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으니 행복하여라! sukho Buddhānaṃ uppādo!

▣ 열반은 궁극의 행복이다. (nibbānaṁ paramaṁ sukhaṁ) ▣ 부처님의 가르침이 오래 지속되기를!(Buddhasāsanaṃ ciraṃ tiṭṭhatu!)

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51] ~ [게송52] 찻따빠니 이야기

moksha 2019. 2. 20. 22:12

[게송51] ~ [게송52] 찻따빠니 이야기

 

찻따빠니는 사왓티에 사는 재가 신자였다. 그는 사까다가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었으며, 부처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법을 잘 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찻따빠니는 부처님을 찾아뵙고 공손히 옆자리에 앉아 우뽀삿타(포살재일)에 관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이때 빠세나디 국왕도 재일을 맞아 부처님으로부터 법문을 들으려고 법당으로 들어왔다. 왕이 들어오는 것을 본 찻따빠니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저기 왕이 오신다. 나는 일어서서 왕을 맞이해야 할 것인가. 혹은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인가?’

그러다가 그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부처님을 모시고 앉아 있다. 부처님은 왕 중의 왕으로서 위대하신 분이다. 그런데 내가 한 나라의 왕에 불과한 빠세나디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다면 왕을 존경하는 표시는 될지언정 부처님을 존경한다는 표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내 행동 때문에 왕이 화를 낸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일어서지 않으리라.’

 

그래서 그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본 빠세나디 왕은 마음속으로 불쾌했지만 잠자코 부처님께 오체투지로 절을 올리고 부처님 옆에 공손하게 앉았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두 사람의 마음을 잘 관찰하고 계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빠세나디 왕에게 말씀하시었다.

“대왕이여, 여기 찻따빠니 재가 신자는 매우 현명한 사람이오. 그는 경ㆍ율ㆍ론 삼장에 통달했으며, 남들에게 그것을 잘 설명할 줄도 압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찻따빠니를 칭찬하자 왕의 마음은 조금 풀어졌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뒤에 아침 식사를 끝낸 왕은 위층 발코니에 서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일산을 쓰고 샌들을 신은 찻따빠니가 왕궁 안뜰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왕은 그를 불러들이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래서 끌려온 찻따빠니는 일산과 신발을 한쪽에 벗어두고 왕에게 다가와 공손히 예를 갖추어 절을 올렸다. 왕이 물었다.

"찻따빠니여, 그대는 왜 신발과 일산을 구석에 두고 오는가?"

"대왕이시여, 대왕께서 저를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그대는 이제야 내가 이 나라의 왕이라는 것을 안 것이로군 그래?"

"대왕이시여, 저는 대왕께서 이 나라의 왕이라는 것을 전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대는 왜 일전에 나를 보고도 일어서지 않았는가?"

"대왕이시여, 왕 중의 왕 앞에 있을 때에는 작은 왕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습니다. 저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뜻에서 일어서지 않은 것일 뿐 대왕을 멸시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자 빠세나디 왕은 금방 마음이 풀려서 말했다.

“아주 좋은 일이오. 이제 지나간 일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소. 그런데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면 그대는 경ㆍ율ㆍ론 삼장에 통달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소? 나의 왕비들을 위해서 설법을 해줄 수 있겠소?”

"대왕이시여, 저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오?"

"대왕이시여, 제가 알기로 왕실이란 매우 견책이 심한 곳입니다. 왕실에서는 잘했거나 잘못했거나 가리지 않고 책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뭘 그렇게 사양하는 거요? 나는 당신이 나를 보고 일어서지 않았기 때문에 심한 모욕감을 느꼈었소. 그런데 또다시 나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은 하지 마시오."

"대왕이시여, 저는 일개 재가 신자에 불과합니다. 그런 제가 테라님들이 하셔야 할 설법을 대신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며, 비난받기 쉬운 일입니다. 그러니 테라님들을 왕실로 초청하시어 설법하게 하십시오."

그래서 왕은 할 수 없이 부처님께 다음과 같은 뜻을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두 왕비인 말리까와사바캇띠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담마를 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여래가 정기적으로 어떤 한 장소에 간다는 것은 옳지 못하오."

"그러시다면 빅쿠 스님들이라도 보내 주십시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테라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왕궁을 방문하여 왕비들을 가르치게 해주시었다.

그런데 이들 두 왕비 중에서 말리까 왕비는 열심히 담마를 배우고 또 실천했지만, 와사바깟띠야 왕비는 열심히 배우지도 않았고 실천에서도 뒤떨어졌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아난다 테라에게 물으시었다.

"아난다여, 네 여자 신자들은 담마에 통달해 가고 있느냐, 어떠냐?"

“예, 부처님.”

"그래 어느 왕비가 열심히 배우느냐?"

"부처님이시여, 말리까 왕비가 열심히 배웁니다. 그녀는 매우 신심이 깊고 배운 것을 부지런히 외우며 잘 이해하고 실천에도 능숙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종속인 와사바깟띠야 왕비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아난다여, 어느 누구든지 간에 담마를 신심 있게 듣지도 않고 독송하지도 않으며 배운 것을 잘 설명하지도 못하고 실천 수행도 없다면 그것은 비유컨대 모양은 아름다우나 향기가 없는 꽃과 같으니라. 그러나 이런 모든 덕목이 잘 갖추어지면 그에서 풍부한 열매가 열어 되돌아오는 법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어떤 꽃은 찬란하고

아름답더라도 향기가 없듯,

말이 잘 설해져도

실천이 없으면, 열매가 없다.”

 

“어떤 꽃은 찬란하고

아름답고 향기도 있듯,

말이 잘 설해지고

실천이 있으면, 열매도 있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많은 사람들이 사까다가미 팔라와 아나가미 팔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