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송36] 승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누뿝빠 빅쿠
사왓티 성 내에 은행가의 아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자기 집으로 자주 탁발나오는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모든 불만족감에서 벗어나길 원합니다. 그것이 가능합니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시겠습니까?”비구는 대답했다.
“그럼 우선 당신이 가진 재산을 삼등분하여, 그 중 한 몫은 생계에 쓰고 한 몫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그리고 나머지 한 몫은 보시하여 베푸십시오.”
은행가의 아들은 당장에 그대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구의 가르침을 실천한 후 비구에게 물었다.
“가르쳐 주신대로 했습니다. 이제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제는 수도원으로 가서 부처님과 담마와 상가에 귀의하여 다섯 가지 계를 받아 잘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십시오.”그는 이번에도 비구의 가르침을 따랐고 그러자 더욱 발전하고 싶어 스승비구에게 찾아가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물었고 비구는“이제는 열 가지 계를 받아 지니면서 사마네라[Sāmanera, 사미(沙彌)]가 되도록 하십시오.” 라고 답했다.
이같이 하여 그는 점차적으로(anupubbena) 발전하는 수행을 해 나갔는데, 이 때문에 그는 아누뿝바(Anupubba)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
그 후 아누뿝바는 다시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사마네라의 과정이 지났습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합니까?”
“당신은 이제 비구가 되어 수행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누뿝바는 마침내 비구가 되었다.비구가 된 아누뿝바는 스승으로부터는 아비담마(Abhidhamma, 경장)를 배우는 한편 계사로 부터는 위나야(Viniya, 율장)를 배워갔다. 그런데 그의 계사였던 이는 그에게 쉼없이 율장에 대한 이론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이것은 위나야에 옳고, 이런 것은 옳지 않다하며 이론적으로 가르쳤다.
그러자 아누뿝바는 배움에 내용과는 관계없이 배우는 시간에 실증이 나기 시작했다.그러면서 그는 비구로써의 생활을 힘들어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몸이 쇠약해지고 피부도 거칠어지는 등 건강이 쇠퇴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동료들은 그에게 왜 이렇게 되었냐고 묻자 그는 수행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고 그의 스승은 그를 부처님께 데리고 갔다.
아누뿝바의 스승이 부처님께 “이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선 “비구여, 너의 스승이 네 대신 한 말이 사실이냐?”라고 물으셨고 비구는“그렇습니다. 사실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비구로써 수행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부처님, 저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출가해 비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스승은 아비담마를 가르쳐 주시고 또 한 스승은 위나야를 가르쳐 주십니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가 어렵습니다. 이제는 제 몸과 마음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혼란스러워 하는 아누뿝바 비구에게 말하셨다.
“비구여, 네가 만일 한 가지만 잘 지키고 보호할 수 있다면 너는 너의 언행도 보호 할 수 있다.”
“부처님, 그 한 가지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네 마음이다. 마음의 변화를 자각하며, 자각했을 때 해로운 마음이면 그러한 해로운 특성이 말과 행동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다스려 마음을 보호해 가도록 하여라.”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 내려앉지만,
지극히 보기 어렵고 미묘한 마음을
현명한 님은 수호해야하리.
마음이 수호되면, 안락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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