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102]~[Dhp103] 강도와 결혼했다 출가한 밧다 꾼달라께시 테리 이야기

moksha 2021. 10. 10. 13:46

[Dhp102]~[Dhp103] 강도와 결혼했다 출가한 밧다 꾼달라께시 테리 이야기

 

꾼달라께시는 라자가하에 사는 한 부자의 딸이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조용하고 한적한 생활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사형장으로 가는 도둑을 보고 그만 사랑에 빠져 버렸다. 그녀의 부모는 큰 부자였던 만큼 딸을 생각해서 도둑을 잡아가는 사람에게 많은 돈을 주고 그를 풀어 주도록 한 뒤 그녀와 결혼을 시켰다. 꾼달라께시는 자기와 결혼한 남자가 한때 도둑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를 매우 사랑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본래 도둑이었던지라 사랑보다는 그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과, 또 몸에 지니고 있는 값진 금은보석 따위에 더 마음을 두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모든 값진 물건을 몸에 다 지니게 하고 자기와 함께 멀리 산에 올라가서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자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자기는 옛날에 죽을 지경에 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산신이 생명을 구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이제는 아내와 함께 산에 가서 제사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그녀를 데리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산 위에 오른 남편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사실은 자기는 제사를 지내려는 것이 아니라 너를 죽이고 몸에 지닌 값진 것들을 빼앗으려는 거라고 말했다. 이에 너무나 놀란 아내는 모든 것을 다 드릴 테니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그렇지만 남편은 마음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아내는 생각했다.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편을 처치하는 수밖에 없겠다. 그러니 나는 아주 능숙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정한 꾼달라께시는 몸에 지니고 있는 보석들을 풀어 남편이 안심하도록 유도하면서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저는 당신에 의해 죽게 되었어요. 그러니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이 되겠군요. 우리는 이번에 헤어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운명입니다. 그렇더라도 어쨌건 당신은 제 첫사랑이었고, 제 남편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당신께 마지막으로 제 사랑을 표시하고 싶어요. 법도에 맞게 공손하게 예를 표할 수 있게 잠시 여유를 주세요. 이제부터 제가 당신의 오른편으로 조용히 세 바퀴를 돌고 큰 절을 올릴 테니 그 다음엔 모든 것을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이렇게 간청하자 도둑도 마음이 움직였던지 그것을 허락해 주었다. 꾼달라께시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아주 천천히 남편의 오른쪽 방향으로 돌면서 그의 동정을 예리하게 살폈다. 그때 도둑 남편은 자기 눈앞에 쌓인 보석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서 아내의 행동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남편의 등을 떠밀어 벼랑 아래로 떨어뜨려 버렸다.

 

이같이 도둑 남편을 처치하고 자기 목숨을 구한 그녀는 금은보석을 나무위에 매달아 놓았다. 그러고 나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그저 무조건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녀가 도착한 곳은 우연하게도 여자들이 모여 수행하는 빠리바지까라는 곳이었고, 그녀는 거기에 머물러 수행 단체의 일원이 되었다. 그 뒤 꾼달라께시는 그곳에서 가르치는 일천 가지나 되는 각종 형이상학적인 학문을 배웠고, 그 해답을 터득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행을 통하여 그것들을 확인하기까지 하여 아주 이름높은 수행자가 되었다. 그녀는 두뇌가 매우 명석하였으므로 아주 짧은 기간에 그 모든 것을 터득했던 것이다.

 

그러자 그녀의 스승(여자)이 말했다.

“너는 이제 세상에 나가서 그 동안 배운 일천 가지 문제를 제기해 보아라. 그래서 누군가가 그에 대해 명석하게 답변한다면 너는 그 사람의 제자가 되어야 할 것이고, 아무도 그 문제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너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불리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꾼달라께시는 세상으로 나왔다. 그녀는 세상을 널리 돌아다니면서 자기의 지식과 능력을 드러내었고, 공개적으로 도전자를 청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에게 도전해 오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녀는 계속하여 이 지방 저 지방으로 순회를 하면서 상대를 구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잠부까 빠립바지까, 즉 세상을 누비는 여자 수행자라고 불리었다.

 

이렇게 지방을 계속 여행하던 어느 날 잠부까는 사왓티 성에 도착했다. 그녀는 성에 들어가 탁발을 하기 전에 자기에게 도전해 올 사람을 찾는다는 표시로 모래 무덤을 크게 만들고 그 꼭대기에 우제니아(열대식물) 가지를 꺾어 높이 달아 두었다. 이때 사리뿟따 테라가 이 여인에게 도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꾼달라께시는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하여 일천 가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렇지만 사리뿟따 테라는 아주 쉽게 이 모든 문제를 풀었다. 그 다음은 사리뿟따 테라가 질문할 차례였다. 사리뿟따 테라는 그녀에게 단 한 가지를 물었을 뿐이었다.

그 질문은 “하나는 무엇인가?” 라는 것이었다.

꾼달라께시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테라에게 해답을 가르쳐 달라고 청했고, 테라는 그러려면 먼저 빅쿠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빅쿠니가 되었다.

꾼달라께시는 수행을 시작한 지 불과 며칠만에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자 몇몇 빅쿠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빅쿠니 꾼달라께서는 어떻게 적은 법문만을 듣고도 아라한이 될 수 있었습니까? 그녀는 출가하기 전에 다른 수행 단체에 속해 있었고, 또 사람을 죽인 여인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두 편으로 대답을 대신하시었다.

 

[Dhp102]

“쓸데없는 백 개의 시를

말하는 것보다

들어서 안온해지는

한 마디 진리의 말씀이 낫다.”

 

[Dhp103]

“전쟁에서 백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하나의 자신을 이기는 자야말로

참으로 전쟁의 승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