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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윳따 니까야(Saṁyutta Nikāya)/제12 인연의 모음(NidānaSaṁyutta

깟짜야나곳따의 경(Kaccāyanagottasutta, S12:15) : 영원주의(상견)와 허무주의(단견)의 타파

moksha 2018. 10. 5. 18:42

깟짜야나곳따의 경(Kaccāyanagottasutta, S12:15)

 

1. 한 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에 계셨다. 그 때 존자 깟짜야나곳따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 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2.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존자 깟짜야나곳따1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깟짜야나] “세존이시여,‘올바른 견해, 올바른 견해’ 라고 하는데, 세존이시여, 어떠한 점 에서 올바른 견해가 있는 것입니까?”

 

3. [세존] “깟짜야나여,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존재2 또는 비존재3 두 가지에 의존한다.

 

4. 깟짜야나여, 참으로 있는 그대로 올바른 지혜로 세상의 발생을 관찰하는 자에게는 세상에 비존재라는 것은 사라진다.4 깟짜야나여, 참으로 있는 그대로 올바른 지혜로 세상의 소멸을 관찰하는 자에게는 존재라는 것은 사라진다.5

 

5. 깟짜야나여,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접근, 집착, 주착6을 통해 구속 되어 있지만, 그는 접근, 집착, 그리고 마음의 독단, 주착, 경향7에 접근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나의 자아라는 독단을 취하지 않으며, 일어나는 것은 오로지 괴로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은 오로지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8 라고 의심하지 않고 의혹하지 않는다. 여기에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그의 앎이 있다. 깟짜야나여, 이러한 점에서 올바른 견해가 있는 것이다.

 

6. 깟짜야나여,‘모든 것은 존재한다.’고 하는 것은 하나의 극단이다.‘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또 하나의 극단이다. 깟짜야나여, 여래는 그러한 양극단을 떠나서 중도로 가르침을 설한다.

 

7. 무명을 조건으로 형성이 생겨나고, 형성을 조건으로 의식이 생겨나고, 의식을 조건으로 명색이 생겨나고, 명색을 조건으로 여섯 가지 감역이 생겨나고, 여섯 가지 감역을 조건으로 접촉이 생겨나고, 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생겨나고,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생겨나고, 갈애를 조건으로 집착이 생겨나고, 집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생겨나고,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생겨나고,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9이 생겨난다.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은 이와 같이 해서 생겨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사라져 소멸하면 형성이 소멸하고, 형성이 소멸하면 의식이 소멸하며, 의식이 소멸하면 명색이 소멸하고, 명색이 소멸하면 여섯 가지 감역이 소멸하며, 여섯 가지 감역이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고,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며, 느낌이 소멸하면 갈애가 소멸하고, 갈애가 소멸하면 집착이 소멸하며, 집착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며,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과 죽음,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이 소멸한다. 이 모든 괴로움의 다발들은 이와 같이 해서 소멸한다.”

 

깟짜야나곳따의 경이 끝났다.

 

 

▣ 관련 경전 : ㆍ무쟁(無諍)의 분석 경(Araṇavibhaṅgasuttaṃ, 평화에 대한 분석의 경, M139)

 

 

 

