으며, 울지도 않는다." 이렇게 읊고 나서 그는 젊은이에게 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천인인가, 건달바(천신 중의 하나)인가, 혹은 삭까 천왕인가, 그대는 진정 누구인가, 그대는 어느 집 자제인가, 나는 그대를 누구라고 생각하면 좋은가?" 젊은이가 대답했다.

 "저는 지금까지 당신께서 슬퍼하면서 찾고 계시던 바로 그 사람, 저는 바로 당신의 아들입니다. 저는 아버지에 의해서 화장되어 이곳에 버려진 그 사람으로, 공덕을 지어서 천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아딘나뿝바까에게는 아들이 천상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선뜻 믿겨지지 않았다.

"오! 네가 맛타꾼달리란 말이냐? 그렇지만 아들아, 나는 네가 생전에 공덕을 짓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 집에서나, 혹은 밖에서나, 많고 적건 간에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본 적이 없고, 또 계를 받아 지니면서 오후에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보지 못했다.(8계 중에 오후불식이 있음) 그렇거늘 다른 어떠한 공덕이 있어서 네가 천상에 태어났단 말이냐?" 젊은이가 대답했다.

 "제가 병이 들어 고통이 심하고 마음은 좌절하여 집 앞 정자에 홀로 누워있을 때 부처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때 저는 욕망 없고 의심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뵈었습니다. 부처님의 위없이 높고 거룩하시며 지혜로우신 모습을 우러러보면서, 저는 두 손은 모아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진심 어린 공경을 표했습니다. 이 같은 선업의 공덕이 있어서 저는 천상에 태어났습니다."


젊은이가 이같이 말하는 동안 아딘나뿝바까는 몸과 마음 전체에 청신한 즐거움이 가득 차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 기쁨을 다음과 같이 토로하였다.

"거룩하구나!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로구나! 부처님께 존경의 마음으로 예경함에는 마땅히 그만한 복이 있어야 하고 말고! 아들아, 나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참된 신심을 내어 부처님을 찾아 뵙고 그분께 귀의하겠다."

젊은이가 기뻐하며 화답했다. "곧 그렇게 하십시오. 부처님과 법과 상가에 진심으로 귀의하십시오. 그리고 다섯 가지 계를 받아 잘 지니시고, 그 계를 손상하거나 깨뜨리지 말고 지키십시오. 이 시간 이후로는 생명이 있는 것을 절대로 해치지 말고, 남이 주지 않는 것을 절대 갖지 않으며, 한 아내에 만족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정신을 취하게 하는 것을 먹거나 마시지 마십시오." 아버지가 말했다.


 "잘 알았소, 천인이여! 당신은 내가 행복해지기를 원하는구려! 당신은 내가 평안하기를 원하는구려! 나는 당신의 충고를 따르리라. 당신은 나의 스승이기 때문이오. 이제 나는 위없는 스승이신 부처님께 귀의하고, 비교될 수 없는 법에 귀의하고, 인간 중의 으뜸인 상가에 귀의하리다.(불법승 삼보에 귀의 함)"

그러자 천인 맛타꾼달리가 권했다. "아버지께서는 창고 안에 많은 재물을 갖고 계십니다. 곧 부처님을 찾아 뵙고 공양을 올리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부처님으로부터 설법을 들으시고, 또 많은 질문을 하도록 하십시오."

이같이 말한 다음에 그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브라흐민 아딘나뿝바까는 곧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제 아주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자기 아내에게 자기가 겪은 것을 이야기하고 나서 말했다.

 "여보, 나는 부처님의 제자 비구들을 집에 모시고 싶소. 그분들에게 좋은 공양을 올리고 훌륭한 설법을 들을 것이오. 그리고 진리에 대하여 많은 질문도 드리고 싶소. 그러니 어서 준비해 주시오."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지체하지 않고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달려갔다. 수도원에 도착하자 그는 부처님께 예를 올릴 겨를도 없이 급한 마음으로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어, 오늘은 제자 비구들은 거느리시고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께서 침묵으로서 그의 청을 허락하시었다.(부처님은 대체로 침묵으로 승낙을 하심)


