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환자 쑵빠붓다의 경[Suppabuddhakuṭṭhisutta, Ud 5-3(51)]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라자가하 시의 벨루 숲에 있는 깔란다까니바빠에 계셨다.
2. 그 때 라자가하 시에는 사람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곤궁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비참한 나병환자 쑵빠붓다1가 살고 있었다.
3. 마침 세존께서 많은 대중에게 둘러싸여 법문을 하며 앉아 계셨다. 그런데 나병환자 쑵빠붓다가 멀리서 그 앉아 있는 대중을 보았다. 보고나서 이와 같이 생각했다.
[쑵빠붓다]‘저기에는 틀림없이 갖가지 음식과 나누어줄 것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저 대중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어떨까? 조금이라도 갖가지 음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 그래서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많은 대중이 있는 곳을 찾아 갔다.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세존께서 많은 대중에게 둘러싸여 법문을 하며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이와 같이 생각했다.
[쑵빠붓다]‘여기에는 갖가지 음식이나 나누어 줄 것이 없다. 수행자 고따마가 대중속에서 가르침을 설한다. 나도 가르침을 들어볼까?’그리고 그는‘나는 가르침을 듣겠다.’라고 거기에 한쪽에 앉았다.
5. 마침 세존께서는 자신의 마음으로 모든 대중의 마음을 읽고 생각했다.
[세존] ‘누가 참으로 세상에서 가르침을 알아챌 수 있는가?’
6. 세존께서는 나병환자 쑵빠붓다가 대중 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이와 같이 생각했다.
[세존] ‘이 자가 참으로 세상에서 가르침을 알아챌 수 있다.’
7. 세존께서는 나병환자 쑵빠붓다를 위해서 차제적인 설법을 행했다. 예를 들어, 보시에 대한 이야기2, 계행에 대한 이야기3, 하늘에 대한 이야기4, 감각적 쾌락의 욕망이 가져오는 위험과 타락과 오염, 그것을 여읨의 공덕5에 관하여 설명했다.
8. 세존께서는 나병환자 쑵빠붓다가 마음이 준비되고 마음이 유연하고 마음이 장애를 벗어나고 마음이 고양되고 마음이 청정해진 것을 알자, 깨달은 님들이 칭찬하는 법문,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에 대하여 설명했다. 예를 들어 때가 없는 깨끗한 옷이 올바로 물드는 것과 같이, 나병환자 쑵빠붓다에게 그 자리에서 앉은 채, 이와 같이 ‘무릇 어떠한 것이든 생겨난 것은 모두 소멸되는 법이다.’라는 때 없고 티끌 없는 진리의 눈6이 생겨났다.
9. 그리고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진리를 보고 진리에 도달하고 진리를 알고 진리에 뛰어들어 의심을 건너고 의혹을 여의였다. 그는 스승의 진리 가운데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두려움 없음에 도달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한쪽으로 물러나 앉은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쑵빠붓다] “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여, 훌륭하십니다. 존자 고따마여, 마치 넘어진 것을 일으켜 세우듯, 가려진 것을 열어 보이듯, 어리석은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 눈 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 등불을 가져오듯 존자 고따마께서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세존이신 고따마께 귀의합니다. 또한 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또한 그 수행승의 참모임에 귀의합니다. 존자 고따마께서는 재가신자로서 저를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겠습니다.”
10. 그 때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세존의 가르침에 교화되고 북돋워지고 고무되어 기뻐하였다. 그는 세존께서 하신 말씀에 기뻐하고 환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인사를 하고 세존의 오른 쪽으로 돌아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어린 송아지를 데리고 있는 암소에 받혀 목숨을 빼앗겼다.
11. 그래서 많은 수행승들이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 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한쪽으로 물러나 앉은 그 수행승들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수행승들] “세존이시여,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세존의 가르침에 교화되고 북돋워지고 고무되어 기뻐하였는데, 그가 죽었습니다. 그의 운명은 어떠하고 그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12. [세존] “수행승들이여,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가르침에 그는 가르침에 따라서 지냈으며 가르침을 이유로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수행승들이여,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세 가지의 결박7을 부수고 더 이상 타락하지 않고 반드시 궁극적으로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하는 흐름에 든 님8이 되었다.”
13. 이처럼 말씀하자 다른 수행승이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수행승들]“세존이시여, 어떠한 원인 어떠한 조건으로 그가 가장 가난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곤궁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비참한 나병환자 쑵빠붓다가 되었습니까?”
