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송43] 두 아들의 어머니이자 다른 두 아들의 아버지였던 소레이야 테라 이야기
은행가의 아들 소레이야는 친한 진구들과 함께 수레를 타고 교외로 목욕을 나갔다가 마하깟짜야나 테라[Thera, 장로(長老)]가 탁발을 하려고 시내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때 이상하게도 ‘아, 저 빅쿠[Bhikkhu, 비구(比丘)]가 나의 아내가 된다면! 또는 내 아내가 저 빅쿠처럼 희고 곱게 광명으로 빛나는 살결을 갖고 있다면’이었다. 그래서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수레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그의 친구들과 수레를 모는 사람은 그가 뛰어내리는 것을 몰랐다. 그는 수레에서 뛰어내려 혼자서 “도대체 이 무슨 꼴인가!” 하고 외치며 숲 속을 헤매고 돌아다녔다. 그러는 사이에 그는 완전한 여자로 바뀌어 버렸다. 여인이 된 그는 장사꾼들을 따라 탁까실라로 향하는 수레를 탔다.
한편 소레이야의 친구들은 소레이야가 갑자기 없어진 것을 알고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소레이야의 가족들은 친구들에게 소레이야의 행방을 물었고, 친구들은 그가 목욕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이렇게 자식을 잃은 소레이야의 부모는 큰 슬픔에 빠졌으며, 장례식까지 성대하게 마쳤다.
그러는 동안에 여자가 된 소레이야는 장사꾼들과 함께 탁까실라에 도착했는데, 아주 어여쁜 용모였기 때문에 함께 간 장사꾼들은 그녀를 그곳 은행가의 아들에게 소개시켰다. 그 결과 그녀는 은행가의 아들에 마음에 들어 결국 그와 결혼했다.
탁까실라 시의 은행가의 아들과 결혼한 그녀는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첫아들이 자라서 걸어 다닐 정도가 되었을 때 둘째아들을 낳았다. 그래서 그녀는 두 아들을 두게 되었는데, 사왓티에는 그가 은행가의 아들일 때 낳은 두 아들이 있었으므로, 결국 네 아들의 어버이가 된 셈이었다.
그러던 어는 때 소레이야와 과거에 친구였던 사람이 장사를 하려고 오백 채의 수레에 짐을 잔뜩 싣고 탁까실라 지방으로 왔다. 이때 소레이야는 자기 집 이층 창가에 앉아 길거리를 내려보다고 있었는데, 곧 자기의 옛 친구를 알아보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집안에 불러들여 친절하게 대접했다. 소레이야의 옛 친구는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는 마나님으로부터 후대를 받고 의아해 했다. 그는 말했다.
“주인마님, 마님은 저를 본 일도 없으신데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군요.”
“아니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소. 당신은 사왓티에서 오신 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만”
“그러면 묻겠소이다만, 아무아무 은행가를 아시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분의 가족들은 모두 편안하신가요?”
“예 모두들 편안하십니다. 그런데, 마님께서는 어떻게 그분들을 아십니까?”
“잘 알 일이 있지요. 그런데 그 은행가에는 아들이 있었지요?”
소레이야의 친구는 말했다.
“마님, 그분의 아들에 대해서라면 말도 꺼내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목욕을 하러 가다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방으로 그를 찾아보았자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부모님은 큰 슬픔에 빠졌고, 결국 장례식까지 치렀습니다.”
여인이 된 소레이야가 말했다.
“내가 바로 그 소레이야라네.”
“뭐라구요?”
소레이야의 친구는 매우 당황하여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저리 가십시오! 마님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나는 소레이야의 친구였습니다. 맹세코 그는 남자였지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렇네만, 어찌 됐든 내가 바로 소레이야라네.”
“정 그렇게 우기신다면 묻겠습니다만. 그때 남자였던 사람이 지금은 여자가 된 이 불가사의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잘 기억해 보게나, 그때 자네는 탁발을 나가시는 마하깟짜야나 테라를 보았던 게 생각나나?”
“예, 저도 그때 그분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군, 바로 그때 소레이야였던 나는 이상하게도 그분이 나의 아내였으면, 또는 내 아내가 저 분과 같이 고운 피부를 가진 여자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기 시작했던 걸세, 그래서 당황하여 누구에게 이 괴이한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수레에서 뛰어 내렸던 거야.”
소레이야는 친구에게 자기의 기구한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친구는 그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는 큰 실수를 했네, 왜 그때 내게 그 말을 해주지 않았나? 자네는 마땅히 마하깟짜야나 테라님께 용서를 구했어야 마땅했네.”
“이제라도 늦지 않겠지, 그 테라님이 어디 계시는지 알고 있나?”
“마침 이 도시 근처에 계신다고 들었네만.”
그분이 내 초청에 응해 주실까? 나는 그분께 공양을 올리고 싶네.”
“그렇다면 어서 준비하도록 하게나. 내가 자네와 함께 테라님께 가서 자네를 용서해 주십사고 청해 볼 테니까.”
