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삼성(三性)・삼무성(三無性)의 의의
(1) 중도설의 재천명
① 유식학에서는 반야공(般若空)의 논리가 중관학파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즉 일부 중관학자들의 악취공견(惡取空見)을 시정하기 위해 공성(空性)이 성립하는 장(場)으로서의 식(識)의 존재성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공의 논리를 편다.
② 중관학처럼 연기(緣起) → 무자성(無自性) → 공(空)의 방식이 아니라, 의타기성에 변계소집성이 항상 없을 때 그것이 바로 공이며 원성실성이라고 말한다.
③해심밀경에서 삼성설(三性說)은 공과 유(有)를 상대하여 중도의 이치를 나타내 보이는 현요설(顯了說)이고, 삼무성설(三無性說)은 공의 측면에서 법유(法有)의 집착을 없애고자 하는 밀의설(密意說)임이 누누이 강조된다.
④ 유식학의 삼성·삼무성설에 의한 비공비유(非空非有)의 중도설은 설일체유부 등 아비달마철학의 유적(有的) 사유체계뿐만 아니라 반야공(般若空)사상을 허무주의로 오해하는 일부 악취공자들의 오류를 시정하는 제3의 이론이 된다.
(2) 전의(轉依)의 구조적 원리 제시
① 삼성·삼무성설의 시설목적 가운데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깨달음의 이론적 근거를 구체적·논리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② 유식학에서 깨달음이란 전식득지(轉識得智), 즉 수행에 의해 중생의 무명업식(無明業識)을 반야의 지혜로 전환하는 것을 말하며, 그것은 전의(轉依)로서 이루어진다.
③ 삼성·삼무성설은 전의에 의한 성불의 구조적 원리를 제시한다. 전의에 의해 번뇌로 오염된 식이 청정하고 분별이 없는 지혜로 전환된다.
(3) 법상(法相)교판의 이론적 근거
① 법상종의 교상판석(敎相判釋)은 해심밀경에 의거해서 삼시교판(三時敎判)을 세웠다.
② 해심밀경 무자성상품 말미에 승의생보살이 석존 일대의 가르침에 삼시(三時)의 교설이 있음을 밝힌다. 이에 근거해서 인도 유가유식학파의 계현(戒賢, Silabhadra)논사는 유식학이 석존의 교설 중에서 최상의 법문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삼시교판의 원형을 세웠다.
③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중국 법상종의 자은(慈恩)이 《대승법원의림장(大乘法苑義林章)》 제1권에서 제1시 유교(有敎)·제2시 공교(空敎)·제3시 중도교(中道敎)의 삼시교판을 세웠다.
④ 이처럼 삼성·삼무성설은 법상종에서 교판을 수립하는 데 교리적 근거가 되었다.
'정해(正解) 불교학 총정리 > 제8장 불교사상의 이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Ⅱ. 유식(唯識) 6. 무상유식(無相唯識)과 유상유식(有相唯識) (0) | 2016.09.20 |
---|---|
Ⅱ. 유식(唯識) 5. 유식(唯識)의 심(心)・의(意)・식(識) (0) | 2016.09.20 |
Ⅱ. 유식(唯識) 3. 삼성(三性)・삼무성(三無性)의 중도설 (0) | 2016.09.20 |
Ⅱ. 유식(唯識) 2. 심식론(心識論) (0) | 2016.09.20 |
Ⅱ. 유식(唯識) 1. 유식사상(唯識思想) (0) | 2016.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