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아! 그분 고따마 붓다/고따마 붓다의 생애

2. 하늘나라 도솔천

moksha 2017. 5. 5. 17:23

2. 하늘나라 도솔천

 

완전한 지혜와 무한한 능력을 갖춘 삼마삼붓다[Sammāsambuddha, 정등각자(正等覺者)],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을 향한 보살1의 삶은 시작되었다. 드넓은 우주가 미세한 먼지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시 광대한 세계가 형성되기를 거듭하는 동안 위빳시(Vipassi)ㆍ시키(Sikhi)ㆍ웻사부(Vessabhu)ㆍ까꾸산다(Kakusandha)ㆍ꼬나가마나(Koṇāgamana)부처님2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보살은 여래들의 지혜와 자비의 빛을 따라 때로는 아홉 빛깔 털을 가진 아름다운 사슴으로, 때로는 원숭이들의 왕이 되어 자기를 희생하며 생명들을 돌보았다. 때로는 진실한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피에 굶주린 나찰에게 몸을 던지기도 하고, 일곱 가지 보배를 갖춘 전륜성왕이 되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기도 하며, 범천과 제석천을 비롯한 신들의 세계를 오가며 더 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였으며 죽어가는 새끼들이 불쌍해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지기도 하였다. 그런 지극한 보살행으로 그의 과보는 아홉 겁을 앞당겨 성숙하였다.

 

깟사빠(Kassapa)부처님3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는 그분의 처소에서 조띠빨라(Jotipāla)4라는 이름으로 청정한 범행을 닦았고, 이 세상의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났다.

도솔천은 선행을 많이 닦은 이들이 태어나는 세계였다. 그 세계 사람들은 모두 4유순5(Yojana, 유순由旬)의 키에 아름답고 빛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생각만 하면 옷과 음식이 눈앞에 나타났고, 그 옷의 길이 4유순(由旬)에 폭은 8유순이며 매미의 날개처럼 가볍고 부드러웠다. 그들이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춤출 때면 하늘에서는 미묘한 음악이 저절로 울려 퍼졌다. 그들은 인간세계의 사백 년이 하루 낮 하루 밤인 그곳에서 사천년의 수명을 누리며 평화롭게 살았다.6 그들 중에도 복덕이 수승한 자들만 사는 내원은 향기를 풍기는 꽃들이 비단처럼 수를 놓았고, 달콤한 열매와 청아한 새소리가 가득하였다.

 

내원(內院) 한가운데는 마니주7가 밤을 낮처럼 밝히는 화려한 강당과 높은 사자좌가 마련되어 있었다. 보살 조띠빨라(Jotipāla)는 사자좌에 앉아 사천 년 동안 천인(天人)들을 교화하였다. 모든 이들의 존경과 찬탄을 받으며 늘 밝고 향기롭던 조띠빨라에게도 늙음은 찾아왔다.

머리를 장식한 꽃들이 시들고, 겨드랑이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먼지도 묻지 않던 옷에 때가 끼고, 황금처럼 빛나던 피부가 윤기를 잃었으며, 기쁨을 잃은 눈빛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8

천인들은 보살이 도솔천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울부짖었다.

“존자여, 더 이상 자비로운 모습을 뵐 수 없고, 지혜로움 말씀을 들을 수 없는 저희는 어떡하란 말씀입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도 지고 만답니다. 깊은 정과 사랑을 나눈 그대들과도 이젠 이별할 시간입니다. 무상한 삶과 죽음의 거센 물살 앞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울부짖는 건 애착과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그대들이 누리는 기쁨과 행복 역시 언젠간 그대들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입니다. 그날이 왔을 때 비탄과 공포에 떨지 않으려면 부디 육신의 허망함과 마음의 애착을 잘 관찰하십시오. 제가 떠난 자리에는 멧떼야(Metteya, 미륵彌勒)보살이 남아 여러분의 훌륭한 벗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음 태어날 곳을 수메루(Sumeru)9 남쪽 잠부디빠(Jambudīpa)10로 정한 조띠빨라는 보다 자세한 관찰을 위해 황금색 피부를 가진 이를 불렀다.

“그대는 여러 차례 잠부디빠에 태어났으니 그곳의 산천과 나라, 종족과 국왕들을 잘 알 것입니다. 내가 어디에 태어나면 좋겠습니까?”

