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29] 열심히 정진하는 빅쿠와 게으른 두 빅쿠 이야기

moksha 2018. 5. 6. 15:15

[게송29] 열심히 정진하는 빅쿠와 게으른 두 빅쿠 이야기

 

두 빅쿠가 부처님으로부터 좌선 수행에 관한 법문을 듣고 수행 주제를 받아 정진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한 빅쿠는 아침 일찍부터 모닥불을 피워 숯불을 만들고는 그 화롯가에 앉아 사마네라와 행자를 데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른 한 빅쿠는 주의력 깊게 좌선 수행에 정진하면서 게으른 빅쿠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빅쿠 형제여, 그같이 행동해서는 안 되오. 빅쿠는 마땅히 주의력 깊게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정신을 집중시켜서 그것들의 본래적인 모습을 깨달으려는 일념으로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니겠소? 그렇게 하지 않고서 어떻게 네 군데의 낮은 세계로부터 불어오는 괴로운 바람을 저항하려 하오? 그런 사람은 머지않아 거기가 자기 집이 되고 말 것이오. 설사 부처님의 위신력으로도 그런 게으른 사람은 구해 낼 수가 없소.”

그러나 태만한 빅쿠는 동료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부지런한 빅쿠는 충고를 그치고 혼자서 더욱 열심히 수행에 매진했다.

게으른 빅쿠는 초저녁을 화롯가에서 따뜻하게 보내고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부지런한 빅쿠가 걷기 정진을 마치고 좌선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부지런한 빅쿠에게

“게으른 빅쿠여, 숲 속에 가서 정진한다더니 결국 잠자기 위해서 방으로 들어가는구나. 부처님으로부터 수행에 관한 주제를 받아 왔으면 좀 더 열성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어떻소?” 하고 비웃고는, 정작 자기가 먼저 방에 들어가 잠들어 버렸다.

 

그러나 부지런한 빅쿠는 그런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초저녁을 걷기 정진과 좌선 정진으로 균형 있게 보낸 다음, 조용히 쉬기도 하면서 열심히 수행해 나갔다.

그는 이같이 열심히 정진한 결과 머지않아 아라핫따 팔라1를 성취하였고, 겸하여 신통력까지 갖추었다.

이에 비해 그의 동료 빅쿠는 주의력이 없이 산만하고 방황하는 마음으로 게으름을 피우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우기 석 달을 보낸 다음 그들은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갔다. 두 빅쿠는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옆자리에 공손하게 앉았는데, 부처님께서 두 사람에게 자상하고 친절하신 태도로 수행과 생활상에 있어서 불편이 없었는지를 물으시었다. 그런 다음 부처님께서는

“여래는 너희들이 숲 속에 들어가서 방일하지 않고 주의력 깊게 열심히 수행하여 좋은 결과를 거두었으리라 믿는다.” 라고 말씀하시었다.

그러자 게으른 빅쿠가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어떻게 저 빅쿠를 가리켜 주의력이 깊은 수행자라고 말씀하실 수가 있습니까? 그는 부처님 곁을 떠나자마자 아무것도 실천한 것이 없이 줄곧 잠만 잤을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되물으시었다.

“그렇다면 너는 어찌했느냐?”

“부처님, 저는 아침에 나무를 주워 모아서 숯불을 피워 화로에 담아두고 불을 쬐면서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저는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꾸짖으셨다.

“너는 큰 착각을 하고 있구나. 게으르고 주의력 없이 시간을 보내 놓고서는 그렇게 말하다니! 너는 나의 아들(부지런한 빅쿠)에 비할 때 우둔한 망아지와 같고, 나의 아들은 잘 달리는 준마와 같으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방일하는 자 가운데 방일하지 않고

잠자는 자 가운데 크게 깨어있는 님,

아주 지혜로운 님은

마치 준마가 둔마를 제치듯 나아간다.”


  1. 아라핫따(arhatta)는 아라한의 과위[阿羅漢果, arhatta phala]와 상태를 추상적으로 나타낼 때 쓰는 술어이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이를 구체적으로 통칭할 때에는 아라한(arahant)이란 술어를 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