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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마빠다(Dhammapada)/담마빠다 이야기

[게송35] 생각을 다스리기 힘든 빅쿠 이야기

moksha 2018. 6. 1. 23:58

[게송35] 생각을 다스리기 힘든 빅쿠 이야기

 

어느 때 빅쿠 예순 명이 부처님으로부터 좌선 수행에 관한 설법을 듣고 수행 주제를 받아 수행을 하기 위해 적합한 장소를 찾다가 마따까라는 마을에 이르렀다.

그 마을의 촌장은 마띠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띠까의 늙은 어머니는 예순 명의 빅쿠들을 보자 기꺼이 빅쿠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녀는 빅쿠들의 발 아래에 절하고 빅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쭈었다. 그래서 빅쿠들이 수행할 장소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 마띠까의 늙은 어머니는 말했다.

 

“테라님들, 테라님들께서 우기 석 달 동안 여기서 수행하기로 결정하시면 저는 그 동안 삼귀의와 오계를 받들고 초하루 보름의 재일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테라님들의 수행하시는 데 필요한 모든 물품과 음식을 잘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제 마음을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이 마을에 머물러 수행해주십시오.”

 

그러자 빅쿠들은 이번 왓사(안거)를 마띠까 마을에 보내기로 결정하여 침묵으로써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빅쿠들이 자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빅쿠들이 자기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마띠까의 어머니는 가족을 동원하여 건물을 지어 빅쿠들이 거처할 수도원을 짓고 빅쿠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마띠까의 어머니의 열성적인 후원에 감동한 빅쿠들은 한자리에 모여 이렇게 결정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장소에서 이곳 주민들과 마띠까의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아무런 불편 없이 수행을 할 수 있게 되었소. 그러니 이런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요.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간을 낭비하지 맙시다. 우리는 각기 자기 방에 있으면서 다만 열심히 수행할 뿐 둘이 모여앉아 이야기하지 맙시다. 우리가 수행하는 동안 만약 급한 상황이 생기면 말을 하지 말고 수도원의 종을 울려 알리기로 하고, 하루 한 번 마을로 탁발나가는 시간에만 모여서 나가되, 그때에도 침묵을 지킵시다. 우리가 한가하게 놀며 신자의 시주나 받아먹고 지내면서 부처님께서 그 일을 기뻐하시리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직 열심히 수행하여 하루 빨리 생사윤회를 벗어나는 것만이 부처님과 신자들의 은혜를 갚는 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둘이서 한 군데 앉지 말고, 혼자서 한 곳에 앉아 수행할 것이며, 높은 빅쿠 선배의 훈계를 듣고, 아침에는 일찍이 탁발을 나갑시다.”

 

이같이 서로 결정한 뒤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 마띠까의 어머니는 자기의 가족과 이웃 신자들을 데리고 우유, 버터, 치즈 등을 준비하여 수도원에 갔는데, 이상하게도 빅쿠 스님들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알아보니 빅쿠 스님들은 각자 자기 방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님들을 만나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종을 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수도원의 종을 쳤다. 그러자 빅쿠들은 누가 급한 병이라도 걸렸나 보다고 생각하고 제각기 자기 방으로부터 따로따로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마띠까의 어머니는 빅쿠 스님들이 각각 한 사람씩 따로따로 나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테라님들이 혹시 서로 다투시기라도 한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빅쿠들에게 여쭈어 보았다.

“테라님들, 혹시 서로 다투시기라도 하신 건가요?”

빅쿠들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지난번에 제가 테라님들을 집으로 초청했을 때는 모두들 같이 오시더니, 오늘은 왜 따로따로 모이시는 것입니까?”

“신자님, 우리는 각각 자기 방에서 서로 떨어져 앉아 좌선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좌선 수행이라니요? 좌선 수행이란 무엇입니까?”

“좌선 수행이란 우리 몸의 서른두 가지 부분을 세심하게 분석,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몸이 구성되어진 상태와, 늙어가는 과정, 죽어가는 과정, 모든 가능이 일어나고 사라져 가는 현상 등을 예리하게 밀착 관찰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자연적 성품을 바르게 보아, 그것들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며, 고통스러운 것이며, 무상한 것이며, 자아가 없는 것임을 깨달아, 모든 집착과 번뇌로 부터 벗어나고 생사를 해탈하는 것입니다,”

 

이런 놀라운 가르침을 들은 마띠까의 어머니는 다급하게 되물었다.

“테라님들, 그렇다면 그런 수행은 빅쿠 스님들만 하실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누구든지 수행하면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건가요?”

“이것은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수행법입니다.”

“그렇다면 빅쿠들은 그녀에게 그 수행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래서 빅쿠들은 그녀에게 수행법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러자 부인은 배운 것을 그 자리에서 세 번, 네 번 외더니 곧 수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후 부터 열심히 정진했고, 아주 짧은 기간에 아나가미 팔라(아나함과)를 성취했으며, 네 가지의 신통력도 얻었다. 그렇게 해서 성취한 자기 수행에 대해 만족한 마띠까의 늙은 어머니는 신통력으로써 빅쿠들의 수행 정도를 가늠해 보았다. 그 결과 그녀는 빅쿠들이 아직도 탐심과 진심ㆍ치심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빅쿠들은 아직도 내적 현상 관찰이 깊은 경지에 이르지 못하여 삼매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다시 빅쿠들에게 아라핫따 팔라(아라한과)를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지 어떤지를 살펴보았다. 그 잠재력은 충분했다. 다시 그녀는 그렇다면 빅쿠들이 지금 적합한 장소에서 수행하고 있는지 더 살펴보았다. 역시 장소도 적합하였다. 그렇다면 벗은 좋은가? 역시 벗도 좋았다. 음식은?

