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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윳따 니까야(Saṁyutta Nikāya)/제12 인연의 모음(NidānaSaṁyutta

아쩰라 깟싸빠의 경(Acelakassapa-sutta, S12:17) : 영원주의와 허무주의를 떠난 중도의 가르침

moksha 2018. 10. 5. 19:30

아쩰라 깟싸빠의 경(Acelakassapa-sutta, S12:17)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라자가하 시의 숲에 있는 깔란다까니와빠1에 계셨다.

 

2. 그 때 세존께서 아침 일찍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탁발을 하기 위해 라자가하 시로 들어가셨다.

 

3. 그 때 아쩰라 깟싸빠2가 세존께서 멀리서 오시는 것을 보았다. 보고 나서 세존께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 한 쪽으로 물러나 섰다.

 

4. 한 쪽으로 물러나서서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싸빠] “저는 존자 고따마께 기꺼이 어떤 점에 관하여 질문을 하려 합니다. 만약 사정이 허락하신다면 존자 고따마께서는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세존] “깟싸빠여, 지금은 질문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5. 두 번째로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싸빠] “저는 존자 고따마께 기꺼이 어떤 점에 관하여 질문을 하려 합니다. 만약 사정이 허락하신다면 존자 고따마께서는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세존] “깟싸빠여, 지금은 질문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6. 세 번째로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싸빠] “저는 존자 고따마께 기꺼이 어떤 점에 관하여 질문을 하려 합니다. 만약 사정이 허락하신다면 존자 고따마께서는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세존] “깟싸빠여, 지금은 질문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싸빠] “그러나 존자 고따마께 결코 많은 질문은 하지는 않겠습니다.”

[세존] “깟싸빠여, 원한다면 질문하십시오.”

 

7. [깟싸빠]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든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세존]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8. [깟싸빠]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남이 만든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세존]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9. [깟싸빠]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들기도 하고 남이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까?”

[세존]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10. [깟싸빠]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든 것도 아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세존]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11. [깟싸빠]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없는 것입니까?”

[세존] “깟싸빠여, 괴로움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깟싸빠여, 괴로움은 있는 것입니다.”

 

12. [깟싸빠]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

[세존] “깟싸빠여, 나는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고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깟싸빠여, 나는 참으로 괴로움을 압니다. 깟싸빠여, 나는 참으로 괴로움을 봅니다.”

 

13. [깟싸빠]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든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행자께서는‘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남이 만든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행자께서는‘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들기도 하고 남이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행자께서는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든 것도 아닌 원인 없이 생겨난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깟싸빠여,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존자 고따마여, 괴로움은 없는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행자께서는 ‘깟싸빠여, 괴로움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깟싸빠여, 괴로움은 있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 고렇다면 존자 고따마께서는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행자께서는‘깟싸빠여, 나는 괴로움을 알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니고 보지 못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깟싸빠여, 나는 참으로 괴로움을 압니다. 깟싸빠여, 나는 참으로 괴로움을 봅니다.’고 대답했습니다. 존경하는 세존께서는 저에게 괴로움을 보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세존께서는 저에게 괴로움을 보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세존께서는 저에게 괴로움을 가르쳐 주십시오.”

 

14. [세존] “깟싸빠여,‘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가 동일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괴로움이 있는 것과 관련하여 ‘괴로움은 자신이 만든 것이다.’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것은 영원주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깟싸빠여,‘행위하는 자와 경험하는 자가 다르다.’고 한다면, 괴로움을 당한 것과 관련하여 ‘괴로움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다’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것은 허무주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15. 깟싸빠여, 여래는 이러한 양극단을 떠나서 중도로 가르침을 설합니다. 무명을 조건으로 형성이 생겨나고, 형성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고, 의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생겨나고, 명색을 조건으로 여섯 가지 감역이 생겨나고, 여섯 가지 감역을 조건으로 접촉이 생겨나고, 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생겨나고,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생겨나고,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생겨나고,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생겨나고,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생겨나고,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이 생겨납니다.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은 이와 같이 해서 생겨납니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하면 형성이 소멸하고, 형성이 소멸하면 의식이 소멸하며, 의식이 소멸하면 명색이 소멸하고, 명색이 소멸하면 여섯 가지 감역이 소멸하며, 여섯 가지 감역이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고,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며, 느낌이 소멸하면 갈애가 소멸하고, 갈애가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며,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며,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이 소멸합니다.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은 이와 같이 해서 소멸합니다.”

