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235]~[Dhp.238]인연담 : 푸줏간 집 아들 이야기
사왓티 성 내에 55년 동안 푸줏간을 해온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평생을 두고 많은 짐승들을 죽여서 그 고기를 팔았고, 또 자기도 매일같이 고기반찬을 먹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고기를 잘라 아내에게 주면서 가족들이 먹을 반찬을 만들라고 한 다음 목욕을 하러 강가로 나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없는 사이에 그의 친구가 푸줏간에 찾아와 급히 고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줏간 집 아내는 지금은 고기가 없고 다만 자기들이 먹을 것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자기는 당신의 남편의 친구인데 급한 일이 있으므로 이 고기를 가져가겠다고 졸랐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 일은 당신 남편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반찬을 만들려던 고기를 친구가 가져가 버려서 푸줏간 집 사람들은 처음으로 고기반찬이 없는 밥을 먹게 되었다. 그런데 푸줏간 집 주인은 지난 55년 동안 줄곧 고기하고만 밥을 먹어온 사람이어서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참다못해 당장에 외양간으로 달려가 살아 있는 황소의 혀를 잘라다가 불 위에 구워 밥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식사도중 자기의 혀를 깨물어 혀가 잘리어 반 토막의 혀가 접시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기의 악행에 대해 즉시 혀가 잘리는 과보를 받았던 것이다. 그는 혀가 잘린 뒤 피를 뚝뚝 흘리며 무릎걸음으로 온 집안을 헤매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어서 아비지옥에 태어났다. 한편 아내는 남편이 엄청난 고통 속에 죽는 것을 보고 큰 공포에 휩싸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자기 아들에게도 그런 불행이 닥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남편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아들을 교육도시인 탁실라로 보냈다. 탁실라에 간 아들은 금방에 들어가 연금술을 배웠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자기 선생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까지 낳았다. 그는 얼마 동안 탁실라에서 살다가 자녀들이 나이가 들자 다시 사왓티로 돌아왔다. 그의 아들인 푸줏간 집 손자들은 부처님에 대한 신심이 대단해서 청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아버지가 늙어 가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않고 세속적인 생활에만 빠져 있는 것을 매우 걱정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날 부처님과 여러 빅쿠들을 자기네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공양이 끝났을 때 그들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가 오늘 부처님께 이 같은 공양을 올린 것은 저희 아버지를 위해서입니다. 부디 저희 아버지를 위해 좋은 법문을 내려 주십시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부모에게 법문을 베푸시었다.
“여래의 제자들이여, 너희는 점차 늙어 가고 있느니라. 그렇지만 너희는 젊었을 때 내생을 위해서 아무런 공덕도 짓지 아니하였고, 수행도 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니 이제라도 자기 스스로를 돕도록 해야 할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네 편을 읊으시었다.
[Dhp.235] 그대는 이제 시든 잎과 같다.
그리고 염라대왕의 사자(使者)들도 그대 곁에 와 있다.
죽음의 입구에 서있으면서도
그대에게는 노잣돈마저 없다.
▣ 이제 그대야말로 낙엽과도 같다. 염라왕의 사자들이 그대 가까이에 있고 그대는 떠남의 문턱에 서있으나, 그대에게는 노잣돈조차도 없구나. [한국빠알리성전협회]
[Dhp.236]자신의 의지처를 만들라. 얼른 정진하여 지혜로워지거라.
더러움이 제거되고 흠이 사라져 그대는 천상의 성스러운 곳에 갈 것이다.
▣ 그대는 자신을 섬으로 만들어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명한 님이 되라. 티끌을 날려버리고 허물을 여의면, 그대는 천상계의 고귀한 곳에 이르리. [한국빠알리성전협회]
[Dhp.237]그리고 그대는 이제 생의 끝에 있다.
그대는 염라대왕 가까이에 이르러 있다.
도중에 머물 곳도 없는데
그대에게는 노잣돈마저 없다.
▣ 이제 그대는 나이가 기울었고 염라왕의 앞으로 길을 떠났다. 그러나 도중에 머물 곳이 없고 그대에게는 노잣돈조차도 없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Dhp.238]자신의 의지처를 만들라. 얼른 정진하여 지혜로워지거라.
더러움이 제거되고 흠이 사라져 다시는 태어남과 늙음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 그대는 자신을 섬으로 만들어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명한 님이 되라. 티끌을 날려버리고 허물이 없으면, 태어남과 늙음에 다시 떨어지지 않으리.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푸줏간 집 아들(공양 올린 청년들의 아버지)은 아나가미 팔라(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
'고따마 붓다의 가르침 > 다나상가(Dānasaṅgha)담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연기의 흐름 (0) | 2017.08.23 |
---|---|
빠빤짜[Papañca, 희론(戱論)]란 무엇인가? (0) | 2017.08.22 |
(13) 죽음에 대한 새김의 경 ②(Dutiyamaraṇasatisutta, A6:20) (0) | 2017.08.21 |
(12) 죽음에 대한 새김의 경 ①(Paṭhamamaraṇasatisutta, A6:19) (0) | 2017.08.21 |
(11) 불수념(佛隨念)ㆍ법수념(法隨念)ㆍ승수념(僧隨念)ㆍ계수념(戒隨念)ㆍ시수념(施隨念) (0) | 2017.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