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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 6] 꼬삼비 비구들 이야기

moksha 2017. 7. 12. 17:37

[게송 6] 꼬삼비 비구들 이야기

 

꼬삼비 지방의 고시따 수도원에는 각기 오백 명의 제자들을 거느린 학식과 덕망이 높은 두 비구가 있었다. 이 두 스승 비구 중 한 비구는 계를 가르치는 율사였고, 다른 한 비구는 경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어느 날 강사 비구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다가 사소한 계율을 범했다. 계율에 따르면 화장실을 사용하고 난 다음 준비된 물통의 물을 쏟아 깨끗하게 청소한 후 물통을 거꾸로 해놓고 나와야 하는데 이 비구는 급히 나오다가 그만 정갈하게 처리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율사 비구가 그 뒤에 바로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율사비구는 강사비구에게 물었다.

 

“비구께서는 물통에 물을 남겨 놓으셨던가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계율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저는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계율에 벗어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참회를 하겠습니다.”

그러자 율사 비구는 말했다.

“이 일은 분명히 계에 어긋납니다만,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꼭 허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율사비구는 강사 비구에게 계율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이 일은 없었던 일로 처리되었다. 그런데 자기의 제자들에게 돌아간 율사 비구는 이렇게 말했다.

 

“저 강사 비구는 계율을 범했다. 그러고도 자기의 허물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율사 비구의 제자들은 강사비구의 제자들을 만나 그들의 스승에 대해 힐책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강사 비구의 제자들을 통하여 강사 비구에게도 전해졌다. 이에 강사 비구는 율사 비구를 찾아갔다.

 

“전에는 그 일은 고의적인 행위가 아니므로 허물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그것을 허물이였다고 하시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이렇게 시작된 다툼은 서로가 서로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게 까지 되었고 그러자 두 비구의 제자들 사이에 까지 그 다툼이 확대되어 집단적인 사태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그런 끝에 마침내 율사 비구는 강사 비구의 행동이 허물이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해 버렸다. 또한 그 허물에 배한 벌로써 모든 비구들은 강사 비구에게 일체의 대화를 걸거나 대답을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두 비구와 제자들 사이의 이런 집단적 불화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는 두 비구를 따르는 재가 신자들에게 까지 번져 가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신자들과 가까운 일반인들까지도 두 파로 갈라져 서로 불화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 이와 같이 확대된 정황을 보고 드렸다. 부처님께서 는 두 차례나 사람을 보내어 서로 화합하라고 꼬삼비 비구들을 타이르시었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받으신 회답은 화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직접 꼬삼비로 가시었다. 부처님께서는 양쪽의 비구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그들이 화합하지 아니하는 허물을 지적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 상가의 사대부중이 모여서 서로간의 잘잘못 을 참회하고 용서하는 거룩한 우뽀삿타(포살재일)를 직접 행하시면서, 또다시 서로 간에 화목할 것을 권하시었다. 그런데도 비구들의 마음은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각기 나뉘어져서 식당과 강당에서 자기들이 옳았다고 주장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이 사실을 아시고 비구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반목은 이것으로 충분하구나. 이제 다툼을 그만두어라.”

“비구들이여, 다툼, 논쟁, 불화, 의견 충돌 따위는 거룩한 수행자들의 모임인 상가에 있어서 아무런 유익함이 없느니라. 화합과 단합의 힘은 참으로 엄청난 것이니, 화합을 하게 되면 작은 메추라기들도 힘센 코끼리들을 물리치느니라.(자따까에 이 이야기가 나옴) 비구들이여, 그러니 더 이상 다투지 말고 힘써 화합하라. 반목이 계속될 때 그 피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다투고 있는 본인에게 돌아갈 뿐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간곡하게 타일렀지만 그래도 그들은 끝내 화합하지 못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었다.

