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 5] 깔라 여자귀신 이야기

moksha 2017. 7. 12. 17:00

[게송 5] 깔라 여자귀신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 수도원에 계실 때, 한 여인이 갓난아이를 안고 와서,‘부처님! 이 아이를 좀 살려주십시오.’라고 애원했다.

 

부처님께서,‘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그러느냐?’고 물으시었다.

"부처님! 제 첫째 아이도 누가 죽였고, 둘째 아이도 누가 죽였는데 이 아이도 누가 죽이려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이 아이를 부처님께 데리고 왔사오니 부처님, 이 아이를 제발 살려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조용히 앉아 계시더니 아난존자를 불러‘아난아, 문 밖에 한 여인이 있을 것이니 그 여인을 이리 데려오너라.’라고 지시하셨다. 이 여자는 애기 엄마와 가장 친한 친구인데 애기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어디로 나가는 것을 보고 뒤쫓아 왔으나 수도원 신장님들이 지키고 있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여자는 아난존자의 안내로 부처님 앞에 왔다. 부처님께서 이 여자에게 애기엄마 옆에 앉으라고 손짓하여 친구 옆에 앉게 하셨다. 애기 엄마는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가 여기까지 온 사실에 너무나 놀랐다.

부처님께서 애기 엄마에게 물으시었다.

“이 여인을 아느냐?”

“네, 저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부처님께서 뒤에 들어온 여인에게 물으시었다.

“이 애기 엄마를 아느냐?”

“네, 잘 아는 사이입니다.”

‘여기까지 무엇 하러 왔느냐?’ 그는 아무 대답을 못하고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너희 두 사람의 관계를 내가 설명하여 주마.’라고 하시고 말씀을 계속하셨다.

 

오랜 세월 전, 전생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 애기 엄마가 좋은 가정에 태어나 성숙하여 훌륭한 남자와 결혼해서 재미있게 살았으나 애기가 없었다. 나이가 중년이 되도록 아기가 없자 남편 가족들이 후손이 없는 것을 염려하는 것을 듣고 자기가 색시를 정하여 남편과 같이 한 집에서 셋이 살기로 했다.

 

한 남자에 두 여자가 같이 지냈지만 이들은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첫째 부인이 둘째 부인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둘째 부인은 임신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첫째 부인은 아기를 얻게 되면 남편의 사랑이 둘째 부인에게 쏠리고 자기는 하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과 두려움으로 많은 고민 끝에 아무도 모르게 여러 가지 수법을 써서 둘째 부인이 낙태하게 만들었다.

둘째 부인이 두 번째 임신했을 때도 같은 수법으로 낙태하게 만들었다. 세 번째 임신했을 때도 같은 수법을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둘째 부인은 첫째 부인이 자기에게 몰래 독약을 먹인 사실을 알았지만 그 때는 이미 늦어 아기를 분만하다가 아기와 둘째 부인이 죽게 되었다.

 

그 부인이 죽을 때 아기를 세 번 씩이나 잃고 자기까지 죽게 된 것은 모두 첫째 부인의 짓이라고 원한을 품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원수를 갚고 말겠다고 작심을 하고 죽었다.

둘째 부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둘째 부인의 사인(死因)을 알게 된 남편이 첫째 부인을 때린 것이 잘못되어 첫째 부인도 죽었다.

 

둘째 부인은 죽어서 고양이로 태어나고 첫째 부인은 죽어서 고양이가 사는 집에 암탉으로 태어났다. 고양이와 암 탉이 어릴 때는 사이가 좋았으나 암탉이 알을 낳기 시작하자 고양이가 알을 가져가 먹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안 암탉이 고양이에게 항의하니 고양이는 암탉마저 잡아먹었다.

그 암탉은 죽으면서 자기의 알을 모조리 훔쳐 먹고 마침내 자기 목숨까지 앗아간 고양이에게 이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는 원한을 품고 죽었다.

 

그 다음 생에 고양이는 암 사슴으로 태어나고 암탉은 암 사슴이 사는 산에 표범으로 태어나 같은 산에서 살게 되었다. 사슴과 표범이 어릴 때는 사이가 좋았지만 사슴이 새끼를 낳게 되니 표범이 사슴 새끼를 잡아먹었다. 세 번째 새끼를 표범이 잡아 먹으려하자 사슴이 새끼를 놓치지 않으려고 표범에게 죽기를 각오하고 대항하였으나 표범이 암 사슴마저 잡아먹고 말았다. 암 사슴은 반드시 원수를 갚겠다는 원한을 품고 죽었다.

 

다음 생에 표범은 양가집 딸로 태어나 성장하여 결혼해서 첫아기를 가졌다. 암 사슴은 ‘깔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귀신으로 태어나 양가집 딸이 처녀시절부터 가까이 지나며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양가집 딸이 결혼을 하게 되니 더욱 자주 만나며 아주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결혼한 양가집 딸이 아기를 낳으니 건강하고 튼튼한 아기였다. 그러나 깔라가 아무도 볼 수 없는 귀신으로 화하여 아기를 질식시켜 죽여 버렸다. 건강하고 튼튼한 아기를 갑자기 잃은 양가집 딸은 깊은 슬픔에 잠겼으나 곧 둘째 아기를 갖게 되었다. 둘째 아기도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였다.

그는 애기를 위해 극도로 조심하였지만 깔라 귀신을 당하지는 못해 둘째 아이도 알지 못하는 병으로 죽었다. 셋째 아이를 갖게 된 양가집 딸은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를 귀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늘 부처님께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 귀신이 바로 여기 앉아 있는 깔라 여인이다. 라고 하셨다. 깔라 여자 귀신은 몸 둘 곳을 몰라 부처님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머리를 떨어뜨리고 앉아 있었다.

 

부처님께서 잠시 침묵하시고 난 후 말씀하시기를,

‘깔라는 깊이 참회를 하는구나. 두 사람은 전생에서부터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며 오늘에 이르렀으니, 다시 원한을 갚겠다고 하면 내생에 또 다른 원한이 생기는 법이다. 이제 서로 용서하도록 하여라. 깔라는 내생에 사람으로 태어나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도록 하여라.' 라고 하시고, 양가집 딸에게는 이제 안심하고 이 아들을 잘 기르도록 하라고 위로하시고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결코 이 세상에서

원한으로 원한은 풀리지 않는다.

원한의 여읨으로 그치나니

이것은 오래된 진리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들에게 원한으로써 원한을 풀려고 하는 것은 원한을 증폭할 뿐인 법임을 이제 알았으니 자비심으로 서로 용서하라. 용서하는 사람에게는 증오하는 마음이 없는 것. 용서하는 것만이 서로를 편안하게 하는 영원한 진리라고 타이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