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야 씨와까의 경(Moḷiyasīvakasutta, S36:21)
[개요] 지금 겪는 것은 업보를 포함한 8가지 원인이 있다.(숙작인론에 대한 비판)
1. 한 때 세존께서 라자가하 시의 벨루 숲에 있는 깔란다까니바빠에 계셨다.
2. 그 때 유행자 몰리야 시와까1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주고받은 뒤 한 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3. 한 쪽으로 물러나 앉아 물리야 싸바까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씨바까]“존자 고따마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2’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렇다면 고따마께서는 이것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4.[세존]“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담즙에서 생겨납니다.3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담즙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담즙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5.“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점액에서 생겨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점액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점액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6.“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바람에서 생겨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바람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바람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7. 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체질에서 생겨납니다.4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체질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체질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8. 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계절의 변화에서 생겨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계절의 변화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계절의 변화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9. 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불운한 사건에서 생겨납니다.5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불운한 사건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불운한 사건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10. 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납니다.6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우연한 피습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
11. 시와까여, 세상에 어떤 느낌들은 업보의 성숙에서 생겨납니다.7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업보의 성숙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체험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세상의 어떤 느낌들은 업보의 성숙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해야 합니다. 시와까여, 어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개인이 느끼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와 같이 여깁니다. 그러나 스스로 체험적으로 알았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고 세상의 진실로서 인정되었다는 것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 수행자들이나 성직자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말합니다.8”
12. 이처럼 말씀하시자 유행자 몰리야 씨바까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몰리야 씨바까]“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 가려진 것을 열어 보이듯, 어리석은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 눈 있는 자는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고따마께 귀의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또한 그 수행승의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존자 고따마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도록 귀의하겠습니다.”
13.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이처럼 말씀하시고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이와 같이 시로 말씀하셨다.
[세존]“담즙과 점액과 바람과
체질과 계절의 변화와
불운과 우연한 피습이 있고
여덟 번째로 업보의 성숙이 있네.”
몰리야 씨와까의 경이 끝났다.
- 몰리야 시와까(Moḷiyasīvaka) : 몰리야(Moḷiya)는 왕족이었다. 부처님의 사리의 분배를 요구한 왕족 가운데 하나가 핍팔리바나(Pipphalivana)의 몰리야 가문이었다. 그들은 나중에 부처님의 재를 분배받는 것으로 만족했다. 아쇼카 왕의 할아버지 짠드라굽타(Candragupta)도 몰리야 가문에 속했다. 몰리야는 ‘상투를 묶은 자’라는 뜻이기도 하다. 몰리야 씨바까는 부처님을 만나서 운명에 대하여 물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고통이라는 것은 많은 원인들에 의해서 온다.’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자 몰리야는 거기에 동조하여 출가한다. [본문으로]
- 이 견해는 숙명론(宿命論)에 속하는 것으로 니간타교 즉 자이나교의 주장이다. [본문으로]
- 이 경문의 담즙(膽汁, Pitta), 점액(粘液, Semha), 바람(風, Vāta)은 인도의 의학서인 아유르베다(Ayurveda)에서 인간의 세 가지 체질을 나타낸다. 여기서 부처님은 현재의 느낌이 과거의 업에 의해 전적으로 배타적으로 유일하고 충분하게 결정된다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다. 연기법에서는 인과적 동시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숙명론적 결정론은 오히려 인과를 성립시키지 못한다. [본문으로]
- 체질(Sannipātikāni) : 앞에서 언급된 세 가지 체질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란 의미이다. [본문으로]
- 불운한 사건(Visamaparihārajāni) : 주석서에 따르면 ‘많은 짐을 나르는데 갑자기 채찍질을 당하거나 갑자기 우물가에서 뱀에 물리거나 역경에 둘러싸여 생기는 일’을 말한다. [본문으로]
- 우연한 피습(Opakkamikāni) : 주석어에 따르면 예를들어 ‘이 자가 도둑이나 간통자라고 하면 체포해서 무릎이나 팔꿈치를 곤봉 등으로 때리고 공격하여 발생된 것’을 두고 말한다. 또는 부처님께서 돌조각에 우연히 발을 다친 것을 여기에 귀속시키기도 한다. Milp.302에 따르면, 굶주림이나 목마름, 중독, 물림, 불타고, 익사하고 살해되는 것은 제때에 업보에 따라 죽지 못한 것으로 본다. 이러한 것은 업의 성숙과는 달리 의학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 것이다. [본문으로]
- 업보의 성숙[Kammavipākajāni, 업보(業報), 업이숙(業異熟)] : 주석서에 따르면 ‘어떠한 주문도 업의 성숙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업의 성숙이 아닌 그 이외의 경우는 의학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 그러난 아비담마서는 업의 이론을 정교화하다 보니 모든 신체적인 고통은 업의 성숙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본문으로]
- 인간 체험 또는 느낌의 8가지 원인들은 ①담즙에 의한 발생 ②점액에 의한 발생 ③바람에 의한 발생 ④체질에 의한 발생 ⑤계절의 변화에 의한 발생 ⑥불운한 사건에 의한 발생 ⑦우연한 피습에 의한 발생 ⑧업보에 의한 발생, 이 가운데 ⑤, ⑥, ⑦은 우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초기불교에서는 절대적 의미에서의 우연, 즉 무인(無因, ahetu)과 일상적 의미(sammutisacca)의 우연을 명확히 구분했으며, 일상적 의미에서의 우연은 연기론적 인과관계로서 인정했다. 이들 가운데 업의 과보는 오직 한 가지에 해당한다. 모든 개인의 고통은 전생의 업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한 일상적 의미에서의 우연적 사건이 인과론적으로 야기된 것이라는 것을 부정한 불교의 문헌은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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