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삼법인(三法印)ㆍ사법인(四法印)
①‘법인(法印:dharma mudra)’이라 함은 법의 표지(標識)이다. 즉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든 하시지 않았든 간에 원리로써 확정되어 있어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뜻이다.
②삼법인(三法印)은 불교의 특징을 가장 단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깃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불교를 다른 종교나 사상과 구별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이 된다.
③삼법인(三法印)의 세 가지 진리는 부처님께서 인감도장을 찍어 보증하는 확실한 법칙이란 의미로 불교적 사고의 삼대 원리라고 할 수 있는 가르침이다. 현상계의 일체현상을 시간적・공간적・심리적으로 고찰하여 얻어진 현실인식이다.
④삼법인(三法印)과 일치하는 사상이면 진리이며 불교이고 그 반대이면 진리가 아니고 불교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⑤삼법인(三法印)은 제행무상ㆍ제법무아ㆍ일체개고의 형식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개념속에 논리적으로 고(苦)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일체개고 대신에 열반적정을 넣어서 ‘제행무상ㆍ제법무아ㆍ열반적정’의 형식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1) 제행무상(諸行無常)
①‘제행(諸行:sarva samskara)’에서, ‘제(諸:sarva)’는 ‘일체’또는 ‘모든’의 뜻이다.
빠알리어로는 제행(諸行)을 '삽베 상카라(sabbe Saṅkhāra)'라고 한다.
②‘행(行:samkara)’은 ‘함께’라는 의미의 접두사 sam과 ‘하다, 만들다’라는 의미의 동사 KR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서, ‘만들어진 것(위작 爲作)’이라는 말이다.
③따라서 제행(諸行)이란 ‘일체의 만들어진 것’, 다시 말하면, 물질적・정신적인 모든 현상을 가리킨다. 현대적인 표현으로는 ‘모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④ ‘무상(無常)’은 아니티아(anitya)를 번역한 말로서, 니티아(nitya) 즉 ‘항상(恒常)’의 반대 의미이다. 무상이란 글자 그대로 ‘항상함이 없다.’, ‘변화하고 변천한다.’는 말이다. 빠알리 어로는 아닛짜(anicca)라고 한다.
⑤시간적으로 볼 때 현상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제행諸行)은 끊임없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행무상’이란 ‘모든 존재는 항상함이 없이 변화하는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⑥모든 물질은 성주괴공(成住壞空)하고 있으며 모든 생명체는 생노병사(生老病死)하고 있고 뭇 중생의 생각은 생주이멸(生住異滅), 성주괴공(成住壞空)하고 있는 것과 같이 모든 것은 고정불변하지 않고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⑦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아니고 항상 고정됨이 없이 변하는 마음인 ‘거짓 나’의 중생심(분별심ㆍ탐착심ㆍ이기심 등)으로 사물을 보면 마찰이 생겨 고통이 따르게 되지만, 진여심(주인공)으로 보면 수많은 변화를 거듭하는 속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음을 알게 하여, 자유인으로 살아가라는 교설이다. 즉 선의지(善意志)에 바탕한 창조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가르침인 것이다.
⑧불교에서는 대상(行)을 사물(thing)이나 실체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건(event)으로 생각하였는데 이러한 생각에 대해 현대의 물리학자들도 동조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대상들이 어떤 물질적 존재 같은 것이 아니라 우주적인 흐름에 있어서의 작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행(行)의 의미
행(行)은 산스크리트어 삼스카라(samskara) 의 번역어로써 ‘여러 가지 인연에 이해 형성된 것’의 의미이며 그 외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빠알리어로는 상카라(Saṅkhāra)라고 한다.
모든 것 | 일체의 모든 것들(一切行) : 제행(諸行) , 유위법(有爲法) |
작용(作用) | 오온(五蘊)의 행(行) : "심리현상들" |
업(業) | 12연기의 행(行) : 의도된 행위, 업의 행 |
▣ 상카라(saṅkhārā)란 무엇인가
행(行)이라 번역되는 상카라(saṅkhārā)는 한글로 번역하기에 가장 어려운 불교술어중의 하나이다. 오온에서는 52가지 마음의 작용 가운데서 느낌(vedanā)과 인식(saññā)을 제외한 나머지 마음의 작용 모두를 뜻하는데 감각접촉(phassa), 의도(cetanā), 집중(ekaggatā), 주의 기울임(manasikāra), 열의(chanda), 선한 마음(kusala-citta), 불선한 마음(akusala-citta)을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오온에서 느낌(受, vedanā), 지각(想, saññā), 인식(識, viññāṇa)은 항상 단수로 나타나지만 행(行)은 항상 복수로 나타난다.(12연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만 보아도 행(行)이 우리의 정신영역 가운데서 수(受), 상(想), 식(識)을 제외한 모든 마음의 작용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행(行)으로 번역했고, 영어로는 mental activities, mental formation이라 한다.
