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p70] 나체수행자(아쩰라) 잠부까 테라 이야기
잠부까는 사왓티 성에 사는 한 재산가의 아들이었다. 그는 전생의 인연에 의해서 아주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잠을 잘 때는 침구가 없이 흙바닥 위에서 자기를 좋아했고, 음식은 쌀밥 대신 자기의 대변을 먹었다. 그래서 그는 나이가 들었을 때 그의 부모는 그를 발가벗고 생활하는 아지와까 수행자들의 수도원으로 보냈다. 그렇지만 아지와까들도 음식 대신에 대변을 먹는 그의 행동을 보고 참아내지 못하여 자기네 단체에서 추방해 버렸다.
그러자 잠부까는 밤중에 사람들이 배설한 대변을 몰래 주워 먹고는 낮에는 하루 종일 다리 하나를 세우고 서서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말하기를 자기가 이렇게 서 있는 것은 자기가 오직 공기만을 먹고 살기 때문이며, 또 만약에 자기가 두 발을 모두 땅에 딛게 되면 이 지구는 자기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기는 잠을 자지도 않고 앉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사람들 사이에 잠부까(승냥이 재칼)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마침내 그의 이 같은 언행은 수많은 사람들을 속여서 그중 어떤 사람들은 맛좋은 음식을 가져와 그에게 공양을 올리기까지 했다. 그러면 잠부까는 아주 겸손한 태도로 사양하면서 자기는 오직 공기를 먹을 뿐 그 밖의 다른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음식을 가져온 사람들이 한사코 권하면 풀잎 끝에 음식을 약간 묻혀서 입에 대서 먹는 시늉을 한 다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자, 이제 됐습니다. 어서 돌아가십시오. 내가 이렇게 적은 음식이나마 취했으니 이제 당신에게는 큰 공덕이 있을 것입니다.”
그가 이같이 발가벗고 외발로 서 있으면서 밤에 자기의 대변만을 몰래 먹고 산 세월은 자그만치 55년이나 되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잠부까가 머지않아 아라한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날 저녁 때 잠부까가 외발로 서서 생활하는 곳으로 가시어 잠부까에게 하룻밤 지낼 적당한 장소가 없겠느냐고 물으시었다. 잠부까는 자기가 있는 편편한 바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 위의 석굴을 가리키며 저곳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날 밤을 거기에서 보내시었는데, 그날 밤 초경(初更)이 되자 짜뚜마하라지까(동남북을 맡은 천왕)가, 이경에는 삭까 천왕이, 삼경에는 마하브라흐마 왕이 자기 권속들을 거느리고 와서 부처님께 각기 공정 예배를 올렸다. 이때 숲 속은 밝게 빛나서 마치 대낮처럼 모든 사물이 잘 보였고, 그 빛은 널리 퍼져 갔기 때문에 잠부까는 이 광경을 세 번이나 보게 되었다. 그는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여 날이 밝자마자 부처님이 계신 곳까지 와서 간밤에 자기가 본 찬란한 빛이 무엇이었는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사실대로 대답해 주시었다. 그러자 잠부까는 매우 감동되어 부처님께 사뢰었다.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분이십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그토록 위대하다고 알려진 삭까나 마하브라흐마 천왕들이 당신께 공경 예배를 올리겠습니까? 저는 지난 55년 동안 공기만을 마시며 뼈를 깎는 듯이 어려운 수도생활을 해 왔지만 제게는 마하브라흐마나 삭까 천왕은 고사하고 천인 한 사람 내려와 공경을 표한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잠부까에게 말씀하시었다.
“오, 어리석은 잠부까여. 너는 비록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라도 여래를 속이지는 못하느니라. 여래는 네가 그 동안 네 자신의 대변을 먹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네가 흙바닥 위에서 잠을 자야만 하는 과보의 소유자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느니라. 잠부까여, 너는 지난 과거생에 까싸빠 부처님 당시에 어느 신자가 테라에게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공양하는 것을 방해하여 올리지 못하게 하였고, 또 다른 재가 신자가 너를 통하여 그 테라에게 음식 공양을 보낼 때 그 음식을 던져 버림으로써 테라로 하여금 공양을 들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그런 습관을 지니고 태어난 것이니라. 그 때문에 너는 금생에 너 자신의 대변을 음식 대신에 먹어야 하였으며, 또한 흙바닥 위에서 잠을 자는 과보를 받게 된 것이니라.”
이에 잠부까는 무서움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껴서 전생의 나쁜 행동을 후회하며 발가벗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잠부까에게 까사를 주시어 몸을 가리게 하시고, 그를 위해 사성제와 위빠싸나 수행법을 차례로 설법하시었다. 잠부까는 부처님의 설법을 열심히 마음 기울여 듣고 있다가 부처님의 설법이 끝나자마자 곧 아라한이 되었고, 빅쿠 상가에 들어왔다.
이 같은 일이 있는 뒤에 잠부까를 스승으로 높이 받들며 공양을 올리던 앙가와 마가다 등지에 사는 재가 신자들이 도착하여 자기 스승이 부처님과 같은 까사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고 당황해하였다. 그들은 두 사람 중 누가 어른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잠부까가 나서서 자기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성취했다는 것과, 이제 자기는 빅쿠 상가에 들어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부처님께 제자의 예를 올려 보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너희들의 스승은 극히 적은 음식을 먹으면서 한 발로 서서 잠을 자지 않는 고행을 55년간이나 해왔느니라. 그러나 그 55년간의 고행생활이란 어제 오늘 그가 행한 지극히 짧은 빅쿠로서의 수행에 비할 때 16분의 1도 되지 못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어리석은 자는 매달마다
꾸사 풀의 끝으로 음식을 먹어도,
진리를 이해하는 님에 비하면,
그 십육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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