 

“비구들이여, 한때 브라흐마닷따라는 왕이 까시 국의 왕으로서 베나레스를 다스리고 있었다. 브라흐마닷따 왕은 꼬살라의 디가띠왕국을 공격하여 점령했고, 디가띠 왕은 간신히 목숨만은 부지하여 도망치기는 하였으나 비참하게 살다가 최후를 맞게 되었느니라. 이때 디가띠왕은 죽음을 맞아하면서 아들인 디가우 왕자에게 유언하기를‘너는 절대로 브라흐마닷따 왕에게 원한을 품지 말아라. 복수하려 하지 말아라. 만일 이런 내 뜻을 저버린 다면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느니라.

그리하여 다가우 왕자는 뒷날 브라흐맛따 왕의 측근이 되어 쉽게 보복을 할 수가 있었는데도 복수심을 참아냈느니라. 그것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었고, 그는 도리어 왕의 생명을 보호해 주었는데, 그런 선행이 계기가 되어서 디가우 왕자는 잃었던 나라도 평화로이 되찾게 되었고 두 나라 사이에는 그 이후로는 다툼과 반목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간의 주권을 잘 지켜 나갈 수 있었느니라.

비구들이여, 활과 창을 가지고 힘을 행사하는 왕들도 이 같은 인욕과 용서로써 어려움을 견뎌내고 좋은 결과를 얻었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출가 수행자로서 더 인욕하고 용서해야 마땅한 일이 아니겠느냐? 너희 비구들은 세상사를 버리고 계율과 담마를 의지하여 스스로 지혜롭게 되고, 지혜로운 주의를 기울이고, 인욕과 용서를 닦아서 그 덕으로 세상을 빛나게 하여야 마땅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토록 간절하게 말씀하셨지만 그들의 반목이 풀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제 저들은 여래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여래는 차라리 저들을 떠나 숲 속에 들어가 홀로 지내는 것이 나으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부처님께서는 어느 날 꼬삼비에서 탁발을 마치시고 나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시고 직접 상카티 까사와 발우를 드신 채 홀로 발라까 마을의 소금 굽는 곳에 도착하시었다. 거기에서 바구(Bhagu)라는 이름을 가진 비구를 만나시어 고요한 숲속에 홀로 들어가 아나빠나사띠(호흡새김) 수행을 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후 계속 여행을 하시어 동부 대나무 숲에 이르셨다.

부처님께서는 거기에서 다시 세 젊은이를 만나시어, 여럿이 모여 살아갈 때 화목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설법을 하신 다음 빠릴레이야까라는 곳에 도착하시었다. 그곳은 아름다운 살라(근심 없는)나무가 많은, 매우 아늑한 숲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곳에서 숲 속에 사는 한 코끼리의 시중을 받게 되셨고 그렇게 고요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게 되었다.

한편 꼬삼비에 사는 재가 신자들은 부처님을 뵈려고 수도원에 갔다가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것을 알고 수소문 한 끝에 부처님꼐서 빠릴레이야까 숲 속에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비구들에 부처님께서는 왜 그곳에 홀로 머무시는 거냐고 묻자 비구들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우리들을 화합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지만 우리가 끝내 화합하지 못했기 때문이오.”

 

그러자 신자들은 그간의 정황을 모두 물은 다음, 다음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여기 있는 비구들은 부처님에 의해서 출가한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부처님으로 부터 직접 간곡히 타이르는 말씀을 들었다. 그러나 그러고서도 그 말씀을 따르지 않고 다툼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그런 허물 때문에 그 화는 우리에게까지 미쳐 우리마저 부처님을 뵈올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것은 비구들의 잘못이다. 우리는 이런 비구들에게 음식을 올릴 필요가 없고, 자리를 마련해 줄 필요도, 존경심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날부터 꼬삼비의 신자들은 이 같은 결정을 실행했다.

 

비구들은 탁발을 나갔다가 거의 음식을 받지 못하고 되돌아오게 되었다. 그런 상황은 갈수록 심해져서 마침내는 음식을 전혀 받아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신자들의 비협조 때문에 비구들은 거의 기아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 힘겨운 상황이 계속되자, 두 비구 집단 간에 서로간 화해의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침내 서로 용서를 구하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런 비구들에 대해 신자들은 부처님께 가서 용서를 받아와야만 자기들은 비구들을 공양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비구들은 부처님을 찾아가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우기가 한창이어서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있었고, 그 때문에 그들은 부처님께 갈 수가 없었다.

