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Dhp126] 보석을 삼킨 거위와 띳사 테라 이야기

moksha 2022. 1. 21. 22:32

[Dhp126] 보석을 삼킨 거위와 띳사 테라 이야기

 

부처님께서 사왓티에 계실 때 보석상의 집으로 장로 띳사(Tissa Thera)는 12년 동안 공양을 얻어 먹었다. 보석상과 그의 아내는 부모가 했듯이 장로에게 그가 원하는 것을 해주었다.

 

어느 날 집 주인이 고기를 다루고 있던 차에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로부터 심부름꾼이 왔다. 왕은 그에게 귀한 보석 하나를 보내면서 즉시 광택을 내어 되돌려 보내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보석을 받아 책상 위에 놓고는, 고기를 다루느라고 피가 묻은 손을 씻으러 잠시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그 사이에 그가 키우던 거위가 피 묻은 루비를 고기로 잘못 알고 삼켜 버렸다. 바로 그때 마침 그 집에 탁발을 나와 있던 아라한 빅쿠가 그 장면을 보았다.

주인 남자는 손을 씻고 돌아와 루비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으므로 아내와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석의 행방을 모르므로 옆에 서 있는 띳사 테라(Tissa Thera)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러자 테라는 모른다고는 대답하지 않고, 다만 자기는 그 루비를 가지지 않았노라고만 대답했다. 그러나 주인은, 집안에는 자기와 아내, 그리고 아들 하나와 테라가 있었을 뿐이었다면서 테라의 대답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내에게 그 보석은 국왕의 것인 만큼 만약 없어진 이유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게 되면 자기는 극형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니 고문을 가해서라도 띳사 테라(Tissa Thera)에게서 자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깜짝 놀라며 남편을 말렸다.

 

“띳사 테라께서는 지난 12년 동안 우리를 착한 사람이 되도록 지도해 주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저분의 가르침을 따라 정직하게 살아왔습니다. 또 테라께서는 그 동안 저희들에게 단 한 번도 나쁜 말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런데 이런 일로 테라를 의심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일 때문에 우리가 국왕으로부터 처벌을 받을지언정 어찌 아라한 성자께 죄를 덮어씌운단 말입니까?”

 

그러나 마음이 급한 남편은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테라를 밧줄로 꽁꽁 묶고 작대기로 마구 두들겨 패며 자백을 강요했다. 마침내 테라는 코와 귀와 머리에서 피를 뚝뚝 흘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거위가 다가와 그 피를 먹으려고 했다. 이에 화가 잔뜩 나 있던 주인은 거위를 발로 걷어차 버렸는데, 그 바람에 거위는 즉사하고 말았다. 그때 테라가 주변에서 말했다.

“그 거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 주시오.”

주인은 소리쳤다.

“당신도 이 거위같이 될 걸 뭐가 걱정이오?”

테라는 거위가 아주 죽어 버린 것을 확인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자여, 보석은 저 거위가 삼켰다오.”

이에 남자는 반신반의하면서 칼로 거위의 배를 갈라 보았는데, 과연 그 뱃속에 보석이 들어 있었다. 남자는 자기가 테라에게 한 행동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를 깨닫고는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테라는 아무 대답없이 다만 처음의 자리에 돌아가 탁발하는 자세로 서 있을 뿐이었다.

마침내 테라는 흐느끼는 주인 남자에게 이렇게 한마디 하였다.

“제자여, 이것은 그대의 잘못도 아니며, 또한 내 잘못도 아니오. 이번 일은 당신과 내가 과거 생에 지어 놓았던 행위의 결과일 뿐이오. 우리는 생사윤회 속에서 이런 빚 갚음을 수도 없이 주고받는다오. 나는 조금도 당신을 원망하고 있지 않소.”

테라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일이 있게 된 것은 내가 당신 집 안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소. 그러므로 나는 이후로 다시는 어떤 집 안에도 들어가지 않겠소. 다만 문밖에 서 있기만 할 것이오.”

그런데 이 테라는 심하게 맞은 후유증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간 세월이 흘렀을 때 빅쿠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시었다.

 

“거위는 죽어서 그 집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얼마 후에 죽은 남자는 니라야(지옥)에 태어났느니라. 그리고 아내는 죽어서 천상에 태어났고, 띳사는 이미 아라한을 성취한 성자이기 때문에 닙바나를 실현하였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126]

“어떤 자들은 모태에 태어나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지옥에 나고

선행자는 천상계로 가고

번뇌를 여읜 님들은 열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