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93] 아누룻다 테라 이야기

moksha 2021. 9. 24. 22:38

[Dhp93] 아누룻다 테라 이야기

 

아누룻다(Anuruddha) 테라는 자기 까사가 낡고 더럽혀지고 찢어졌으므로 새 까사를 만들려고 쓰레기장에서 남들이 버린 옷 조각들을 줍고 있었다. 이때 아누룻다의 전생의 아내였던 잘리니는 천상에 살고 있었는데, 자기의 전생 남편이 쓰레기장에서 옷감을 주워 까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을 보고 즉시 천상의 좋은 옷감 세 조각을 쓰레기 더미에 넣고 끄트머리가 보이게 해두었다. 아누룻다는 쓰레기장을 헤매다가 그 옷감을 발견하자 그것을 가져와 수도원에서 까사를 만들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으뜸가는 제자들과 그 밖의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오시어 아누룻다가 바느질하는 것을 도와주시었다.

 

그때 잘리니는 젊은 여인으로 변신하여 수도원에 내려왔다가 부처님과 그 제자들이 아누룻다의 바느질을 돕고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리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어서 빨리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부처님이 계시는 수도원으로 가지고 가라고 권했다. 그래서 곧 모든 대중이 먹을 만큼 충분한 음식이 공급되었다.

그러자 몇몇 빅쿠들이 아누룻다 테라를 비난했다.

 

“아누룻다 테라는 일가친척이나 그를 받드는 신자들에게 적당한 양의 음식만 보내라고 해야 옳았을 것이다. 아마도 테라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자기가 얼마나 많은 음식을 받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신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지 과시하고 싶었나 보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빅쿠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여래의 아들 아누룻다가 친척이나 신자들에게 그 같은 음식을 요구했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느니라. 아라한은 음식이나 의복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는 법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오늘 아침 수도원에 온 음식은 천인의 노력에 의한 것이지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93]

“번뇌를 부수고 음식에 집착하지 않고

텅비고 인상을 여의어 활동영역에서 해탈한 님들,

허공을 나는 새처럼,

그들의 자취는 찾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