▣ 의도(쩨따나cetanā)
‘의도’로 옮긴 쩨따나(cetanā)는 √cit(생각하다)에서 파생된 사역형 동사 cinteti(생각하게 하다)의 여성명사이다. PED에서는 ‘state of ceto in action, thinking as active thought, intention, purpose, will. Defined as action(kamma)’라고 설명되어 있듯이,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노력이 개입된 사고 작용이고, 그래서 행위(업)로 정의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쩨따나는 모든 마음에 공통되는 7가지 마음의 작용(sabbacittasādhāraṇa-cetasika) 가운데 하나이다.
앙굿따라니까야 꿰뚫음 경(Nibbedhikasutta, A6:63)에서는 “비구들이여, 나는 의도를 업이라고 말한다. 의도로써 업을 짓나니 몸과 말과 뜻으로써” 라고 나타나듯이 의도(意圖)는 모든 의도적인 행위를 나타내며 오온(五蘊)의 행온(行蘊)과 동의어이다. 「위바위니 띠까(Vibhavinī Ṭīkā)」는 쩨따나(cetanā)를 행(saṅkāra)을 의미하는 것으로, 「빠라맛타디빠니(Paramatthadīpanī Ṭīkā)」는 대상을 얻는 행위의 성취를 위해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여기서‘의도적 행위’라 번역한 상카라(saṅkhāra)는 12연기의 두 번째 구성요소 즉 무명연행(無明緣行)으로 나타난다. 12연기에서의 행도 항상 복수로 나타나는데「청정도론」에서는 ‘공덕이 되는 행위(puñña-abhisaṅkhāra),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 흔들림 없는 행위’로 설명이 되듯이, ‘업지음’, ‘업형성력’, ‘의도적 행위’로 해석된다. 이 경우의 상카라는 업(kamma)이라는 뜻으로 쓰였고 이는 의도(cetanā)와 동의어로 간주한다.
2) 제법무아(諸法無我)
①‘제법(sarva dharma)’이란 제행(諸行)과 마찬가지로 ‘모든 존재(모든 것)’를 의미한다.
그래서 때로는 ‘제법’과 ‘제행’을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들 2개의 말은 다르다. 위에서 본 것처럼 ‘제행'에서 ‘행'은 ‘samskara'이라고 ‘제법’에서 ‘법’은 ‘다르마(dharma)’이다. 제법(諸法)은 제행보다 포괄적으로 '유위법(有爲法)+무위법(無爲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빠알리어로는 담마(dhamma)라고 한다.
②‘무아(anatman)'라는 말은‘아(我)가 없다.' 또는‘아가 아니다[非我].'라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아(atman)’란 생멸변화를 벗어난 영원하고 불멸적인 존재인 실체(實體) 또는 본체(本體)를 말한다. 따라서 ‘제법무아’는 모든 존재에는 고정 불변하는 실체적인 아가 없다.'라는 의미이다. 빠알리어로는 안앗따(anatta)이다.
③무아(無我)란 이 현상계를 공간적으로 볼 때 이 현상계의 모든 사물들(諸法)에게는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④여기서 법(法)은 사물을 의미하고 아(我)는 ‘나’라는 말이 아니라 고정성・불변성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의 모든 사물(存在)은 인연의 화합체요, 무상한 존재이므로 영원불변의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⑤그 실체가 없음을 바로 공(空)이라 하고 그 공(空)의 시간적인 측면이 무상(無常)이고 공간적인 측면이 무아(無我)인 것이다.
⑥현상계에 나타나는 모든 모양을 거짓된 가상(假想)으로 보고 모든 존재의 실체를 부정하는 무아설(無我說)은 뒤에 대승불교의 공(空)사상으로 발전한다.
⑦금강경에서는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을 끊어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을 이루고 또한 공(空)한 것마저 공(空)하다는 구공(具空)의 이치를 설해서 대의(大意)로 삼고 있다.
