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67] 한 농부 이야기
어느 날 한 떼의 도둑이 부잣집을 털어 현금과 여러 가지 귀중품들을 가지고 들판으로 도망쳤다. 도둑들은 거기서 훔친 물건들을 자기네들끼리 나눈 다음 각기 흩어져 버렸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일천냥이 든 현금 주머니를 실수로 거기에 놓아두고 떠났다.
그날 아침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시방 세계를 살펴보시다가 도둑이 현금 주머니를 놓고 간 논의 주인(농부)이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할 인연이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테라와 함께 그 농부가 논을 갈고 있는 곳으로 가시었다. 농부는 부처님께서 가까이 오시자 정중하게 예를 올리고 쟁기질을 계속했다. 부처님께서는 논에 떨어져 있는 돈주머니를 가리키며 아난다 테라(장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저기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아라.”
이에 아난다 테라도
“과연 그렇습니다. 저도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았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런 뒤 두 분은 탁발을 하기 위해 계속 걸어 사왓티 성 내로 들어가시었다.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다 테라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이상하게 여겨 정말로 자기 논에 뱀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가리키신 자리에 돈주머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 돈주머니를 주워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 두었다. 이때 재산을 잃어버린 주인이 도둑의 발자국을 따라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 곳에 왔다. 그는 이번에는 농부의 발자국을 밟아감으로써 마침내 자기가 잃어버린 돈주머니를 찾아냈고, 농부를 도둑으로 단정하여 그를 잡아다가 사정없이 매질을 했다. 그런 뒤에 그는 농부를 왕에게 넘겼다. 왕은 그에게 사형을 선언하여 사형 집행관은 그를 끌고 공동묘지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에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다 테라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난다여, 저기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아라.”
“그렇습니다. 저도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았습니다, 부처님”
왕의 명령으로 농부를 사형시키려던 관리는 농부가 이같이 중얼거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다시 왕에게 갔다. 왕은 이것은 농부가 부처님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싶어하는 것이라 여겨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농부를 데리고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날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신 다음 농부의 무죄를 증언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런 증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농부는 죄 없이 당하고 말았을 거라고 하시면서, 왕에게는 어진 사람은 절대로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설법하시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행한 뒤에 후회하고
얼굴에 눈물 흘리며 비탄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 설법 끝에 농부는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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