[세존]“수행승들이여, 옛날에 나병환자 쑵빠붓다는 이 라자가하시에서 부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유원으로 나갔을 때, 홀로 연기법을 깨달은 님인 따가라씨킨9이 도시로 탁발하러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그는 이와 같이‘이 문둥이, 문둥이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자가 누구인가?’라고 생각하고 침을 뱉고 왼쪽으로 돌아 그곳을 떠나갔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행위가 성숙하여 그는 많은 해, 많은 백 년, 많은 천 년, 많은 십만 년을 지옥에서 고통스러워하다가 그 행위가 남김없이 성숙하여 사람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곤궁하고 사람 가운데 가장 비참한 나병환자 쑵빠붓다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래가 전해준 계율과 가르침을 만나 믿음을 얻고, 계행을 얻고, 배움을 얻고, 베품을 얻고, 지혜를 얻었다. 그는 여래가 전해준 계율과 가르침을 만나 믿음을 얻고, 계행을 얻고, 배움을 얻고, 베품을 얻고, 지혜를 얻고 나서, 몸이 파괴되고 죽은 후에 좋은 곳, 하늘나라에 태어나 서른 셋 하늘나라의 신들의 동료로 태어났다. 그는 거기서 다른 신들보다 용모나 명성이 뛰어나다.”
14. 그리고 세존께서는 그 뜻을 헤아려, 때맞춰 이와 같은 감흥어린 시구를 읊었다.
“눈 있는 자가 일할 때 위험한 것들을 피해야 하듯10,
현명한 자는 삶의 세계에서 악하고 불건전한 것을 피해야 하리.11”
나병환자 쑵빠붓다의 경이 끝났다.
- 쑵빠붓다(Suppabuddha) : 부처님께서 싸밧티 시의 제따 숲에 계실 때, 나병환자 쑵빠붓다와 관련된 이야기(Suppabuddhakuṭṭhivatthu)이다. 어느 날 나병 환자 쑵빠붓다(Suppabuddha)는 대중의 끝에 앉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흐름에 든 님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성취를 부처님께 알리고자 대중을 제치고 다가갈 수가 없었다. 대중들이 흩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부처님께 다가갔다. 그 순간 신들의 제왕 제석천이 그를 시험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 ‘쑵빠붓다여, 그대는 가난한 사람이고 불쌍한 사람이다. 나는 그대가 부처님을 부정하고, 가르침을 부정하고, 참모임을 부정하면 무한한 재산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병환자 쑵빠붓다(Suppabuddha)는 ‘그대가 나를 그대는 불쌍하고 가난하다고 했지만 나는 행복을 성취하였고 막대한 재산, ①믿음의 재산 ②계행의 재산 ③부끄러움을 아는 재산 ④창피함을 아는 재산 ⑤배움의 재산 ⑥보시의 재산 ⑦지혜의 재산 일곱 가지 재산을 얻었다. 이러한 재산을 얻은 사람은 여자이건 남자이건 가난하지 않다. 그러한 사람의 삶은 헛되지 않다.’라고 말했다. 제석천은 이 이야기를 부처님께 전했고 부처님께서는 쑵빠붓다(Suppabuddha)에게 백 천의 재산을 주어도 불법승 삼보를 부정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쑵빠붓다(Suppabuddha)도 부처님을 찾아뵙고 자신의 성취에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는 제따 숲을 나와 길을 가다가 어린 송아지를 데리고 있는 암소에 받혀 죽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부처님께서는 그에 얽힌 전생의 인연담을 수행승들에게 이야기 했다. 그녀는 야차녀였는데, 백번을 암소로 윤회하면서 이 젊은이 즉, 훌륭한 가문의 아들인 뿍꾸싸띠[Pukkusati, Dhātuvibhaṅgasutta(세계에 대한 분석의 경, M140)참조], 나무껍질 옷을 입은 자인 바히야(Bāhiya), 강도무법자인 땀바띠까(Tambāṭhika), 나병환자인 쑵빠뿟다(Suppabuddha)를 죽였다. 이들 청년들은 모두 전생에 부유한 상인의 아들들이었는데, 한 아름다운 유녀(遊女)와 놀다가 저녁에 그녀에게 준 막대한 화대를 다시 빼앗고는 그 유녀를 죽였다. 그 유녀는 죽을 때에 야차녀로 태어나 그들에게 복수를 하리라고 마음을 먹고는 그것을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쑵빠뿟다(Suppabuddha)가 나병환자로 태어난 것은 전생에 연각불(緣覺佛)인 따가라씨킨(Tagarasikhin)에게 침을 뱉어 모욕을 주어 오랜 세월 지옥에서 고생하다가 나병환자로 태어난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는 ‘수행승들이여, 이 세상의 모든 뭇삶들은 그들이 저지른 낱낱의 죄의 혹독한 과보를 거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혜롭지 못한 어리석은 자는 자신을 적으로 삼아 방황한다. 악한 행위를 일삼으며 고통의 열매를 거둔다.’라고 가르쳤다. 이 가르침이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흐름에 든 경지 등을 성취했다. [본문으로]
