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고따마 붓다의 가르침/니까야(Nikāya) 항수 독송집

와살라 경(Vasala sutta, 천한 사람의 경, Sn1:7) 행위에 의해 천한 사람이 되고 귀한 사람이 된다.

moksha 2017. 2. 24. 22:38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āsambuddhassa (3번)

           나모  땃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쌈마쌈붓닷싸 (3번)

그 분, 세상의 존귀한 님,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께 예경하나이다.


와살라 경(Vasala sutta, 천한 사람의 경, Sn1: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는 사왓티의 제타 숲, 외로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장자의 동산에 계셨다. 그때 스승께서는 오전에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밥을 빌러 사왓티에 들어가셨다.

 

그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의 집에는 성화가 켜지고 제물이 올려져 있었다. 스승은 사왓티의 거리에서 탁발하면서 그의 집에 가까이 가셨다.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는 스승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더니 말했다.

까까중아, 거기 있거라. 엉터리 사문아, 거기 멈춰라. 천한 놈아, 거기 섰거라.1

이렇게 당한 스승께서는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 참으로 천한 사람인지 알고나 있소? 또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소?

고타마여, 나는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을 알지 못합니다. 아무쪼록 사람을 천하게 만드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나에게 그 이치를 말씀해 주십시요.

바라문이여, 그러면 주의 깊게 잘 들으시오. 내가 말해 주겠소.

네,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는 스승께 대답했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Stn116]

화를 잘 내고 원한을 쉽게 품으며, 성질이 못돼 남의 미덕을 덮어 버리고, 그릇된 생각으로 음모를 꾸미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17]

한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 두 번 태어나는 것이거나,2 이 세상에 있는 생물을 해치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18]

시골과 도시를 파괴하고 공격하여, 독재자로 널리 알려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19]

마을에서나 숲에서나 남의 것을 훔치려는 생각으로 이를 취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0]

빚이 있어 돌려 달라는 독촉을 받으면 당신에게 언제 빚진 일이 있느냐고 발뺌을 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1]

얼마 안 되는 물건을 탐내어 행인을 살해하고 그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2

증인으로 불려 나갔을 때 자신의 이익이나 남을 위해, 또는 재물을 위해 거짓으로 증언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3]

때로는 폭력을 쓰거나, 또는 서로 눈이 맞아 친척이나 친구의 아내와 놀아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4]

가진 재산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병든 부모를 섬기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5]

부모, 형제, 자매, 또는 계모를 때리거나 욕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6]

상대가 이익 되는 일을 물었을 때, 불리하게 가르쳐 주거나 숨긴 일을 발설하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7]

나쁜 일을 하면서, 아무도 자기가 한 일을 모르기를 바라며 숨기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28]

남의 집에 갔을 때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면서, 그쪽에서 손님으로 왔을 때는 예의로써 보답하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3

[Stn129]

바라문이나 사문 또는 걸식하는 사람을 거짓말로 속이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0]

식사 때가 되었는데도 바라문이나 사문에게 욕하며 먹을 것을 주지 않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1]

어리석음에 이끌려 변변치 않은 물건을 탐내어 사실이 아닌 일을 말하는 어리석은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2]

자기를 내세우고 남을 무시하며, 스스로의 교만 때문에 비굴해진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3]

남을 화내게 하고, 이기적이고, 악의적이고, 인색하고, 거짓을 일삼고,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4]

깨달은 사람을 비방하고 출가자나 재가 수행자들을 헐뜯는 사람, 그를 천한 사람으로 아시오.

[Stn135]

사실은 성자(아라한)도 아니면서 성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전 우주의 도둑이오. 그런 사람이야말로 가장 천한 사람이오. 내가 당신에게 말한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가 참으로 천한 사람이오.4

[Stn136]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태어나면서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그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Stn137]

나는 한 사람을 예로 들겠으니 이것으로 내 말뜻을 알아들으시오. 찬다라족의 아들이며, 개백정 마탕가로 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있었소.5

[Stn138]

그 마탕가는 얻기 어려운 최상의 명예를 얻었소. 많은 왕족과 바라문들이 그를 섬기려고 모여들었소.

[Stn139]

그는 신들의 길, 더러운 먼지를 떨어 버린 성스런 길에 들어섰으며, 탐욕을 버리고 범천의 세계에 가게 되었소. 천한 태생인 그가 범천의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소.

[Stn140]

<베다>를 외는 자의 집에서 태어나 베다의 글귀에 친숙한 바라문들도 때로 나쁜 행위에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소.

[Stn141]

이와 같이 되면 현세에서는 비난을 받고 내세에는 나쁜 곳에 태어나오. 신분이 높은 태생도 그들이 나쁜 속에 태어나는 것을, 그리고 비난받는 것을 막을 수는 없소.6

[Stn142]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오. 날 때부터 바라문이 되는 것도 아니오. 오로지 그 행위에 의해서 천한 사람도 되고 바라문도 되는 것이오.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는 스승께 말했다.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또는 ‘눈이 있는 사람은 빛을 볼 것이다.’ 하고 어둠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당신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당신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도를 닦는 수행자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당신 고타마께서는 저희들을 재가 수행자로서 받아 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겠습니다.”

 

와살라 경이 끝났다.


  1. '까까중아, 거기 있거라. 엉터리 사문아, 거기 멈춰라. 천한 놈아, 거기 섰거라'는, 신성한 불을 섬기는 바라문 바라드와자가 그 신성한 불이 더럽혀질까 봐 스승에게 화를 낸 것이다. [본문으로]
  2. '한 번 태어나는 것이나 두 번 태어나는 것' 이라 함은, 한 번 태어나는 것은 태에서 나는 것이고, 두 번 태어나는 것은 알에서 나는 것이다. 알은 다시 부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3. 찾아온 손님을 기꺼이 맞으라는 교훈은 고대 인도에서 널리 강조되었다. [본문으로]
  4. 깨닫지 못했으면서 자칭 깨달았노라고 하면 가장 큰 거짓말이 되어 승단으로부터 축출을 당한다. [본문으로]
  5. 찬다라족은 천민의 한 종족이다. 그들은 주로 도살업에 종사했다. [본문으로]
  6. 나쁜 곳이란 한문으로는 악취(惡趣), 악도(惡道)라고 번역한다. 흔히 지옥ㆍ아귀ㆍ축생을 말하는데아수라(阿修羅)를 추가하기도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