그는 부처님의 허락을 받자마자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음식을 준비했다. 이윽고 부처님께서 많은 제자 비구들과 함께 아딘나뿝바까의 집에 도착하셨다. 아딘나뿝바까는 이때에야 비로소 예를 갖추어 정중하게 부처님께 인사를 올렸고, 거기에 모인 많은 대중도 부처님께 인사를 올렸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재가 신자가 부처님을 집에 초청할 때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한 부류는 부처님에 대하여 의심과 시기심을 가진 사람들로서 그들은 마음속으로

"오늘 사마나 고따마가 우리들의 질문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자."라고 생각하며 찾아온다. 그리고 한 부류의 사람들은 부처님을 공경하는 사람들로서 마음속으로 "나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듣고, 그 거룩한 모습을 우러러 뵈어야겠다, 오늘은 부처님의 탁월한 능력을 직접 볼 수가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찾아온다. 이날도 역시 위의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아딘나뿝바까의 집에 오신 부처님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공양이 끝났다. 부처님께서는 발우를 씻으신 다음 따로 마련된 자리에 앉으시었다. 이때를 기해서 아딘나뿝바까는 부처님께 나아가 다시 공손히 인사를 올리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이여, 부처님이나 비구들에게 직접 공양을 올리지 않았고, 존경의 예도 표한 일이 없으며, 법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고, 계를 지킨 바도 없는데, 다만 부처님을 믿고 귀의했다는 그것만으로도 죽은 후에 천상에 태어날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브라흐민이여, 어찌하여 그런 질문을 하느냐? 그대의 아들이었던 맛타꾼달리가 그대에게 이미 말해 주지 않았더냐?" 아딘나뿝바까는 부처님께서 그 일을 알고 계신 데 놀랐으나, 다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그것은 언제 적 일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부처님의 잔잔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브라흐민이여, 그대는 아직도 믿지 못하는가? 그대의 아들 맛타꾼달리는 다만 여래를 지극히 믿었던 공덕만으로 천상에 태어났거니와, 그런 예는 수백, 수천도 넘어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부처님과 아딘나뿝바까 사이에 이런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대화가 뜻하는 바를 잘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혹 이해했더라도 잘 믿으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천상에 있는 맛타꾼달리를 지상으로 불러 내리셨다. 그러자 천인 맛타꾼달리는 장엄하고 화려한 차림으로 천상에서 내려와 부처님 앞에 나아가 공손하게 예를 올린 다음 한쪽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천인이여, 너의 아름다움은 지극히 뛰어나 사방을 비추는 샛별처럼 영롱하구나. 여래는 너에게 묻노라. 너의 천인으로서의 힘과 영광은 어디에서 온 것이냐? 인간으로 있던 때 무슨 선업의 공덕을 지었기에 이런 영광을 성취한 것이냐?" 천인 맛타꾼달리가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부처님을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존경하여 평온한 마음으로 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선업의 공덕으로 오늘의 이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진정 그러한가?" "진정 그렇습니다."

이 같은 부처님과 맛타꾼달리의 대화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탄복해 마지않았다. 그들은 서로 수근거렸다.

"이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처님의 힘과 덕은 실로 위대하시다. 브라흐민 아딘나뿝바까의 아들은 별다른 공덕행을 한 일도 없는데, 단지 부처님께 귀의한 것만으로 천상에 태어나는 복을 누리게 되었으니."

대중들은 부처님의 측량하기 어려운 불가사의 한 힘에 커다란 환희심을 내어 감동에 잠겨 있었다. 이윽고 부처님의 거룩하신 음성이 그들의 귓전에 종소리처럼 울려왔다.

"그대들이여, 사람의 마음은 모든 행동의 근본이 되느니라. 착한 행동이거나 또는 악한 행동이거나 간에 그 행동에는 언제나 마음이 앞서가는 법이니라.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일으켜 행동한 결과는 그 행동한 사람에게서 떠나지 않는 것과도 같으니라."

진리의 왕이신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심으로써 끊어진 것을 잇고, 이은 것을 옥쇄로 결인하여 봉인하듯이 모든 법문을 다 마치신 다음, 마지막으로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정신(마음)이 사실(법)들의 선구이고 정신이 그것들의 최상자이고 그것들은 정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만약에 사람이 깨끗한 정신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르리. 그림자가 자신을 떠나지 않듯."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맛타꾼달리와 그의 전생의 아버지 아딘나뿝바까는 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