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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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119]~[Dhp120] 아나타삔디까 이야기

moksha 2021. 11. 10. 22:06

[Dhp119]~[Dhp120] 아나타삔디까 이야기

 

아나타삔디까(Anāthapinḍika)는 황금 오천오백만 냥을 들여서 유명한 제따와나 수도원(기원정사)을 지어 부처님께 헌납한 사왓티의 부호였다. 그는 널리 베푸는 것을 좋아했고, 부처님께 아주 헌신적이었으며, 담마를 열심히 수행하는 훌륭한 제자이기도 했다. 그는 매일 세 차례씩 제따와나 수도원을 찾아와 부처님께 공경 예배를 올리곤 했다. 그는 아침에는 잘 쑨 쌀죽을 가지고 와 부처님께 올렸고, 점심때는 그날에 알맞은 음식을 준비하여 부처님께 공양했으며, 저녁때는 꽃이나 향, 향수 등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올리고 설법을 들었다.

 

그는 단 한번이라도 빈손으로 수도원에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는 이같이 오랜 세월을 두고 보시를 했기 때문에 마침내 가난해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는 수행의 경지가 소따빳띠 팔라에 이른 사람이었으므로 부처님과 담마에 대한 신심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가난해진 다음에도 여전히 매일 부처님을 찾아뵙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지고 갈 물건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다 못해 자기 논에서 흙을 파가지고 가서 수도원의 꽃나무 주변에 쏟아 놓고 오는 등 보시에 아주 철저했다.

 

어느 때 그의 사정을 아주 딱하게 여긴 그의 집 문을 지키는 여신(神)이 아나타삔디까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저는 당신의 집 문을 지키는 신입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당신의 재산을 모두 사마나(수행자) 고따마에게 바쳤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았으며, 이제 아주 가난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고따마 수행자에게 보시하지 마시고, 당신의 장래를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다시 부자가 되십시오.”

 

이런 말을 들은 아나타삔디까는 버릇없는 소리를 함부로 한다고 크게 꾸짖고 그를 아예 내쫓아 버렸다. 아나타삔디까는 이미 소따빳띠의 경지에 이른 성자였고, 또 그 가족들도 성자였다. 그래서 여신으로서는 그들의 성스러운 힘에 대항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여신은 결국 그가 살던 곳에서 떠나 갈 수밖에는 없는 형편이 되었다. 아나타삔디까의 집에서 쫓겨난 여신은 막상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삭까 천왕에게 가서 자기 사정을 하소연했다. 그러자 삭까 천왕이 말했다.

 

“너는 먼저 아나타삔디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도록 하여라. 그런 다음 용서를 빌면 될 것이다.”그러나 여신은 삭까 천왕에게 “내가 무슨 방법으로 주인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문하자 삭까 천왕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나타삔디까는 어느 때 1천8백만 냥의 황금을 어느 장사꾼에게 빌려준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장사꾼은 아직 그것을 아나타삔디까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 그것을 네가 받아다가 돌려주어라. 그리고 아나타삔디까의 조상이 또 다른 1천8백만 냥을 땅에 묻어 둔 일이 있었는데, 그 황금은 홍수에 떠내려가서 지금은 어느 브라흐만에게 가 있으며 또한 주인이 없는 재산으로 황금 1천8백만냥이 바다 속에 있으니 네가 네 신통력으로 그것들을 모두 찾아서 아나타삔디까의 창고에 가득 채워 놓도록 해라. 네가 그같이 해놓고 용서를 빌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어 마침내 여신은 이 일을 다 처리했고, 아나타삔디까는 다시 억만장자가 되었다. 문지기인 여신은 자기 주인에게 삭까 천왕의 충고를 받고 자기가 이같이 재산을 찾아드린 것이라고 사실을 고했다. 그러자 아나타삔디까는 놀라, 그 여신을 데리고 부처님께 가서 인사를 올렸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악한 사람도 그 악의 과보인 고통을 오래 겪지 않는 경우가 있느니라. 그리고 착한 사람도 그 선의 과보인 행복을 오래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느니라. 그렇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과보는 어김없이 나타나고 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Dhp119]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자도 행운을 누린다.

악의 열매가 익으면,

그 때 악인은 죄악을 받는다.”

 

[Dhp120]

“선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선한 자도 고통을 겪는다.

선의 열매가 익으면,

그 때 선인은 공덕을 누린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아나타삔디까의 집 대문을 지키던 여신은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