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96] 꼬삼비에서 온 사마네라 이야기

moksha 2021. 9. 24. 23:07

[Dhp96] 꼬삼비에서 온 사마네라 이야기

 

띳사 테라는 어느 때 그의 아버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곱 살 난 사마네라를 받아들인 적이 있었다. 테라는 소년의 머리를 깎기에 앞서 소년에게 좌선 수행에 관한 법문과 함께 수행법을 자세하게 일러주었다. 그러자 소년은 머리를 깎는 동안 스승으로부터 배운 수행법을 집중적으로 실천하여, 마음을 자신의 호흡에 집중 밀착시키어 일념을 이루었다. 그리하여 자기 머리가 다 깎이는 것과 동시에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 띳사 테라는 사마네라 아라한을 데리고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사왓티로 떠났다. 여행 도중 그들은 어느 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이때 테라는 먼저 곤한 잠에 취해 떨어졌고, 어린 사마네라는 스승이 주무시는 침상 곁에 바르게 앉아 밤을 새며 좌선 정진했다.

 

아침 일찍이 잠에서 깨어난 테라는 사마네라를 깨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침상에서 종려나무 잎으로 만든 부채를 쥐고 일어났는데, 그 부채 손잡이의 끝 부분이 그만 사마네라의 눈을 찌르고 말았다. 그러나 사마네라는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고 다친 한쪽 눈을 가리고 나이 많은 스승을 위해 세숫물을 떠와 스승의 손과 입, 얼굴 등을 씻어 드렸으며, 수도원의 마당과 방도 쓸었다. 그런데 사마네라가 물을 바칠 때 두 손으로 올리지 않고 한 손으로 올렸다 하여 스승은 사마네라를 꾸짖었다. 그러면서 테라는 어른들께 무엇을 올릴 때에는 두 손으로 공손히 올리는 법이라고 타일렀는데, 이때에 이르러 사마네라는 자기가 눈 하나를 잃었다는 것을 스승께 말씀드렸다.

 

테라는 자기가 이 진실한 어린 성자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알고 부끄러움과 고통을 느껴 제자에게 백배 사과했다. 그러나 사마네라는 말하기를 이것은 테라의 잘못도 아니고 또한 자기의 잘못도 아니며, 다만 깜마[Kamma, 업(業)]의 결과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마네라는 오히려 테라에게 이번 일에 대해서 너무 유감스럽게 생각하실 것이 없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테라는 이 불행한 사고를 잊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에 도착하자 테라는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와 함께 온 어린 사마네라는 자기로서는 처음 보는 훌륭한 성자라면서 여행하는 동안 일어난 일을 보고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테라의 보고를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아라한은 어느 누구에게든 진심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그는 감각을 잘 다스려 완전히 고요하고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96]

“올바른 앎으로 해탈하여

적멸을 얻으면

그의 정신은 적정에 들고

언어와 행위도 지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