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83] 오백 빅쿠들 이야기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한 브라흐민의 요청을 받아 빅쿠 500명과 함께 네란자 지방에 머무신 적이 있었다. 그때 초청자인 브라흐민은 부처님과 빅쿠들을 잘 보살피지 않았다. 그때는 마침 네란자 지방이 흉년을 겪고 있었고, 따라서 사람들을 자기들이 먹을 양식도 충분치 못했다. 그래서 탁발을 나오는 빅쿠들에게 아주 적은 양의 공양밖에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빅쿠들은 실망하지 않고, 말에게 먹이려고 내놓은 쭉정이 곡식이나마 매일 같이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지냈다.
그렇게 우기 안거(왓사Vassa)를 무사히 마친 뒤 부처님께서는 네란자의 브라흐민에게 통보하신 다음 오백 명의 빅쿠들을 거느리시고 제따와나수도원으로 돌아오시었다. 그러자 사왓티의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이 돌아오신 것을 환영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올렸다. 이때 빅쿠들 따르며 생활하는 까삐야(수도원에서 음식과 의복을 맡은 소인 심부름꾼들)의 한 무리가 빅쿠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실컷 잠자고 일어나 소리 지르면서 뛰고 춤추고 야단법석을 부렸다.
이날 저녁때 부처님께서 빅쿠들이 모여 있는 곳에 오셨을 때 빅쿠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저 까삐야들은 네란쟈 지방에서 흉년을 당했을 때는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고분고분하더니, 이제는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이리저리 날뛰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등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을 합니다. 그에 비해 저희 빅쿠들은 좋은 환경에서나 나쁜 환경에서나 변함없이 자기의 행동을 잘 제어하면서 여일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저것은 어리석은 자들의 일반적인 행동으로서, 그들은 무엇인가 잘못되어 갈 때는 슬퍼하고 당황하며, 무엇인가 잘 되어갈 때는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인생의 괴로운 오르막길에서나 혹은 즐거운 내리막길에서나 항상 평정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83]
“참사람은 어디서든지 놓아버린다.
참사람은 욕망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즐거움을 만나도 괴로움을 만나도
현명한 님은 우쭐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담마빠다(Dhammapada) > 담마빠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hp85]~[Dhp86] 법문 듣는 사람들 이야기 (0) | 2021.09.19 |
---|---|
[Dhp84] 담미까 테라 이야기 (0) | 2021.09.19 |
[Dhp82] 깐아마따 이야기 (0) | 2021.09.17 |
[Dhp81] 락꾼다까밧디야 테라 이야기 (0) | 2021.09.17 |
[Dhp80] 빤디따 사마네라 이야기 (0) | 2021.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