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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110] 500명의 산적을 교화한 상낏짜 사마네라 이야기

moksha 2021. 10. 28. 22:10

[Dhp110] 500명의 산적을 교화한 상낏짜 사마네라 이야기

 

어느 때 30명의 빅쿠들이 부처님으로부터 수행에 관한 법문을 듣고 수행 주제를 받아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으로부터 약 120요자나 떨어진 곳에 있는 아주 큰 마을로 정진하기 위해 떠났다. 이때 그곳에는 약 500명쯤 되는 도적들이 깊은 숲 속에 초막을 치고 그곳을 본거지로 삼아 갖은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 도둑들은 신들에게 제사를 지낸다면서 사람의 고기와 피를 함부로 희생시키고 있었는데, 어느 때 도적들이 마을의 수도원으로 내려와서 빅쿠 한 사람을 자기들의 보호신에게 올릴 제사 희생용으로 바치라고 강요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자 나이가 많은 빅쿠로부터 젊은 빅쿠에 이르기까지 많은 빅쿠들이 서로 자원하여 자기가 가겠다고 나섰다. 이때 빅쿠들 속에는 싸리뿟따(Sāriputta) 테라의 추천으로 이곳에 온 상낏짜(Saṅkicca)라는 나이 어린 사마네라가 있었다. 이 사마네라는 겨우 7살이었지만 수행 경지에 있어서는 이미 아라한이었다. 상낏짜는 여러 빅쿠들에게 자기 스승인 사리뿟따 테라께서 이미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아시고 자기를 이곳에 파견하신 만큼 자기가 잡혀가야 한다고 극구 주장했다. 그래서 결국은 상낏짜가 도둑들에게 잡혀가게끔 되었다. 수도원에 남은 빅쿠들은 어린 사마네라를 도적들에게 보내고 나서 마음이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도적들은 사마네라를 잡아다 놓고 제사 준비를 하느라고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이때 사마네라는 좌선을 하고 앉아서 마음을 고정시켜 선정에 들어 있었다. 이때 강도들이 사마네라에게 다가왔으며, 두목이 날카로운 칼을 높이 쳐들어 어린 사마네라의 목을 힘껏 내리쳤다.

그렇지만 사마네라의 목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오히려 두목의 칼날이 뭉그러졌을 뿐이었다. 이에 두목은 칼날을 바르게 편 다음 다시 상낏짜의 목을 내리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그 대신 칼의 손잡이 부분이 구부러져 버리는 것이었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결과가 나오자 도적의 두목은 구부러진 칼을 내던지고 사마네라 상낏짜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500명의 도적들도 처음에는 매우 흥미롭게 구경하다가 나중에는 큰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래서 그들도 엎드려 사마네라에게 용서를 구했으며, 자기들도 빅쿠가 되어 수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졸랐다. 사마네라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어린 사마네라는 그렇게 도적들을 모두 조복시킨 다음 그들 500명을 빅쿠로 만들어 마을로 돌아왔다. 그래서 수도원에 남아 있던 빅쿠들은 걱정을 잊게 되었고, 그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뻐했다. 상낏짜는 오백 명의 빅쿠들을 이끌고 스승 사리뿟따 테라를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려고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제따와나 수도원에 도착하자 그는 스승께 인사를 올린 다음 부처님을 친견했다. 부처님께서는 그 후부터 경과를 전해 들으시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너희들이 강도짓을 하거나 남의 것을 훔치는 등 여러 가지 나쁜 행위를 하면서 백 년을 산다 해도 그런 인생은 아무 가치가 없느니라. 빅쿠들이여, 악행을 범하면서 백 년을 사는 것보다는 단 하루라도 계행을 청정하게 지키면서 덕을 쌓으며 마음 닦는 수행을 하며 사는 것이 훨씬 수승하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110]

“계행을 어기고 삼매가 없이

백 년을 사는 것보다

계행을 지키고 선정에 들어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500명의 빅쿠들은 모두 아라핫따 팔라(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