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아! 그분 고따마 붓다/고따마 붓다의 생애

4. 선인의 예언

moksha 2017. 5. 5. 19:01

4. 선인의 예언

 

히말라야 깊은 숲속에서 느긋하게 오후의 선정을 즐기던 선인(仙人) 아씨따(Asita)1는 천인들의 소란에 깜짝 놀랐다. 신들의 왕인 제석천을 에워싸고서 도리천의 신들이 웃옷을 벗어 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아시따는 경의를 표하고 신들에게 물었다.


“수메루 꼭대기의 신들이여, 아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도 이렇게 온몸의 털이 곤두서도록 기뻐하진 않으셨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손뼉을 치고 악기를 두드리던 신들이 큰 소리고 외쳤다.


“기뻐하십시오. 더할 수 없는 지혜와 복덕을 갖추신 분이 룸비니 동산에서 사까족 숫도다나 왕의 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하늘 위 신들과 하늘 아래 인간세계에서 가장 윗자리에 계신 분, 가장 높으신 분,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존귀한 분, 머지않아 그분은 뭇짐승의 왕인 용맹스런 사자가 포효하듯 법륜을 굴리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늘과 인간 세계에 커다란 이익과 안락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신들의 찬탄을 들은 아시따는 급히 인간세계로 내려와 숫도다나왕의 궁궐로 달려갔다. 숫도다나왕은 시하하누(Sīhahanu)의 제사장이자 자기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시따(Asita)를 정중히 맞이하였다.


“선인이여, 무슨 일로 급히 오셨습니까?”

“왕자님은 어디 계십니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에 숫도다나왕은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마 잠이 들었을 겁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왕자님은 오랜 세월 잠을 자지 않은 분입니다. 항상 깨어 있을 것입니다.”

 

잠시 후 마하빠자빠띠가 아기를 품에 안고 나왔다. 사꺄(Sakyā)족 여인들은 커다란 흰 양산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아기 곁에서 황금자루 부채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다. 붉은 모포에 쌓인 아기는 솜씨 좋은 대장장이의 용광로에서 꺼낸 황금처럼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사꺄(Sakyā)족의 아기를 받아 안은 아시따는 형형한 눈빛으로 찬찬히 상호를 살폈다. 그리고 말없이 아기를 마하빠자빠띠의 품에 돌려주었다. 검은 피부의 상투를 튼 아시따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렀다. 선인의 눈물에 놀란 숫도다나왕이 물었다.


“왕자에게 큰 위험이라도 닥치는 겁니까?”


아시따는 왕자의 두 발에 공손히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왕자님은 가장 높은 분, 인간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입니다. 왕자님에게서 불길한 징표를 본 것은 아닙니다. 왕자님에게 위험이 닥치는 것도 아닙니다. 결코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분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자님은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베풀고, 많은 사람을 연민하여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릴 것입니다. 왕자님의 청정한 행은 온 세계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잠시 고개를 숙인 아시따가 말을 이었다.


“이 세상에서 제가 살날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왕자님의 최고의 진리를 설하시기 전에 저에게는 죽음이 찾아올 것입니다. 견줄 수 없는 지혜와 자비의 힘을 갖추신 분, 그런 분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는 건 너무나 큰 불행입니다. 그래서 슬퍼하는 것입니다.”


아시따의 말은 곧 궁중에 퍼졌고, 최고의 지혜를 성취한 성인이 될 것이라는 예언에 사꺄(Sakyā)족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뻐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오직 한 사람, 아버지 숫도다나 왕 뿐이었다.