그녀는 바로 음식이 문제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마띠까의 어머니는 그때부터 특별한 음식을 공양했다. 그녀는 각종 쌀죽과 여러 가지 견고하고 부드러운 음식에 향미를 넣어서 빅쿠들에게 공양을 올렸다. 그러자 빅쿠들의 마음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그 안정된 마음으로 내적 현상을 바르게 관찰했으며, 결국 사대오온의 자연적인 성품을 보아 삼매를 이루어 아라핫따 필라를 성취했을 뿐만 아니라 신통력까지도 갖추었다.

빅쿠들을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마띠까의 어머니 같은 위대한 신자의 도움으로 수행의 궁극적인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부인은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자, 이제 우리는 우기가 끝나는 대로 부처님을 찾아뵙고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기로 하자.”

마침내 우기가 끝나 빅쿠들을 마띠까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마띠까의 어머니는 빅쿠들을 배웅하여 떠나 보냈다.

빅쿠들은 제따와나 수도원에 도착햐여 부처님을 뵙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올린 다음 부처님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물으시었다.

“빅쿠들이여, 너희들은 수행과 생활에서 모두 만족했던 것으로 보이는구나 그런데 혹 음식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었느냐?”

빅쿠들에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은 매우 신심 있고 매사에 배려가 깊었던 마띠까 촌장의 어머니로 부터 넉넉하게 음식을 공양 받았습니다. 음식에 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또한 다른 필요한 물품도 잘 공급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부처님과 빅쿠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한 빅쿠가 있었다. 그는 마띠까의 어머니가 빅쿠들을 잘 공양한다는 말에 자기도 그곳에 가서 수행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수행 주제를 받아 마띠까 마을로 떠났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듣기로 그 여자 신자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아는 신통력을 지녔다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먼 길을 가느라고 피곤하니 수도원과 방을 미리 청소해 놓았으면 좋겠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마띠까의 늙은 어머니는 그의 마음을 읽고 곧 심부름꾼을 보내면서, 수도원을 청소하여 도착하는 빅쿠 스님에게 인계해 드리라고 지시했다. 수도원에 도착한 빅쿠는 이번에는 마실 물과 일용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띠까의 어머니는 그것들을 수도원에 보냈다. 그리고 빅쿠가 죽과 버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그녀는 착오없이 죽과 버터를 보냈다. 그때 빅쿠는 또 생각했다.

 

“마띠까의 어머니는 과연 듣던 대로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보내 주는구나, 이제 나는 그 신자를 보고 싶다. 마띠까의 어머니가 여러 가지 양념으로 부드럽고 맛있게 만든 음식을 가지고 직접 와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은 마띠까의 어머니에게 전해졌으므로 그녀는 곧 빅쿠가 필요로 하는 음식을 준비하여 수도원으로 갔다. 빅쿠가 공양이 끝나자 물었다.

 

“신자님이 마띠까 촌장의 모친이신가요?”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나요?”

마띠까의 어머니는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곤란하여 되물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요?”

“당신은 내가 원했던 것을 착오없이 다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같이 묻는 것입니다.”

“테라님, 저는 어쩠건 간에 많은 다른 빅쿠 스님들도 남이 생각하는 바를 아시는 줄로 아는데요.”

“나는 다른 빅쿠들의 경우를 묻는 게 아니오. 단지 당신이 남이 생각하는 바를 아는지 모르는지를 묻고 있소.”

그러자 마띠까의 어머니는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못해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알지 못하더라도 그 같은 일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자 빅쿠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으로 보아 마띠까의 어머니가 타심통의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하여, “나는 이제 매우 난처한 상항에 빠져 버렸구나, 생각이란 쉽게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어서 남에 대해 좋은 생각도 하고 나쁜 생각도 하기 마련인데, 이 여자 신자는 내가 일으키는 나쁜 생각을 다 알 게 아닌가? 그러니 이 여자는 도적을 붙잡아 돈주머니와 멱살을 꽉 쥐어 잡는 사람처럼 나를 쥐어 잡을 것이다. 얼른 이곳을 피해 떠나는 것이 상책이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신자님, 나는 이곳을 떠나겠소이다.”

“어디로 가시고자 하시는지요?”

“나는 부처님께 갈 것이오.”

“테라님, 그러지 마시고 이곳에서 더 수행하도록 하시지요.”

“나는 이곳에 더 머무를 수가 없소이다.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오.”

 

빅쿠는 이렇게 말하고 그곳을 떠나 다시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그가 수도원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그에게 물으시었다.

“빅쿠여, 너는 왜 그곳에 있지 않고 떠나왔느냐?”

“부처님이시여, 저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가?”

“부처님이시여, 그 여자 신자는 제가 무슨 생각을 하든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곳을 떠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빅쿠여, 그곳이야말로 네가 꼭 머물러 수행해야 할 장소이니라.”

“부처님,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곳에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빅쿠에게 다짐하시었다.

“빅쿠여, 그렇다면 너는 한 가지를 꼭 지킬 수 있겠느냐?”

“부처님, 그것은 무엇을 두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부처님의 자비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빅쿠여, 너는 이제부터 네 마음 하나만을 잘 보호하도록 하여라. 마음을 매우 보호하기 어렵고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니라. 빅쿠여, 너는 이제부터 너 자신에 관한 일이 아니면 상관하지 말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 내려앉는

제어하기 어렵고 경망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훌륭하니

마음이 다스려지면, 안락을 가져온다.”

 

그 빅쿠는 부처님의 이 같은 설법을 듣고 다시 마띠까 마을의 수도원으로 돌아가 마띠까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수행을 했고, 머지않아 아라핫따 팔라[아라한과(阿羅漢果)]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