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 9] ~ [게송 10] 데와닷따 이야기

moksha 2017. 8. 20. 21:11

Dhp009 ~ Dhp010 데와닷따 이야기

 

한때 부처님의 으뜸가는 두 제자인 사리뿟따1마하목갈라나2 마하테라3는 사왓티로부터 라자가하에 간 일이 있었다.

 

그때 라자가하 사람들은 1,000명의 비구들을 초청하여 아침 공양을 올렸는데, 그중 재가신자 한 사람이 굉장히 비싼 고급천을 공양 올리는 일을 담당하는 비구에게 헌납했다. 그 신자는 천을 바치면서 요청하기를, 만약 라자가하 사람들의 힘으로 1,000명의 비구들의 공양을 준비하는 데 돈이 부족하면 이 천을 팔아서 비용을 충당하고, 만약 공양을 준비하는데 돈이 충분할 때에는 이 천으로 가사를 만들어서 이를 입기에 합당한 비구에게 바쳐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음식을 공양하는 데에는 더 이상의 비용이 들지 않아서 그 고급 천은 팔지 않아도 좋았으므로 그것으로 누구의 가사를 짓는 것이 합당할지를 논의하게 되었다.

그 결과, 사리뿟따나 마하목갈리나 마하테라를 비롯한 다른 비구들은 사왓티에 머물면서 가끔씩만 라자가하에 들르지만, 데와닷따4 비구만은 늘 이곳에 머물러 우리를 지도하는 분이니 데와닷따 비구의 가사를 짓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래서 그 옷은 데와닷따에게 공양되었다. 그렇게 해서 옷을 지어 받은 데와닷따는 그 가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그 옷을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은근히 뽐냈는데, 일단의 비구들을 통해 이런 사실이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는 부처님께 전해졌다. 부처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데와닷따는 그런 고급스런 옷을 입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라. 그런데도 그는 그 옷을 입고 부끄러워 할 줄을 모르는구나. 데와닷따가 이런 부적합한 행동을 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데와닷따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지난 과거생의 어느 때 데와닷따는 코끼리 사냥꾼이었다. 그때 숲 속에는 많은 코끼리들이 떼를 지어 살았는데, 이 사냥꾼은 어느 때 코끼리들이 빳제까붓다5께 공손히 무릎을 꿇고 엎드리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빳제까붓다의 노란색 가사를 본뜬 천을 두르고 코끼리들을 현혹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옷 안에 예리한 창을 숨겼다. 그 방법으로 그를 빳제까붓다인 줄로 알고 아무런 경계심 없이 다가간 코끼리들을 손쉽게 사냥하곤 했던 것이다.  

 

그때 보살(菩薩)6코끼리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많은 코끼리들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다. 이 코끼리는 동료 코끼리들이 한 마리씩 죽어가는 것을 알고 그 원인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우두머리 코끼리가 코끼리 떼의 맨 뒤에 서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창이 날아왔다.

 

그러나 경계심을 갖고 있던 코끼리우두머리는 그 창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곤 곧 사냥꾼에게 돌진해 코로 사냥꾼을 감아서 높이 쳐들었다. 코끼리는 이 간악한 사냥꾼을 나무나 돌에 부딪치게 하여 다시는 코끼리떼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 했다.

그러다가 그가 거룩한 빠제까붓다와 같은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하여 그의 목숨을 살려 주었다. 그때의 코끼리 사냥꾼이 지금의 데와닷따이며, 코끼리떼의 우두머리는 부처님이셨던 것이다.

“데와닷따는 이와 같이 전생에 있어서도 자신에게 걸맞지 않는 옷을 입었던 적이 있었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혼탁을 여의지 못하고

가사를 걸치고자 한다면,

자제와 진실이 없는 것이니

가사를 입을 자격조차 없다.

 

혼탁을 끊어 버리고

계행을 잘 확립한다면,

자제와 진실이 있는 것이니

가사를 입을 자격이 있다.