⑧공(空)하다는 것은 실체를 부정하는 말이면서 또한 참 모습을 찾는 진공묘유(眞空妙有)의 도리를 내포하고 있는 말로 더 나아가서는 반야대지(般若大智)를 드러내는 의미가 있다.
⑨즉 무아설(無我說)을 통해서 불교의 목적인 해탈 또는 열반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열반을 증득한 상에서는 상ㆍ락ㆍ아ㆍ정(常ㆍ樂ㆍ我ㆍ淨)의 사덕(四德)이 있다고 하여 무아(無我)가 다시 아(我)로 전환되어 설해진다.
⑩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간 진여(眞如)의 입장에서 보면 실상(實相)인 진여 자체에 갖추어져 있는 공덕이 현상계의 가상(假想)을 벗어나 나타나기 때문인 것이다.
⑪프리초프 카프라는 그의 저서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에서 “이 현상계의 모든 사물들은 끊일 줄 모르는 운동과 에너지의 율동속에서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동적(動的)이고 순간적인 것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현상계의 모든 사물들은 끊임없이 변화해 가는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법(法)의 의미
법은 산스크리트어로 다르마(Dharma)의 번역어로써 DHṚ가 어근으로 ‘유지하다.’, ‘보존하다.’의 의미 이외에 규범ㆍ의무ㆍ사회질서의 의미를 가진다. 빠알리 어로는 담마(Dhamma)이다.
가르침(敎:sāsana) | 불법(佛法)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한다.(진리ㆍ최고의 실재) |
사물(事物) | 일체법(一切法)ㆍ제법무아(諸法無我)ㆍ법성(法性) 등이 이러한 의미로 사용된다. |
인(因:hetu) | 올바른 인과(因果) 관계로 합리성ㆍ진리를 가리킨다. 연기(緣起)는 법이라고 하는 말이 이 뜻이다. (법칙ㆍ규준) |
덕(德:gua) | 인간이 지켜야 할 정도, 즉 윤리성을 가리킨다. |
3) 열반적정(涅槃寂靜)
①제행무상과 제법무아를 확실히 깨달으면 완전한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열반적정이다.
② ‘열반’과 ‘적정(santi)’은 동의어로서 열반의 의미가 바로 ‘적정’이다. 열반(涅槃=Nirvana)은 ‘니르바나(Nirvana)’의 음역으로서 ‘nir(out)+vana(to blow)의 어원으로 해석되는 열반의 본뜻은 “불어서 끄는 것”, “불어서 꺼진 상태”를 뜻하며 마치 타고 있는 불을 바람이 불어와 꺼버리듯이 타오르는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서 일체의 번뇌・고뇌가 소멸된 상태를 가리킨다. 즉 일체의 모든 번뇌의 불을 불어서 꺼버린 이상경을 이름한 것인데 오직 열반만이 번뇌없이 고요하다는 뜻이다.
③열반(涅槃)이란 산스크리트의 니르바나(Nirvana)의 음역인데 니원(泥洹)ㆍ열반나(涅槃那) 등으로 음역하기도 하며 멸도(滅度)ㆍ적멸(寂滅)ㆍ원적(圓寂) 또는 무위(無爲)ㆍ부작(不作)ㆍ무생(無生) 등으로도 의역한다.
④초기 경전에서는 열반을 “탐욕의 사라짐, 분노의 사라짐, 어리석음의 사라짐, 이것을 이름하여 열반이라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생에서 괴로움을 일으키는 요소들은 탐욕심ㆍ분노심ㆍ어리석음[삼독(三毒)]이 모두 소멸되었을 때 인생은 더 이상 괴로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의 원리를 모르고 모든 것은 항상 하고 실체가 있다고 애착하는 데서 고(苦)가 싹트는 것이기 때문에 그 관찰 여하에 따라 우리는 고(苦)와 낙(樂)의 두 갈래 길로 나눠지는 분기점에 서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체개고(一切皆苦)라는 법칙을 하나 더 붙여 사법인(四法印)이라고도 한다.
4) 일체개고(一切皆苦)
① 석존께서는 “일체는 무상하고 무상한 것은 괴로움이며 실체가 없다.”라고 단정하신다.