 

그러면 그동안 부처님께서는 숲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셨는가. 부처님께서는 그 숲 속에서 코끼리 한 마리를 만나시게 되었다. 그 코끼리는 어느 날 코끼리 무리를 벗어나 홀로 숲 속을 방황하다가 아름다운 살라나무가 있는 잘 보호된 이 숲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때 마침 부처님께서는 거기에서 가까운 곳에 계시었는데, 이 점잖은 코끼리는 부처님께 다가갔다.

 

코끼리는 부처님께 다가갔고 그 곁에서 발로 나무 밑을 고르게 펴는 한편 코로 나무등걸 주위를 정리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를 모아 자리를 잘 쓸어 깨끗이 하여 부처님으로 하여금 앉으실 수 있게 준비해 드렸다.

이 영특한 꼬끼리의 시봉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코끼리는 물병을 코로 말아서 들고 가 맑은 음료수를 퍼 왔고, 또 더운 물까지 만들었다.

 

코끼리가 어떻게 더운 물을 만들었을까? 코끼리는 나무와 나무를 발로 마찰 시켜 불을 붙였고, 그렇게 해서 불이 일어나면 돌을 놓아 불로 돌을 달군 후 그 돌을 웅덩이에 빠뜨렸다. 그렇게 하자 물이 데워진 것이다. 그리곤 부처님께 가서 물이 데워졌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코끼리를 칭찬하시고 나서 그 웅덩이 물로 목욕을 하시었다.

그러면 그동안 꼬끼리는 코로 야생의 과일을 따서 여러 가지 과일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부처님에 대한 빠릴레이야까 코끼리의 시봉은 사람의 그것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마을로 탁발을 가실 때가 되면 코끼리는 가사와 발우를 머리 위에 얹은 채 부처님을 뒤를 따랐다.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마을 가까운 곳에 이르시면 부처님께서는 빠릴레이야까 코끼리에게 말씀하셨다.

 

“빠릴레이야까야, 너는 더 이상 나와 함께 마을로 들어 갈 수가 없느니라. 자, 이제 가사와 발우를 다오.”

그러면 코끼리는 앞다리를 꿇어 자세를 낮추어 가사와 발우를 부처님께 드렸다. 그러고는 부처님께서 탁발을 마치고 돌아오실 때까지 거기서 기다리는 것이다.

 

이윽고 부처님께서 탁발을 마치고 마을을 벗어나시면 코끼리는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머리위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부처님과 숲 속에 돌아갔고 밤이 되면 사나운 동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주위를 돌면서 밤을 샜다.

그러다 해가 떠오르면 다시금 부처님께서 사용하실 물을 물통에 퍼 오는 것이었다.

 

그때 이렇게 부처님을 잘 시봉하며 크고 작은 일을 해내는 기특한 코끼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원숭이 한 마리가 있었다. 원숭이는 자기도 부처님을 위해 무슨 일인가를 하고 싶어졌다. 그리곤 이곳저곳 뛰어 다니다가 원숭이는 벌집하나를 찾았다. 원숭이는 나뭇가지로 벌집 안에 있는 꿀을 꺼내어 나뭇잎에 담아 부처님께 가지고 갔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잡숫지 않으시었다.

원숭이는 갸우뚱 하며 그 꿀을 살펴보았는데 그 속에 아기 벌 몇 마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원숭이는 그 부분을 훑어 내고 나머지를 부처님께 내 밀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꿀을 잡수셨다.