 

 

  1. 사리붓따(sariputta) : 부처님의 으뜸가는 두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지혜 제일로 일컬어졌으며, 널리 불법을 포교하였다. [본문으로]
  2. 마하목갈리나(maha-moggalana) : 부처님의 으뜸가는 두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신통력이 제일이었다. 이교도의 피습을 받아 반사지경이 되었으나, 정신력으로 극복하여 수도원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설법을 한 뒤에 평화롭게 빠리닙바나를 실현하였다. [본문으로]
  3. 마하테라 : 출가한지 오래(30년 이상)된 비구를 말한다. [본문으로]
  4. 데와닷따 :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 부처님께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으나 나중에 상가를 어지럽히고 분열시키려 한 사람. 심지어는 부처님을 살해하려고 하기까지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일부 비구들을 이끌고 나가 자기교단을 세웠다가 과보를 받아 지옥으로 떨어졌다. [본문으로]
  5. 빳쩨까붓다(pacceka-buddha) : 연기법을 홀로 깨달은 님으로 음역하여 벽지불(辟支佛)이라고 하며 ‘홀로 깨달은 님[독각(獨覺)]’ 이라고 번역된다. 고요한 곳에서 홀로 수행하는 사람으로 여러 가지 사건을 연(緣)으로 해서 무상(無常)을 느끼고 세상과 떨어져 생활하며 12인연법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성자(聖者)를 말한다. 그러나 벽지불은 부처님처럼 전지성(全知性 : sabbaññūtā)을 갖고 있지는 않다. 벽지불의 범어 프라티에카붓다(pratyeka-buddha)는 한역에서도 독각(獨覺)ㆍ독성(獨聖) 혹은 연각(緣覺)으로 번역된다.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정등각자)과 다른 것은 이들은 홀로 다니고 대중과 함께 하지 않고, 대중에게 가르침을 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문으로]
  6. ‘보살(菩薩)’이라 번역한 보디삿따(Bodhisatta/Sk.Bodhisattva)는 bodhi(覺, 깨달음)+satta(유정, 중생, 존재)의 합성어이다. 본래 의미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존재’로 깨달음을 이루시기 전의 부처님을 가르키는 말이다. 중국에서 산스끄리뜨 원음 보디사뜨와(Bodhisattva)를 보리살타(菩提薩埵)로 음역한 것을 다시 보살(菩薩)로 줄여서 부른다. 그리고 이 개념은「자따까」에서 금생만을 보살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고 부처님의 모든 전생을 다 보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보살이 성불하기 위해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겁(劫)동안 윤회를 반복하며 10가지 바라밀(dasa-pāramiyo)을 닦아야 한다. 이 10가지 바라밀에는 ①보시(布施 dāna), ②지계(持戒, sīla), ③출리(出離, nekkhamma), ④지혜(智慧, paññā), ⑤정진(精進, viriya), ⑥인욕(忍辱, khanti), ⑦진실(眞實, sacca), ⑧결의(決意, adhiṭṭhāna), ⑨자애(慈愛, mettā), ⑩평온(平穩, upekkhā)이 있다. 주석서에 따르면 보살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①빤냐디까(Paññādhika) : 지혜의 보살로 외부대상에 대한 숭배보다는 지혜를 개발하고 명상을 닦는데 더 힘을 쏟는다. 이러한 보살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4아승지와 10만겁이 필요하다. 고따마 부처님이 이러한 보살에 해당된다. ②삿다디까(Saddhādhika) : 믿음과 확신이 주가 되는 보살로 믿음을 동반자로 하여 깨달음을 성취한다. 이러한 보살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8아승지와 10만겁이 필요하다.  ③위리야디까(Viriyādhika) : 정진의 보살로 언제나 중생을 위해 활동적으로 봉사하려고 한다. 명예나 평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봉사의 정신으로 열심히 중생을 돕는다. 이러한 보살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16아승지와 10만겁이 필요하다. 미래의 멧떼야 부처님[미륵불(彌勒佛), Metteyya Buddha)이 이러한 보살에 해당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