그는 잠부디빠의 강성한 16개의 마하자나빠다(Mahājanapadā, 국가國家)인 앙가(Aṅga)ㆍ마가다(Māgadhā)ㆍ까시(Kāsi)ㆍ꼬살라(Kosalā)ㆍ왓지(Vajji)ㆍ말라(Mallā)ㆍ제띠(Ceti)ㆍ왐사(Vasā)ㆍ빤짤라(Pancālā)ㆍ꾸루(Kurū)ㆍ맛차(Macchā)ㆍ수라세나(Sūrasenā)ㆍ앗사까(Assakā)ㆍ아완띠(Avanti)ㆍ간다라(Gandhārā)ㆍ깜보자(Kambojā)를 차례차례 추천하며 그곳의 사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조띠빨라는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국왕과 종족의 품성은 청정한데 국토가 험악하였고, 국토는 풍요롭고 아름다운데 전통에 굳게 얽매어 국왕이 탐욕스러웠으며, 국토는 청정한데 사람들이 전통에 굳게 얽매여 참다운 진리를 탐구하지 않는 완고한 자들로 가득했다. 보살이 흡족해하지 않자 신하가 잠시 당황하더니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제가 잊은 곳이 있습니다. 태양의 종족인 사꺄(Sakyā, 석가釋迦), 옥까까(Okkāka, 감자 甘蔗)왕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 까삘라왓투(Kapilavatthu, 가비라성迦毘羅城)가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록에 펼쳐진 드넓은 평원과 아름다운 숲이 있고, 부드러운 강이 가로지르는 비옥한 황갈 색의 국토에 곡물이 풍성하며, 백성들은 너그럽고 화합하길 좋아합니다. 지금 그곳을 다스리는 숫도다나11(Suddhodana, 정반淨飯)왕은 청정한 왕족의 가계를 이은 분이고, 꼴리야(Koliya) 왕족인 그의 부인 마하마야12(MahāMāyā, 마야摩耶) 역시 여러 생에 많은 공덕을 쌓은 분입니다.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마야왕비라면 보살께서 의탁하시기 충분할 것입니다.”

깊은 선정에 들어 사꺄족의 혈통과 국토, 시기와 부모가 될 분을 자세히 관찰한 다음, 보살은 도솔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귀신별에 달이 모습을 감추는 밤, 나는 사꺄족 숫도다나왕이 다스리는 까삘라의 마야왕비 태에 들 것입니다.”

 