  1. 깟짜야나곳따(Kaccāyanagotta) : 깟짜야나란 성씨를 가진 자란 뜻이다. 존자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으나 테라가타(Thag.)142와 238에 언급되어 있다. 이 경과 유사한 내용이 찬나의 경(Channasutta, S22:90)에 아난다(Ānanda)와 찬나(Channa)의 대화로 나온다. [본문으로]
  2. 존재 : ‘atthitā의 역어로서 한역은 ’유(有)‘인데 이는 존재의 영원성을 뜻한다. 여기에서 존재에 대한 견해란 존재의 영원성에 바탕을 둔 철학적 이론 즉 영원주의[상견(常見), sassatadiṭṭhi]를 의미한다. ▣상견(常見, 삿싸따딧띠sassata-diṭṭhi)  ‘상견(常見)’으로 번역한 삿싸따딧띠(sassata-diṭṭhi)는 sassata(영원, 항상함)+diṭṭhi(견해)의 합성어이다. 영혼(靈魂)이나 자아(自我), 아뜨만(atman) 등은 절대 죽거나 없어지지 않는 불멸이며 분해되지 않고 죽은 후에도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는 삿된 견해이다. 즉 거친 육신이 소멸되어도 살아있는 실체인 영혼은 소멸되지 않고 다른 새로운 몸속으로 들어가서 계속해서 존재하며, 설령 세계가 무너지고 파괴될지언정 영혼은 영원히 존속하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교외의 다른 종교는 대부분 이러한 상견을 취하고 있다. 요컨대, 영혼이나 자아가 죽은 뒤에도 소멸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존재로 옮겨간다고 보는 믿음들은 모두 상견이다. 그리고 이 상견과 결부된 갈애(渴愛)를 존재에 대한 갈애[유애(有愛), bhava-taṇhā]라고 한다. [본문으로]
  3. 비존재 : ‘natthitā'의 역어로서 한역은 ’무(無)‘로 번역하고 있다. 이는 존재의 불연속적인 허무성을 뜻한다. 비존재에 대한 견해란 우리에게 내세가 없다는 허무주위[단견(斷見), ucchedadiṭṭhi]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4. 여기서 세계의 발생은 순관적 조건형태(anulomapaccayākāra)를 말한다. 올바른 지혜(sammappaññā) 즉 올바른 통찰의 지혜와 올바른 길의 지혜로써 모든 형성되어진 존재들이 무명(avijjā), 업(kamma), 갈애(taṇhā) 때문에 끊임없이 생겨나는 사실을 통찰한다면 현세의 존재에게 더 이상 내세가 없다는 허무주의[단멸론(斷滅論)]는 사라진다. [본문으로]
  5. 여기서 세계의 소멸은 역관적 조건형태(paṭilomapaccayākāra)를 말한다. 올바른 지혜(sammappaññā) 즉 올바른 통찰의 지혜와 올바른 길의 지혜로써 모든 형성되어진 존재들이 끊임없이 무상하게 소멸해가는 것을 관찰하면 모든 존재가 영원하다는 영원주의[상주론(常住論)]는 사라진다. [본문으로]
  6. 접근(upāya), 집착(upādāna), 주착(abhinivesa) : 주석서에 따르면 접근(upāya)은 두 가지의 접근 즉 갈애에 대한 접근과 견해에 대한 접근이 있다. 집착(upādāna)은 마찬가지로 갈애에 대한 집착과 사견에 대한 집착이 있다. 주착(abhinivesa)은 ‘빠져든 상태, 새겨진 상태, 탐착, 주착(住著)을 뜻하는데 역시 갈애와 사견에 대한 주착을 뜻한다. 갈애나 사견이 조건지어진 것과 관련하여 발생할 때 그것들을 ‘나’ 혹은 ‘나의 것’이라는 잘못된 관념을 일으킨다. 그래서 갈애와 사견은 접근, 집착, 주착으로 규정된다. [본문으로]
  7. 독단(abhiṭṭhāna), 주착(abhinivesa), 경향(anusaya) : 이는 마음이란 의미와 관련된 것이다. [본문으로]
  8. 다섯 가지 존재의 다발[pañcupācupādānakkhandha, 오취온(五取蘊)]의 발생과 소멸을 뜻한다. [본문으로]
  9. 빠알리(pāli)어는 소까빠리데와둑카도마낫수빠야사(Sokaparidevadukkhadomanassupāyāsā)라는 복합어이다.여기서 소까(Soka)는 슬픔으로, 빠리데와(parideva)는 비탄, 둑카(dukkha)는 고통, 도마낫사(domanassa)는 근심, 우빠야사(upāyāsā)는 절망으로 표현되어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