 

16.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싸빠] “세존이시여,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십니다.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 가려진 것을 열어 보이듯, 어리석은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저는 세존께 귀의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또한 그 수행승의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세존 앞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겠습니다.”

 

17. [세존] 깟싸빠여, 이전에 이교도였던 자로서 이러한 가르침과 계율 아래 출가를 원하고 구족계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사 개월을 견습하고, 사 개월이 지난 뒤 견습을 마치고, 수행승들이 만족하여 원하면, 그를 출가시켜 수행승이 되도록 구족계를 줍니다. 그러나 나는 개개인의 개성의 차이에 관해 잘 알고 있습니다.

18. [깟싸빠] “세존이시여, 만약 이전에 이교도였던 자로서 이러한 가르침과 계율 아래 출가를 원하고 구족계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4개월을 견습하고, 사 개월이 지난 뒤에 견습을 마치고 수행승들이 만족하여 원하면, 그를 출가시켜 수행승이 되도록 구족계를 준다면, 저는 4년을 견습하고, 4년이 지난 뒤에 견습을 마치고, 수행승들이 만족하여 원하면, 저를 출가시켜 수행승이 되도록 구족계를 주게 하십시오.”

 

19. 이렇게 아쩰라 깟싸빠는 세존 앞에 출가하였고 구족계를 받게 되었다.

 

20. 그런데 존자 깟싸빠는 구족계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홀로 떨어져서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였다. 그는 오래지 않아, 그러기 위해 양가의 자제들이 당연히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했듯이, 그 위없는 청정한 삶을 바로 현세에서 스스로 곧바로 알고 깨달아 성취했다. 그는 ‘태어남은 부서졌고, 청정한 삶은 이루어졌고, 해야 할 일은 다 마쳤으니,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라고 곧바로 알았다.

 

21. 그래서 존자 깟싸바는 거룩한 님 가운데 한 분이 되었다.

 

아쩰라 깟싸빠의 경이 끝났다.

 

  1. 벨루 숲의 깔란다까니와빠(Veḷuvane Kalandakanivāpe) : 벨루 숲은 웰루와나(Veḷuvana, 죽림竹林)는 ‘대나무 숲’이다. 이곳에 깔란다까(Kalandaka) 장자(長子)로부터 죽림(竹林)을 희사받아 마가다 국왕 빔비사라(Bimbisāra) 왕이 정사를 지어 부처님과 승단에 기증하였다. 이 정사를 웰루와나라마(Veḷuvanārāma) 즉 죽림정사(竹林精舍)라 한다. 이 숲의 승원 가운데 한 부분의 지명이 ‘다람쥐 키우는 곳[율서사양처(栗鼠飼養處)’이란 뜻의 깔란다까니와빠(Kalandakanivāpa)이다. 웰루와나라마(Veḷuvanārāma, 죽림정사竹林精舍)를 깔란다까니와빠(Kalandakanivāpa)라 부르기도 하는데, 다람쥐(Kalandaka)에게 먹이를 주는 곳(nivāpa)이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아쩰라 깟싸빠(Acela Kassapa) : 아쩰라(Acela)는 나형외도(裸形外道) 즉 완전히 벌거벗은 고행주의자를 말하며 ①결발외도(結髮外道, jaṭilā) ②니간타(nigaṇṭhā) ③나형외도(裸形外道, Acela) ④일의외도(一衣外道, ekasāṭakā) ⑤편력외도(遍歷外道, paribbājakā)의 다섯 고행자 가운데 하나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