궁을 나온 아시따는 수행자의 길로 들어선 조카 날라까(Nālaka)를 불러 일러두었다.2


“먼 훗날 누군가의 입에서‘세존’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바른 깨달음을 얻어 진리의 길을 가는 이가 있다.’는 소문이 들이거든 주저하지 말고 그곳으로 찾아가거라. 선인 가운데 으뜸가는 선인인 그분께 예배하고, 최상의 지혜와 해탈을 묻고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청정한 삶을 실천하라. 나의 예언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1. 아씨따(Asita) : 깔라데윌라(Kāladevila)ㆍ깐하 시리(Kaṇha Siri)라고도 불린다. 아씨따라는 선인은 원래 고따마 싯닷타의 할아버지이자 숫도다나(Suddhodana)왕의 아버지인 시하하누[Sīhahanu, 사자협왕(師子頰王)]의 사제(司祭)였다. 따라서 그는 숫도다나의 선생이었다가 나중에 제사장(祭司長)이 되었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시하하누 왕을 찾아뵙고 문안을 드렸다. 왕이 서거하자 아씨따는 세상을 버리고 왕의 유원에서 살았다. 그는 히말라야에서 수행하던 석가족의 뛰어난 수행자였으며, 그의 아들이 오비구 중의 한분인 안냐 꼰단냐[Aññā Koṇḍañña, 교진여]이며, 그의 여동생은 만따니(Mantāni)이며 그녀의 아들이 포교제일로 일컬어지는 뿐나만따니뿟따((puṇṇa mantāṇiputta, 부루나)이다. 그는 여러 가지 신통력을 구사해서 천상세계에서 노닐기도 했는데 어느 날 도리천(忉利天, Tāvatiṁsa, 삼십삼천)에서 신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고따마 싯닷타(Gotama Siddhattha)가 부처님이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삼십삼천(三十三天, 따와띰사Tāvatiṃsa) : 제석천(帝釋天) 삼십삼천(三十三天)은 따와띰사(Tāvatiṃsa)의 역어이다. 육욕천(六欲天) 중의 두 번째 하늘로, 수미산(須彌山, Sineru)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제석(Sakka)은 사대왕천과 삼십삼천 양쪽의 왕이지만 삼십삼천에만 거주한다. 원래 삼십삼천은 아수라(Asura)의 영역이었지만, 전생의 선업으로 인해 마가(Māgha)가 제석이 되어 동료 32명과 함께 이 하늘에 살게 되었다. 하지만 제석은 아수라의 무리들과 함께 있는 것을 싫어하여 아수라들을 술에 잔뜩 취하게 한 뒤에 수미산 아래로 내던졌다. 삼십삼천에는 파하루사카(Phārusaka), 찟따라따(Cittalatā), 미싸카(Missaka), 난다나(Nandana)의 다섯 정원과, 웨쟈얀따빠사다(Vejayantapāsāda), 빠리짜따(Pāricchatta)나무, 에라와나(Erāvaṇa)라고 하는 코끼리왕, 수담마(Sudhamma)라는 대회당이 있다. 모든 부처님들은 쌍신변(雙神變,yamaka-pāṭihāriya)를 나투신 뒤 삼십삼천(三十三天)에 가서 우안거를 지내신다. 고따마 부처님도 이곳의 남신으로 재생한 마하마야를 비롯한 천인들에게 아비담마를 설하셨다. 삼십삼천에 사는 천인들의 평균수명은 인간세계와 비교했을 때 삼백만년이고, 삼십삼천의 하루는 인간세계의 백년에 해당한다. 주석서들(SA.i.23; AA.i.377)에 따르면 삼십삼천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제석이 인간세계에서 마가(Māgha)라는 청년으로 있을 때, 32명의 동료와 함께 실천한 7가지 선행으로 그들과 함께 이 하늘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쌍신변(雙神變,yamaka-pāṭihāriya) : 부처님이 외도를 항복받기 위해 보이신 신통의 하나. 일련의 대우(對偶)신통으로 상체에서 물줄기를 내뿜는 동시에 하체에서는 불꽃을 내뿜고, 또 그 반대도 현출하며 한쪽으로는 불을 다른 쪽으로는 물을 내뿜기도 하고, 전신의 구멍에서 6가지 광채를 발해 위로는 범천을, 아래로는 철위산 끝까지 비추는 등 부처만이 보일 수 있는 신통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석존의 전기에 관한 가장 오랜 경전으로 여겨지며 가장 고층에 속하는 경전인 숫따니빠따(Sutta Nipāta)의 날라까의 경(Nālaka sutta, Sn3:11)(Stn.679~Stn.723)에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