② 네 가지 괴로움(四苦)ㆍ여덟 가지 괴로움(八苦)
“수행승들이여,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란 이와 같다. 태어남(生)도 괴로움이고 늙는(老) 것도 병(病)드는 것도 괴로움이고 죽는(死) 것도 괴로움이고 슬픔ㆍ비탄ㆍ고통ㆍ근심ㆍ절망도 괴로움이다.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만나는 것도 괴로움[원증회고(怨憎會苦)]이고 사랑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도 괴로움[애별이고(愛別離苦)]이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구부득고(求不得苦)]이다. 줄여서 말하자면 다섯 가지 존재의 집착다발이 모두 괴로움[오취온고(五取蘊苦)ㆍ오음성고(五陰盛苦)]이다.” [초전법륜경(Dhammacakkappavattanasutta, S56:11(2-1)] |
☞오취온(五取蘊, pañca-upādāna-kkhandā)ㆍ오취온고(五取蘊苦)
빠알리(pāli)어로 칸다(khanda)는 무더기, 더미, 적집(積集)이란 뜻으로 정신과 물질(名色, nāma-rūpa)을 이루는 5가지(색ㆍ수ㆍ상ㆍ행ㆍ식) 무더기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말이다. 또 오취온(五取蘊, pañca-upādāna-kkhandā) 이라는 말은 중생들이 이러한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의 무더기를‘나’,‘나의 것’이라고 집착하기 때문에 집착하는 무더기라는 의미에서 오취온이라고 한다.
고성제의 핵심은 오취온(五取蘊)의 괴로움이다. 오온을 나, 나의 것으로 집착하는 것이 괴로움이라는 뜻이다. 중생계의 모든 물질과 정신(nāma-rūpa)은 반드시 집착(upādāna)과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욕계든 색계든 무색계든 존재하는 모든 것(오온=오취온=일체유위법)은 반드시 집착을 야기하고 그렇기에 오음성고(五陰盛苦)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세한 집착은 아나함에 이르기까지 남아있으며 그래서 아나함과를 증득한 사람들은 정거천(淨居天)이라는 색계천(色界天)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오취온의 괴로움은 아라한이 되어서야 궁극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 삼특상(三特相) : 무상(無常)ㆍ고(苦)ㆍ무아(無我)
무상ㆍ고ㆍ무아는 오온(五蘊)과 모든 유위법(有爲法, saṅkhata-dhammā)의 보편적 속성으로 빨리어로는 띠락카나(ti-lakkaṇa, 삼특상) 라고 한다. 해탈과 열반을 실현하려면 위빠사나를 통하여 이러한 세 가지 성품을 반드시 철견해야 한다.
(1) 무상(無常, anicca) : 무상함, 덧없음, 또는 영원하지 않음이란 뜻으로 모든 유위법(有爲法, saṅkhata-dhamma)이 변화하고 영원하지 않다는 뜻이다. 영어권에서는 impermanence라고 한다.
(2) 고(苦, dukkha) : 불만스러움, 괴로움, 고통으로 모든 윤회하는 존재의 보편적 특성은 고(苦)라는 것, 즉 존재의 전반적 불만족성을 나태나는 말이다. 영어권에서는 suffering, unsatisfactoriness라고 한다.
(3)무아(無我, anatta) : 영원한 자아는 없고 실재하지 않음을 가리킨다. 영어권에서는 not-self, non-ego, impersonality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경의 도처에서 이러한 무상·고·무아를 설하셨는데 특히 이는 대부분 오온의 무상·고·무아의 문맥에서 나타나며 오온으로 대표되는 모든 개념적 존재를 분석하고 분해하고 해체해서 드러나는 유위법의 무상·고·무아를 철견할 때 해탈과 열반은 실현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유위법의 무상을 꿰뚫은 해탈을 무상해탈(無常解脫)이라 하고 고를 꿰뚫어 실현한 해탈을 무원해탈(無願解脫)이라 하고 무아를 꿰뚫어서 실현한 해탈을 공해탈(空解脫)이라 부른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삼법인(三法印)이라는 용어는 빨리 경이나 상좌부 아비담마나 주석서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법인(法印)이라는 말은 산스끄리뜨 dharma-mudra의 번역어로 설일체유부(設一切有部, Sarvāstivāda)의 율장과 아비달마법온족론(阿毘達磨法蘊足論)과 같은 설일체유부 논장에서 제일 먼저 사용한 술어이며 이것이 반야부(般若部)의 대지도론(大智度論) 등에서도 채용되었고 후대의 많은 중국 주석가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대승불교의 삼법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ㆍ제법무아(諸法無我)ㆍ적정열반(寂靜涅槃)으로 여기에 일체개고(一切槪苦)를 넣어 사법인(四法印)이라고 하기도 한다.
