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146] 술에 취한 위사카의 친구들 이야기
뿝빠라마(Pubbārāma) 수도원을 승단에 시주한 위사카(Visākha)는 성품이 너그럽고 베풀기를 즐기며, 친절하고 인정 많은데다가 계행도 잘 지켰다. 그녀는 또한 지혜로운 데다 덕행도 높았는데, 어느 때 사왓티[Sāvatthī, ⓢ스라와스티(슈라와스띠śrāvastī), 사위성(舍衛城)]에 사는 남자 500명은 자기들의 아내들도 위사카와 같이 되기를 바라서 위사카와 친하게 지내게 하려고 자기 아내들을 위사카에게 보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위사카는 다른 급한 볼일이 있어서 그녀들을 돌보아 주지 못하였다. 그러자 그녀들은 밧차날리안 축제(음주 축제)때 남편들이 이레 동안 마시다가 남은 술을 마시고 만취되어 잠들었고, 돌아온 남편들은 이 광경을 보고 화가 치밀어 아내들을 두들겨 팼다.
그 뒤 한 번은 그 여인들이 위사카에게 부처님을 뵙고 설법을 듣겠다고 청하므로 위사카는 그들을 데리고 부처님이 계시는 수도원에 가게 되었는데, 이때 그녀들은 여러 종류의 술을 옷 안에 감춰 가지고 들어갔다. 그녀들은 수도원에 들어가자 감춰 가지고 온 술을 모두 마시고 술병을 수도원 아무데나 버렸다. 그러나 위사카는 그런 줄도 모르고 부처님께 그녀들에게 설법을 해주실 것을 간청했고, 부처님께서 설법을 시작하실 즈음 술기가 오른 그녀들은 마음이 흐트러지고 정신이 몽롱해져서 노래를 부르고 덩실덩실 춤까지 추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누구든지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는 건물 안에 들어오게 되면 마음이 정숙해지게 마련이며, 광명으로 빛나는 부처님의 상호를 뵙게 되면 그 거룩한 모습에 압도되어 고개를 바르게 하고 공손하며 진지한 태도가 되는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그녀들은 술에 취해서 완전히 제정신을 잃은 것이어서 손뼉을 쳐대며 이리저리 뛰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 야단법석을 부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500명의 여자들이 마라의 장난에 의해 제정신을 잃은 것을 보시고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남색의 짙은 광명을 놓으시어 설법하시었던 방 전체를 아주 깜깜하게 만드시었다.
그러자 한참 떠들고 노래 부르며 날뛰던 여자들은 이 갑작스런 사태에 당황하더니 차츰 정신이 깨어났다. 여인들이 술기운에서 깨어나자 부처님께서는 앉아 계시던 간다꾸띠에서 순간적으로 몸을 옮기시어, 힘센 남자가 자기 오른팔을 폈다가 구부리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 시네루(수미산)산 꼭대기에 서서 미간에서 한 줄기 광명을 나투셨다. 하늘에 퍼진 그 빛은 일천 개의 달이 뜬 것보다 더 밝았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위대하신 힘을 내보이심으로써 오백명의 여자들로 하여금 자기들의 초라한 모습을 부끄럽게 느끼도록 하시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녀들이 온전한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이토록 마음이 산란하여 집중되지 못하는 상태였다면 그대들은 처음부터 수도원에 들어오지 않았어야 했느니라. 그대들이 이같이 흐트러진 마음 상태에 있으므로 마라(어리석음)가 기회를 잡아 그대들로 하여금 수도원 안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떠들며 무질서하게 행동하게 한 것이니라. 이제 그대들은 그대들 안에 있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다스리기 위해 스스로 힘써 노력하여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Dhp.146]
“오, 어찌 웃고, 어찌 즐기는가? 언제나 세상은 불타고 있고,
ko nu hāso kim ānando niccaṃ pajjalite sati,
그대들은 어둠에 덮여 있는데, 등불을 구하지 않을 것인가?
andhakārena onaddhā padīpaṃ na gavessatha.”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500명의 여성들은 모두 수다원(須陀洹 : Sotāpanna)과(果, phala)를 성취하였다.
'담마빠다(Dhammapada) > 담마빠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hp.145] 수카 사마네라 이야기 (0) | 2024.12.14 |
---|---|
[Dhp.143]~[Dhp.144] 누더기를 스승으로 삼은 삘로띠까 테라 이야기 (2) | 2023.12.02 |
[Dhp.142] 애인의 죽음에 충격 받은 산따띠 장관 (0) | 2023.02.22 |
[Dhp141] 많은 물건을 소유한 바후반디까 빅쿠 (0) | 2023.02.20 |
[Dhp137]~[Dhp140] 마하목갈라나 테라 이야기 (0) | 2022.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