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76] 라다 테라 이야기
라다는 가난한 브라흐민(속인)인데 수도원에 살면서 빅쿠들의 심부름 따위를 거들어 주고 있었다. 그는 심부름의 대가로 음식과 옷 등 자기에게 필요한 것들을 얻어서 살아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에게 출가하여 빅쿠가 되라고 권하거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아침 일찍이 신통력으로써 시방 세계를 두루 살펴보시다가 지금 수도원에서 심부름을 하고 지내는 가난한 브라흐민 라다가 머지않아 아라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 가난한 브라흐민에게 직접 가시어 그를 살펴보시고 수도원의 어떤 빅쿠도 그에게 출가하라고 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빅쿠들을 부르시어 이렇게 질문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여기 모인 빅쿠들 가운데 이 가난한 브라흐민이 공덕을 짓는 것을 본 사람은 없느냐?”
사리뿟따 테라가 대답했다.
“부처님이시여, 이 노인이 과거 어느 때 제게 밥 한 숟갈을 공양한 일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그렇다면 사리뿟따여, 너는 당연히 너에게 공덕을 베푼 이 노인을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었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래서 사리뿟따 테라는 그 가난한 브라흐민을 빅쿠로 출가시켜 주었다. 테라는 이 나이 많은 빅쿠를 자기 곁에 두고 매우 엄격하고 책임감 있게 지도했다. 그 같은 지도 덕분으로 그는 오래지 않아 아라한이 될 수 있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여러 빅쿠들에게 다가오시자 빅쿠들이 부처님께 라다 빅쿠가 사리뿟따 테라의 지도를 매우 잘 따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어떤 빅쿠든지 스승으로부터 수행 지도를 받을 때는 저 라다 빅쿠처럼 겸손하게 이를 받아들여야 하느니라.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에 대해서 화를 내거나 분심을 내지 않아야 하며, 자기의 수행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 꾸짖음을 들어도 결코 대들거나 거부해서는 안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76]
“잘못을 지적하는 님, 꾸짖어 충고하는 님, 현명한 님,
숨겨진 보물을 일러주는 님을 보라.
이러한 현자와 교류하라. 그러한 사람과 교류하면,
좋은 일만 있고 나쁜 일은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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