 

부처님께서 자신이 드린 꿀을 잡수시는 걸 본 원숭이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마구 소리치면서 나뭇가지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밟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아래로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만 거기에 솟아 있던 뾰족한 나무등걸에 깊이 찔려버려 원숭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렇지만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으로 공양을 올린 선업의 결과로 곧 욕계천상 세계에 태어나 거대한 황금누각에 살면서 복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 부처님께서 빠릴레이야까 코끼리의 시봉을 받으시며 우안거를 보내고 계신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사왓티의 재가 신자들, 특히 승단의 큰 조력자인 아나타삔디까와 위사카 등은 부처님의 시봉자인 아난다 테라에게 편지를 보내어 여러 가지 요청을 했다. 그 내용은 주로 너무나 오랫동안 부처님을 뵙지 못하여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난다 테라는 마침내 오백명의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셔 오기 위해 빠릴레이야까 숲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빠릴레이야까 숲에 도착하게 되자 아난다 테라는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께서는 홀로 고요히 이곳 숲속에 계신지가 석 달이 지났다. 그런데 지금 갑작이 오백 명이나 되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부처님 앞에 나타나면 번거로우 실지도 모른다. 우선 혼자 부처님께 찾아가 부처님의 뜻이 어떠하신지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아난다 테라는 나머지 비구들을 그 자리에 기다리게 하고 혼자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이때 코끼리가 아난다 장로를 보고 경계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코끼리야 그 비구를 경계하지 말아라. 그는 여래의 시자인 아난다이니라.”

 

그러자 코끼리는 곧 아난다 테라의 가사와 발우를 받아 들려고 했다. 아난다 장로는 그 친절을 거절하는 한편 계율에 정해진 데로 자신의 소지품을 부처님이 사용하시는 반석 위에 놓지 않고 흙바닥에 놓았으며, 공손한 태도로 부처님께 인사와 존경의 예를 표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장로에게 물으셨다.

 

“혼자 왔느냐? 아니면 다른 동행자가 있느냐?”

“오백명의 비구들과 함께 왔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그들은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을 이리로 데려오라.”

아난다 장로는 오백명의 비구들과 함께 다시 부처님 앞에 나타났다.

오백명의 비구들이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며 사뢰기를 "부처님께서는 존귀한 신분이셨기 때문에 몸이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분이십니다. 이 숲속에서 홀로 계신것이 무려 석 달이 지났는데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셨습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잔잔한 미소를 띠시면서

“비구들이여, 그렇지 않다. 여래는 아무런 불편도 없었느니라. 이 빠릴레이야까 코끼리가 모든 일을 잘 도와주었기 때문이니라. 여래가 이 코끼리와 같은 동반자를 만난것은 실로 다행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비구들이여 여래가 만일 빠릴레이야까 코끼리와 같은 훌륭한 동반자를 만나지 못하였을 때는 어떻게 해야 했겠느냐. 비구들이여 그럴 때는 차라리 화합하지 못하는 동반자들을 떠나 홀로 고요히 지내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만일 진실하고 지혜로우며

덕 높은 벗을 만나거든

그와 함께 화목하게 살며 올바른 선정을 잘 수행하여

삶의 모든 위험으로 부터 벗어나라.

 

그러나 만일 진실하고 지혜로우며

덕 높은 벗을 만나지 못하거든

마치 왕이 한 번 점령한 땅을 미련없이 포기하듯

홀로 자유로이 살아가라

마땅가 코끼리가 홀로 숲 속을 거닐듯이

그럴 때는 차라리 홀로 살아가라

어리석은 자와는 벗이 될 수 없느니라.

다만 홀로 살아갈지니,

악행을 범함이 없이 자유로이 숲 속을 거니는

저 마땅가 코끼리처럼”

 

이때 아난다 테라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사왓티의 많은 재가 신자들은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돌아오시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도 다시 비구들에게 돌아가시기를 응락하시고 길 떠날 차비를 준비를 하도록 이르셨다.

 

이때 코끼리는 비구들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비구들이 의야해 하자 부처님께서는 그것은 코끼리가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일러주셨고 코끼리는 곧 숲 속으로 들어가 바나나를 비롯한 많은 과일을 등에 싣고 돌아왔다.

그리하여 비구들은 코끼리의 공양을 받은 후 여행을 떠났다.