- 보시에 대한 이야기(dānakathaṃ) : UdA. 740에 따르면, 보시(dāna)는 행복의 토대요, 번영의 뿌리요, 향수의 기초이고 다양한 뭇삶의 피난처요, 동굴이요, 운명이고 궁극의 의지처이다.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보시와 같은 지지처, 기초, 버팀줄, 피난처요, 동굴이요, 운명이고 궁극의 의지처가 없다. 지지처라는 의미에서 황금보좌와 같고, 기초라는 의미에서 대지와 같고, 버팀줄이라는 의미에서 밧줄로 만든 버팀줄과 같고, 괴로움을 건넌다는 의미에서 배와 같고,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는 의미에서 전장에서의 영웅과 같고, 두려움을 수호한다는 의미에서 성곽을 둘러싼 해자(垓字)와 같고, 인색 등의 때에 오염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붉은 연꽃과 같고, 소각한다는 의미에서 불과 같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독사와 같고, 전율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사자와 같고, 힘이 있다는 의미에서 코끼리와 같고, 큰 길상이라는 의미에서 흰 황소와 같고, 안전한 지역에 도달했다는 의미에서 말들의 왕 발라하까(Valāhaka)와 같다. 보시는 왕의 영광을 주고, 전륜성왕의 성취를 주고, 악마의 성취, 하느님의 성취, 학인의 성취, 연각불의 깨달음, 바르고 원만하게 깨달은 님의 궁극적인 앎을 준다. 이것이 보시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본문으로]
- 계행에 대한 이야기(sīlakathaṃ) : UdA. 741에 따르면, 계행은 행복의 토대요, 번영의 뿌리요, 향수의 기초이고 다양한 뭇삶의 피난처요, 동굴이요, 운명이고 궁극의 의지처이다.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계행과 같은 지지처, 기초, 버팀줄, 피난처요, 동굴이요, 운명이고 궁극의 의지처가 없다. 계행과 같은 치장은 없다. 어떠한 꽃도 계행보다 아름답지 않고 어떠한 향기도 계행보다 향기롭지 않다. 계행의 장식을 붙이고 계행의 꽃으로 꾸미고 계행의 향으로 칠한 자는 신들을 포함한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데 결코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것이 계행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본문으로]
- 하늘에 대한 이야기(saggakathaṃ) : UdA. 740에 따르면, 하늘은 원하고 즐겁고 마음에 드는 것의 이름이다. 거기에는 언제나 놀이가 있고 언제나 번영이 있다. An.Ⅰ.213에서 부처님께서 위사카에게 하늘나라의 행복에 관하여 설법을 하셨다. [위사카 경 ①(Visākhā-sutta, A8:43)]참조 [본문으로]
- 여윔의 공덕 : UdA. 740에 따르면, 부처님은 하늘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나 코끼리를 치장하여 그 코를 자른 것처럼 ‘하늘나라도 무상하고 견고하지 않고 욕망과 탐욕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감가적 쾌락의 욕망에는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이 많고 근심이 많으며 재난은 더욱 많다.’(MN.Ⅰ.130)는 것을 상기시켜 감각적 쾌락의 욕망의 위험과 타락의 오염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출가, 선정 등의 공덕을 찬양한다. [본문으로]
- 진리의 눈(dhammacakkhu) : UdA. 283에 따르면 진리의 눈이 의미하는 것은 흐름에 드는 것을 말한다. 진리의 눈을 뜬 사람은 Srp.Ⅱ.392에 따르면 ‘네 종류의 참사람으로 향하는 길과 그것을 성취한 경지[사향사과(四向四果), cattāro maggā cattāri ca phalāni)’를 말한다. [본문으로]
- 삼계(三界)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잡아끌어 당기는 10가지 번뇌인 열 가지 족쇄[足鎖, 결박(結縛)] 중에서 ①유신견(有身見, sakkāyadiṭṭhi, 오온을 영원한 자아로 보는 견해) ②회의적 의심(疑, vicikicchā, 삼보와 수행법 등에 대한 의심) ③계금취견(戒禁取見, sīlabhataparāmāsa, 계율이나 의식, 규범, 금지 조항에의 집착하는 견해)를 말한다. : 별첨자료 [10가지 족쇄(결박)와 사향사과] 참조. [본문으로]
- 중생들을 존재의 세계에 붙들어 매어놓는 열 가지의 족쇄 가운데에서 처음의 세 가지 족쇄인 ①유신견(有身見, 오온을 영원한 자아라고 보는 견해) ②회의적인 의심 ③계금취견(戒禁取見, 계율이나 금기에 대한 집착하는 견해)에서 벗어난 사람을 수다원[須陀洹, Sotāpanna, 예류(預流), 입류(入流), 흐름에 든 님]이라고 한다. 즉 열반에 이르는 흐름에 들어선 사람이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 따가라씨킨(Tagarasikhin) : SN.Ⅰ.92에 언급되어 있다. 빠두마바띠(Padumavatī)의 500명의 아들 가운데 한 아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연각불(연각불)이 되었다. 여기서는 쑵바붓다(Suppabuddha)가 그를 보고 욕설을 퍼부은 뒤에 다음 생에 나병환자로 태어났다. [본문으로]
- ‘눈을 지닌 자가 신체적으로 일을 할 때에 절벽 등과 같은 위험한 장소나 코끼리, 뱀, 개, 황소 등의 성질 사나운 대상을 피하듯’이라는 의미이다. [본문으로]
- ‘지혜를 지닌 참사람이 지혜로워 자신의 이익을 알아서 악하고 불건전한 것을 피한다.’라는 의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