설일체유부(Sarvāstivāda)는 인도의 부파불교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독특한 종지를 내세워 대승불교와 각축했던 교파였는데, 이들은 이론투쟁을 많이 겪었던 만큼 자신과 남들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할 필요성에서 법의 도장[법인法印]과 같은 확고한 잣대가 요구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띠락카나(ti-lakkaṇa)를 원 의미에 가깝게 번역한다면 삼법인보다는‘세 가지 성품’이나‘세 가지 특징’등의 의미로 삼특상(三特相)이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하겠다.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삼법인은 수행에 대한 강한 메시지보다는 불교 전반의 가장 큰 특징을 천명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괴로움의 세 가지 성질[삼성(三性)]:고고성(苦苦性)ㆍ괴고성(壞苦性)ㆍ행고성(行苦性)
오취온을 중심으로 해서 괴로움의 성질을 설명한다.
고고성(苦苦性) dukkha-dukkhatā |
고통의 괴로움은 ‘고통 그 자체’ 를 말한다. 신체적 고통을 포함하여 정신적 고통까지 모두 해당된다. 따라서 중생의 삶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괴로움이다. |
괴고성(壞苦性) viparinnāma-dukkhatā |
변화의 괴로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무리 큰 행복일지라도 결국은 변하기(붕괴하기) 때문에 괴로움이다. 인과 연에 의해 발생한다는 연기의 법칙, 즉 인과의 법칙과 모든 존재가 고정됨이 없이 항상 변화한다는 무상(無常)의 법칙에 바탕하여 일어나는 ‘변화하고 무너지는 괴로움’을 말한다. |
행고성(行苦性) saṅkhāra-dukkhatā |
형성(saṅkhāra)의 괴로움은 본질적으로 오온(五蘊)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나’, ‘나의 것’으로 집착하기 때문에[오취온(五取蘊)] 괴로움이다. 조건지어진 모든 것의 괴로움 |
▣ 쌍윳따니까야(Saṁyutta-Nikāya) 제45쌍윳따 길의 모음(MaggaSaṁyutta) 괴로움의 경(Dukkhasutta, S45:165)
5) 삼법인 이후의 발전 과정
삼법인 이후 대승불교의 발달과 함께 불교의 교리체계는 더욱 더 발전해 갔다.
① 제행무상에서 시간론(연기론, 현상론)의 네 단계 발전:서술형 문제 참조 (P754)
1단계 | 업감연기론 | “구사론”에 기초를 둔 이 학설은 인도의 바수반두(=세친)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
2단계 | 아뢰야식 연기론 |
“유식삼십송”에 근거를 둔 이 학설의 정립에 신라의 원측이 불멸의 업적을 남겼다. |
3단계 | 진여연기론 | “대승기신론”에 근거를 둔 이 학설의 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은 신라의 원효이다. |
4단계 | 법계연기론 | “화엄경”에 근거를 둔 이 학설의 정립에 신라의 원효, 의상 등이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
② 제법무아에서 공간론(실상론, 본체론)의 네 단계 발전
1단계 | 법체유공론 | “구사론”에 기반을 둔 실상론인 이 학설은 인도의 바수반두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
2단계 | 무상개공론 | “중론”에 기초를 둔 실상론인 이 학설의 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은 고구려의 승랑이다. |
3단계 | 유공중도론 | “유식삼십송”에 기초를 둔 실상론인 이 학설의 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은 신라의 원측이다. |
4단계 | 제법실상론 | “법화경”에 기초를 두고 발전해 간 실상론의 절정으로 이 학설의 정립에 공헌을 한 사람은 고려의 체관이다. |
☞열반4덕(涅槃四德)
상(常) | 열반에 도달하면 무상(無常)하지 않는 영원 |
락(樂) |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난 지극한 즐거움 |
아(我) | 헛된 나를 떠난 참나로 대자재(大自在) |
정(淨) | 더러움이 없고 언제나 청정(淸淨) |
'정해(正解) 불교학 총정리 > 제3장 부처님의 가르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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