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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157] 보디 왕자 이야기

moksha 2025. 9. 14. 16:19

[Dhp.157] 보디 왕자 이야기

 

어느 때 보디(Bodhi) 왕자는 아주 웅장한 궁전을 새로 지었다. 그는 궁전의 낙성식 행사 가운데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계획을 포함시키고, 이를 위해 세 가지 향기를 건물에 뿌리고 따로 향을 피워서 식장 전체에 은근한 향기가 가득 차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식장 바닥에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융단을 깔았다. 그는 결혼한 이래 아직 자녀가 없었다. 그래서 자녀가 있기를 바란 그는 만약 자기에게 자녀가 생길 과보가 있다면 부처님께서는 이 융단을 밟으시며 들어오실 것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도착하시었다. 그러자 보디 왕자는 부처님께 공손하게 인사를 세 번 올리고 부처님을 안으로 모시려 하였다. 그런데 웬일인지 부처님께서는 선 자리에서 움직이시지 않으시고 뒤에 서 있던 아난다 테라를 돌아보시었다. 그러자 아난다 테라는 부처님의 은근한 뜻을 짐작하고 보디 왕자에게 융단을 치워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융단이 다 걷힌 다음에야 부처님께서는 궁전 안으로 들어오시어 자리에 앉으시었다. 이때 왕자는 다시 인사를 세 번 올렸고, 잘 장만한 여러 가지 음식을 부처님께 정성스럽게 올리면서 부처님 옆에 공손히 앉아 시중을 들었다.

 

마침내 부처님께서 공양을 끝내시고 후식까지 다 드신 다음 손을 씻으시자 왕자는 왜 부처님께서는 융단을 밟고 들어오시지 않으시었는지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왕자가 여러 사람에게 만약 나에게 자녀가 생길 과보가 있다면 부처님께서는 융단을 밟고 안으로 들어오실 것이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시었다. 왕자는 놀라면서 과연 그러했노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왕자와 왕자비에게 남아 있는 전생의 불선업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시었다.

 

지난 과거의 한 생애에 그들은 부부가 되어 상선을 타고 바다를 여행하다가 중도에 큰 풍랑을 만나 배가 깨지게 되었다. 상선에 탔던 사람들은 그 바람에 모두 죽었고, 단지 그들 두 사람만이 널빤지 하나에 몸을 실어 살아날 수 있었다. 그들은 파도에 밀려가던 끝에 사막과 다름없는 무인도에 도착했다. 그동안 여러 날을 두고 굶주렸던 그들은 무인도에 도착하여 무엇이든 먹을 것을 찾았으나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는 수 없이 물새들이 까놓은 물새알을 찾아내어 그것으로 겨우 생명을 유지해 나갔다.

 

새들은 알을 낳아 새끼를 번식시키는 것인데 그들이 알을 먹어 치운 과보로 그들은 금생에 자녀가 없는 것이었다. 만약 그들이 당시에 좀 더 착하게 처신했더라면, 즉 비록 무인도에 떨어졌더라도 그 물새 알을 아주 다 먹어 버리지 않고 종자가 될 만큼만 남기고 먹었더라면 금생에 자녀가 하나나 둘은 있었을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내용의 말씀을 하신 다음 보디 왕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자기 자신이야말로 가장 소중하기에 누구든지 자기를 잘 보호해야 하느니라. 또한 이같이 다른 존재도 소중한 줄을 알아 잘 보호해 주어야 하나니, 다른 존재를 보호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의 생명까지 해치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안 될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157]

자기가 사랑스러운 것을 알면,

자기 자신을 잘 수호해야 한다.

현명한 님이라면 세 시기(주) 가운데

적어도 한 번 자기를 살펴야 하리.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보디 왕자는 흐름에 든 경지를 성취하였다.

 

세 시기 : 밤을 초경, 이경, 삼경으로 나누면 세 단계가 된다. 여기서는 인생의 세 단계인 초년, 중년, 말년 중 한 단계만이라도 자기를 잘 억제하여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으로써 자기를 보호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