그래서 소레이야는 옛 친구와 함께 마하깟짜야나 테라가 머무는 수도원으로 갔다. 그들은 테라에게 인사를 올리고
“테라님, 내일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하고 청했다. 그러자 테라는 소레이야의 친구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도시를 찾아온 다른 지역에 사는 상인이 아닙니까?”
“테라님, 그런 문제는 제발 묻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내일 아침 공양만 받아주십시오.”
그러자 테라는 공양초청을 받아들였다.
곧 소레이야의 집에서는 많은 음식이 준비되었고, 다음날에 되어 마하깟짜야나 테라는 아침에 소레이야의 집에 도착했다. 은행가의 아들(소레이야 남편)은 준비된 장소에 테라를 안내하고 각종 진귀한 음식을 대접했다. 그렇게 대접이 끝나고 나서 소레이야 옛 친구는 소레이야를 테리고 나와 테라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게 한 뒤 말했다.
“테라님, 이 여인은 과거에 저와 아주 친했던 남자 친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테라님을 뵙고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자마자 여자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제발 이 불행한 사람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에 테라가 말했다.
“그랬군요. 어서 일어나시오. 나는 그대를 용서하오.”
테라가 이렇게 용서를 선언하자, 소레이야의 몸은 곧 남자로 회복되었다. 그렇게 소레이야가 다시 남자로 바뀌자 탁가실라 은행가의 아들이자 소레이야의 남편은 그에게 말했다.
“착한 친구여, 당신은 전에 두 아들의 어머니였고, 나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고, 당신이 여자였을 때나 지금 남자가 되어서나 당신이 그들의 어버이인 것은 변함이 없소. 그러니 당신은 나와 함께 이 집에서 살아갑시다.”
그러자 소레이야는 고개를 저었다.
“친구여, 나는 한 생을 살아가면서 몸이 바뀌는 업 때문에 두 성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남자였고, 다음에는 여자였다가, 이제는 다시 남자가 된 것입니다. 처음에 나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고, 다음에 나는 두 아들의 어머니였습니다. 착한 친구여, 당신은 그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나에게 그런 말씀은 말아주십시오. 나는 이제 다시는 가정생활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저 테라님을 따라 빅쿠가 되고 싶습니다. 여기 두 아들은 당신이 잘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소레이야는 두 아들에게 입을 맟추고 꼭 끌어안아 주었다. 그는 두 아들을 아이의 아버지에게 넘겨주고 마하깟짜야나 테라에게 출가하여 빅쿠가 되었다. 마하깟짜야나 테라는 소레이야를 빅쿠로 만들어 사왓티로 떠났는데, 사왓티에서 그는 소레이야 빅쿠라고 불리었다.
사왓티 성 내에 소레이야 빅쿠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놀랍고 신기하게 생각하여 그에게 묻곤 하였다.
“테라님, 테라님에 대해 들리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테라님이 처음에는 두 아버지였고, 나중에는 다른 두 아들의 어머니였다는게 사실이었군요. 그러면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중 어느 쪽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느껴지던가요?”
“두 쪽 다 애정이 가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어머니였을 적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갑니다.”
방문객들은 연방 이런 질문을 해댔고, 소레이야 빅쿠는 항상 어머니였을 적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는 중에 소레이야 빅쿠는 수행이 깊어져 갔다. 그는 대중의 관심의 표적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혼자 있고 싶어졌다. 그는 혼자 앉아 있으면서, 또는 서 있거나 누워 있거나 간에, 자기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 생각들이 어떻게 일어나며 또 사라지는지를 예의 주시했다. 그 결과 그는 사마디를 성취했고, 마침내 아라한이 될 수 있었다. 그런 다음부터 사람들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전과 달라졌다. 이제 그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가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나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도 애정이 가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 소레이야 빅쿠의 변화를 알게 된 빅쿠들이 부처님께 이런 사실을 말씀드렸다.
“부처님, 소레이야 빅쿠는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전에는 항상“나는 어머니였을 적에 갖게 된 두 아들에 대해서 더 많은 애정을 느낀다.” 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도 애정을 느끼지 않는다.” 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나의 아들 소레이야는 결코 헛된 말을 하고 있지 않느니라. 그의 마음이 바른 길에 들어서게 되자 그는 진실을 보고 진실을 말하게 된 것이니라. 마음을 바르게 인도하는 진리를 깨달은 수행자는 모든 생명에게 두루 애정을 베풀어 주게 되는 법이며, 이런 참된 애정은 결코 한 두 사람의 아버지나 어머니의 범주를 넘어서느니라. 그리하여 그는 몇 사람의 어버이에서 이제는 많은 중생의 어버이가 된 것이니, 그가 전의 자녀들에게 유별난 애정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은 실로 당연 하니까.”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하고
다른 친족이 대하는 것보다
올바로 지향된 마음이
자신을 대하는 것은 더욱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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