 

코끼리는 숲이 끝나는 곳까지 따라왔고 그곳에서 부처님께서는 코끼리에게 말씀하셨다.

“빠릴레이야까야, 여래는 이제 이곳을 떠나게 되었느니라. 이제 여래는 다시 이곳으로 오지 않을 것이니라. 빠릴레이야까야, 너는 그 동안 여래를 잘 시봉하였으나, 지금의 너의 몸으로서는 선정 삼매에 들 수가 없고,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아는 올바른 인식을 할 수도 없고, 도와 과를 성취 할 수도 없느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 코끼리는 자기의 큰 코를 입 안에 넣었다가 빼면서 눈물을 흘렸다.

코끼리가 비구일행을 따라 마을이 시작되는 곳 까지 따라 오자 거기서 부처님께서는 코끼리에게 이르셨다.

“빠릴레이야까야, 마을 사람들은 너를 해칠 수도 있느니라. 여기서 멈추도록 하여라.”

그러자 코끼리는 거기에 멈춰 서서 울고 있었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마침내 부처님과 비구 일행이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져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너무나 가슴이 아픈 나머지 그 자리에 쓰러지더니 곧 죽고 말았다.

그러나 코끼리는 부처님에 대한 정성스런 봉사, 존경, 애정, 신심이 공덕이 되어 그 즉시 33천상 세계에 빠릴레야까라는 이름을 가진 왕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비구 일행은 긴 여행 끝에 마침내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에 도착하시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꼬심비 비구들은 어서 부처님께 용서를 구하고 참회하기 위해서 사왓티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는 부처님께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꼬살라 국의 왕으로서 또한 사왓티 성의 성주로서, 화합할 줄 모르는 저 비구들을 이곳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자 승단의 유력한 후원자였던 아나타삔디까의 생각도 그에 관한 한 마찬가지 이었다. 그도 부처님께 사뢰기를

“부처님 저 역시 제따와나 수도원의 창립자로서 이 수도원에 계율을 지키지 않는 그런 비구들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달래시었다.

“대왕이여, 그리고 아나타삔디까여, 그들 비구들은 결코 나쁜 사람들이 아니오. 다만 그들은 잠시 서로간의 의견차이가 있었을 뿐이며, 여래의 말을 경청하지 않았던 것뿐이오. 그러나 이제 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알아서 스스로 용서를 구하고 참회하러 온다 하니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소.”

두 사람은 부처님의 간곡하신 말씀에 거역하지 않고 침묵으로써 부처님의 결정을 받아 들였다. 꼬삼비 비구들이 부처님이 계신 제따와나 수도원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다른 비구들과 분리하여 따로 기거하게 하시었다. 그리고 다른 비구들은 그들과 함께 있지 말라고 분분하셨다.

 

부처님을 뵙기 위해 수도원에 온 신자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그렇게 다투기만 하던 꼬삼비 비구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따로 거처하는 꼬삼비 비구들을 가리키시었다. 그러면 방문객들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럴 때마다 꼬삼비 비구들은 뿌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을 때 그들은 마침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부처님 앞에 엎드려 울며 용서를 빌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참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느니라. 너희들은 거룩한 삼마삼붇다의 제자로서 스승의 여러 가지 충고와 노력을 모두 거절하고 끝끝내 화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이여, 비록 사형 선고를 받을 지경에 이를 정도로 행실이 착하지 못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는 부모의 말을 거역하지 않는 법이니라. 하물며 너희는 담마의 부모인 여래의 충고를 거절하고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집하여 불화를 일으킴으로써 수행을 저버리고 스스로 불선법을 지었으니 이것을 어찌 작은 허물이라 하겠느냐?

비구들이여, 옛날에 부모의 말씀을 귀히 받아들여 잘 지킨 결과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왕자가 있었느니라. 너희는 마땅히 그 왕자의 태도를 본 받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꼬삼비 국왕의 전생담인 디가우 왕자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해 주시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우리가 여기서 자제해야 한다.’라고

다른 사람들은 자각하지 못하니

이러한 것을 자각하면

그 때문에 다툼이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