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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80] 빤디따 사마네라 이야기

moksha 2021. 9. 17. 23:00

[Dhp80] 빤디따 사마네라 이야기

 

빤디따는 사왓티에 사는 큰 재산가의 어린 아들이었다. 그는 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사마네라가 되었다. 그는 사마네라가 된 지 여드레째 되던 날 사리뿟따 테라를 따라 탁발을 나가다가 어떤 농부가 자기 논에 물을 끌어대는 것을 보고 테라에게 이렇게 여쭈었다.

“테라님, 인식 기능이 없는 물은 누구든지 원하는 곳으로 끌어댈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 그것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끌어댈 수 있느니라.”

 

테라와 사마네라는 탁발을 계속하여 가는 도중 이번에는 대나무로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대를 불에 가까이 대어 구부러진 화살을 바르게 펴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목수가 톱으로 나무를 잘라서 수레바퀴 따위의, 사람에게 유용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보았다. 그때 사마네라 빤디따는 혼자 생각했다.

 

'인식 기능이 없는 물이지만 농부가 그것을 끌어대면 곡식을 자라게 하고, 구부러진 대나무 역시 인식 기능이 없지만 불에 가까이 대면 바르게 펴지고, 나무도 인식 기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진데 마침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인식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찌 마음 하나를 다스려 내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현상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는 위빠싸나와 사마타를 수행하지 못한단 말인가?'

 

이렇게 자책을 한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리뿟따 테라의 허락을 받아 수도원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는 자기 방문을 잠그고 앉아서 자기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마음을 집중시키는 수행에 몰두했다. 이때 삭까 천왕과 그 밖의 천신들이 사마네라의 수행을 돕기 위해서 수도원의 안과 밖을 아주 조용하도록 지켜 주었다. 이같이 하여 빤디따 사마네라는 점심 시간 전에 이미 아나가미 팔라를 성취하였다.

 

바로 이때쯤 사리뿟따 테라는 사마네라의 점심을 가지고 돌아와서 그의 방 문밖에 서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써 지금 사마네라가 아나가미 팔라를 성취하였다는 것과, 여기서 쉬지 않고 계속 정진해 나가면 곧 아라핫따 팔라까지 성취하여 수행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테라가 사마네라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곳에 가시어 짐짓 테라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심으로써 시간을 지체시키시었다. 두 분 사이에 이런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빤디따 사마네라는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하였다. 그래서 빤디따는 실로 수행을 시작한 지 8일 만에 아라한이 되었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관련하여 수도원에 머무는 빅쿠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누구나 진지하게 담마(사마타와 위빠싸나)를 수행하면 삭까 천왕(제석천왕)을 비롯한 많은 천신들이 그를 도와주고 보호하느니라. 여래 또한 사리뿟따 테라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가 빤디따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그의 수행이 계속되도록 도와 그로 하여금 아라한이 되게 하지 않았느냐? 빤디따는 농부가 자기 논에 물을 대는 것, 화살 다루는 사람이 구부러진 화살을 바로잡는 것, 그리고 목수가 나무로 수레바퀴 따위를 만드는 것을 무심히 보지 않고 경책으로 삼아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는 담마를 열심히 수행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80]

“치수자는 물길을 끌고

화살을 만드는 자는 화살을 다루고

목공은 나무를 다듬고

현명한 님은 자신을 잘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