  1. 보살(菩薩) : 보디삿따(Bodhisatta), 산스크리트어로는 보디삿트바(Bodhisattva)의 번역어이다. 초기경전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의 부처님을 일컬을 때만 보살이란 말을 사용한다. 깨달음의 추구 또는 사성제에 관한 깨달음[보리(Bodhi)]를 추구하는데 열중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보살은 10가지 수행의 극치[십바라밀(pāramī ; 완성)]을 닦는다. 즉 보시(布施, dāna), 지계(持戒, sīla), 출리(出離, nekkhamma), 지혜(智慧, paññā), 정진(精進, viriya), 인욕(忍辱, khanti), 진실(眞實, sacca), 결의(決意, adhiṭṭhāna), 자애(慈愛, mettā), 평온(平穩, upekkhā)이다. 이를 십바라밀이라고 하며, 북전에서는 6가지인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육바라밀이라 한다. [본문으로]
  2. 과거칠불(過去七佛)의 다섯 부처님이다 : ①위빠시(Vipassi Buddha, 비바시불, 91겁전, 과거 장엄겁 제998불) ②시키(Sikhi Buddha, 시기불, 31겁전, 과거 장엄겁 제999불) ③웻사부 붓다(Vessabhu Buddha, 비사부불, 31겁전, 과거 장엄겁 제1000불) ④까꾸산다 붓다(Kakusandha Buddha, 구류손불, 현재 현겁 제1불) ⑤꼬나가마나 붓다(Konagamana Buddha, 구나함모니불, 현겁 제2불) [본문으로]
  3. 까사빠 붓다(Kassapa Buddha, 가섭불, 현재 현겁 제3불) : 과거칠불(過去七佛) 중 여섯 번째 부처님이다. [본문으로]
  4. 조띠빨라(Jotipāla) : 깟싸빠Kassapa) 부처님 시대의 바라문 청년으로서 그의 친구인 가띠까라(Ghaṭīkāra)의 간곡한 권유로 깟싸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귀의하여 출가하였다. 이러한 내용이 맛지마니까야(Majjhima Nikāya)의 가띠까라의 경(Ghaṭīkarasutta, M81)에 역사적인 고따마 부처님 이전의 24불 가운데 24번째 부처님이며, 현재의 우주기인 현겁(現劫)에서 세 번째 부처님이자 과거칠불의 한 분인 깟싸빠[Kassapa, 가섭불(迦葉佛)] 부처님과의 인연이야기가 있다. 또한 쌍윳따니까야(Saṁyutta-Nikāya)의 가띠까라의 경(Ghaṭīkarasutta, S1:50)에서 가띠까라가 세존을 방문해서 옛 우정을 환기시킨다. [본문으로]
  5. 유순(由旬)은 요자나(Yojana)의 번역으로‘황소가 멍에를 걸고 하루에 가는 거리’라 하여 약 7마일( miles =11.2Km) 또는 4가우따(Gavuta))라고 했고, 4끄로사(Krosa)로 대략 9마일(14.4Km)이라고 했다. [본문으로]
  6. 도솔천(兜率天, tusitā)의 수명은 4,000천상년(天上年)인데 남섬부주의 400년이 1주야이고 30일을 한 달로 하며 12개월이 1년이다. 그러므로 미륵불의 하생 시기를 남섬부주 중생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5억7천6백만년이다. (4,000년×400년×30일×12개월=576,000,000년)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의 출현을 일반적으로 56억7천만년 후라고 회자되고 있으나 도솔천의 수명에 근거하면 5억7천6백만년 후에 중생구제를 위하여 하생하신다고 보아야 하겠다. [본문으로]
  7. 마니(mani)주(珠) : 마니는 진주나 보석을 의미하는데 마니주는 여의주(如意珠)와 같은 의미이다. [본문으로]
  8. 천인오쇠(天人五衰) : 천계(天界)의 천인(天人)이 그 복이 다하고 하늘의 수명이 다하면 다섯 가지 징후인 오쇠(五衰)의 괴로움을 받다가 다시 인간ㆍ축생 등의 오도(五道)에 떨어진다고 한다. [본문으로]
  9. 수메루(Sumeru) : 음사(音寫)하여 수미산(須彌山)이라 하고, 묘고산(妙高山)이라 의역한다. 불교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는 산이다. 이 산의 주위에 7산 8해(七山八海)와 철위산(鐵圍山)이 둘러싸여 있으며 물 위에 보이는 것이 8만 유순이고 물속에 잠긴 것이 8만 유순이라고 한다. 꼭대기에는 도리천(忉利天)이 있고 그 중앙에 제석천(帝釋天, ⓢIndra)이 거주하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으며, 사방에 각각 8개의 성(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도리천을 33천(Tāvatiṃsa)이라고도 한다. 중턱은 사천왕의 주처라고 한다. [본문으로]
  10. 잠부디빠(ⓢJambudīpa) : 수미산의 동ㆍ남ㆍ서ㆍ북 사방에 각각 하나씩 4대주(四大州)가 있는데 그 중 남쪽에 있는 대륙을 한역하여 남섬부주(南贍浮州)라 한다. 수미산을 중심으로 한 4개의 대륙과 해와 달을 포함한 세계를 소세계(小世界)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불교경전에서 말하는 남섬부주는 지구 전체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의 인도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며 오늘의 인도를 포함하여 서쪽으로는 아프카니스탄, 북쪽으로는 티벳, 네팔, 부탄, 동쪽으로는 방글라데시를 아우르는 광활한 지역을 말한다. ▣ 4대주(四大州) : 동승신주(東勝身州, ⓢPūrva-videha), 남섬부주(南贍浮州, ⓢJambudīpa), 서우화주(西牛貨州, ⓢApara-godāniya), 북구로주(北瞿盧州, ⓢUttara-kuru)이다. 구역(舊譯)은 동불발제(東弗婆提), 남염부제(南閻浮提), 서구야니(西瞿耶尼), 북울단월(北鬱單越)이다. [본문으로]
  11. 숫도다나를 한역하여 정반왕(淨飯王)으로 번역한 것은 어원적으로‘숫다[Suddha(흰)], 오다나[ Odana(쌀밥)]' 이란 뜻에 근거한다. [본문으로]
  12. 마하마야(Mahāmāyā)는 마야(māyā)라고도 하며 한역경전에서 마야부인(摩耶夫人)으로 알려져 있다. 「자따까(Jātaka)」에 따르면 마야 왕비는 십만겁 동안 바라밀을 닦아왔으며, 보살을 잉태했을 때부터 남자에 대한 애욕을 일으키지도 않고,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오계(五戒)를 철저히 지켰다고 한다. 그리고 친정인 데와다하[Devadaha, 천비성(天臂城)]로 가는 도중에 룸비니(Lumbinī)에서 살라(Sāla)나무 가지를 잡고 서서 오른쪽 옆구리로 보살을 낳았다. 그리고 보살이 태어난 지 이레가 되던 날 죽어서 도솔천에서 마야데와뿟따(Māyādevaputta)라는 이름의 남자천인으로 재생했다. 부처님께서는 아살하(Āsāḷha) 보름날 간담바(Gaṇḍamba)나무 밑에서 쌍신변(雙身變, yamaka-pāṭihāriya)을 나투시고 나서 삼십삼천에 올라 3개월의 안거를 보내시며, 법문을 들으러 삼십삼천으로 내려온 어머니를 위시한 천인들에게 아비담마를 설하셨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