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40] 500빅쿠가 아라한과를 증득한 이야기와 자애경

moksha 2018. 6. 11. 22:10

[게송40] 500빅쿠가 아라한과를 증득한 이야기와 자애경

 

어느 때 오백명의 빅쿠들이 선정에 들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다가 고요하고 넓은 숲에 이르러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런데 이 숲속 나무에 머물러 살던 숲의 정령(精靈)들은 빅쿠들이 이 숲을 수행처로 정하자 불만스러워 했다. 왜냐하면 빅쿠들이 자기들 아래에 있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자기들도 땅밑으로 내려와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정령들은 빅쿠들이 머지않아 떠나려니 여기며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빅쿠들은 좀처럼 숲을 떠나지 않았고, 그렇게 보름이 지나가자 숲의 정령(精靈)들은 빅쿠들이 이곳에 이대로 더 오래도록 머무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만일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우기동안 정령들도 흙바닥에서 지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령들은 불만을 참지 못하고 밤에 나타나 빅쿠들을 놀라게 했다.


예를 들면 머리는 있으나 몸은 없다든지, 몸은 있어도 머리는 없는 괴이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상한 소리를 내며 숲의 분위기를 으스스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빅쿠들은 당황해 했지만 곧 수행으로써 이를 극복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러한 사태가 계속되자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어 결국 부처님을 찾아뵈어 이와 같은 어려움을 알렸다.


부처님께서는 빅쿠들이 겪은 일을 자세히 들으시더니, 그것은 빅쿠들이 알맞은 무기로 대하지 못했기 떄문이라며, 알맞은 무기로 대하면 괜찮아질꺼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무기란 자비를 뜻하는 것으로 자비는 모든 두려움과 적의를 가라앉히는 법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빅쿠들에게 자애경(Mettasutta, Stn.143~152)을 설법해 주셨다.


[Stn.143]

“널리 이로운 일에 능숙하여서

평정의 경지를 성취하고자 하는 님은

유능하고 정직하고 고결하고

상냥하고 온유하고 교만하지 말지이다.

 

[Stn.144] 

만족할 줄 알아서 남이 공양하기 쉬워야 하며,

분주하지 않고 생활이 간소하며,

몸과 마음 고요하고 슬기로우니,

가정에서 무모하거나 집착하지 말지이다.

   

[Stn.145] 

다른 양식있는 님들의 비난을 살만한

어떠한 사소한 행동이라도 삼가 하오니,

안락하고 평화로워서,

모든 님들은 행복해지이다.


  [Stn.146]  

살아있는 생명이건 어떤 것이나,

동물이나 식물이거나 남김없이,

길다랗거나 커다란 것이거나,

중간 것이거나 짧은 것이거나,

미세하거나 거친 것이거나,


[Stn.147]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거나

멀리 사는 것이나 가까이 사는 것이나,

이미 생겨난 것이나 생겨날 것이나,

모든 님들은 행복하여지이다.

   

[Stn.148] 

서로가 서로를 헐뜯지도 말지니,

어디서든지 누구든지,

분노 때문이든 증오 때문이든

서로에게 고통을 바라지 않나이다.


[Stn.149]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을

목숨 바쳐 구하듯,

이와 같이 모든 님들을 위하여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게 하여지이다.

   

[Stn.150] 

그리하여 일체의 세계에 대하여,

높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넓은 곳으로

장애 없이, 원한 없이, 적의없이, 자애로운,

한량없는 마음을 닦게 하여지이다.

   

[Stn.151] 

서있거나 가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깨어있는 한,

자애의 마음이 굳게 새겨지이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청정한 삶이옵니다.

   

[Stn.152] 

삿된 견해에 의존하지 않고

계행을 갖추고, 통찰을 갖추어

감각적인 욕망을 다스리면,

결코 다시 윤회에 들지 않을 것이옵니다.”


빅쿠들은 이 자애경을 듣고 숲 어귀에 들어서면서 부터 자비심을 일으켜 경을 독송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자 숲의 정령들은 더 이상 적대감을 일으키지 않게 되었고, 마치 어린 송아지가 어미 소 곁에 머물듯이 수순해졌다. 그래서 빅쿠들은 아무런 방해없이 그 숲에서 정진하여 더 수승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면서 빅쿠들의 수행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살펴보시고, 그들에게 광명을 보내시어 마치 그들 앞에 계신 듯이 모습을 나투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빅쿠들이여, 너희들이 깨달아 참된 인식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안 육체의 허망함은 진실이다. 육신이란 그렇듯 진실로 질그릇처럼 부서지기 쉽고 무상한 것이니 집착 할 것이 못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이 몸을 옹기라고 알고

이 마음을 성채처럼 확립하여

지혜를 무기로 악마와 싸워

성취한 것을 수호하되 집착은 여의어야 하리.”


이 설법을 끝으로 오백 명의 빅쿠들은 모두 아라핫따 팔라(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