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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생각한다/한국불교를 생각하다

[스크랩] “이건 아닙니다” 성지순례지가 된 조계사일주문피켓팅현장

moksha 2017. 7. 13. 17:32

 

이건 아닙니다성지순례지가 된 조계사일주문피켓팅현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마곡사 주지선거에서 돈선거로 당선이 되었던 스님이 이번 선거에 단독출마함에 따라 무투표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돈선거로 치루어진 사건에 대하여 “금원 교부 행위는 조계종의 산중총회법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내부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2015년 판결한 바 있습니다. 설령 돈을 본인이 받지 않고 사형사제가 받았다고 할지라도 정황상 돈선거임에 틀림 없습니다.

 

사회에서 선거부정은 매우 엄격합니다. 적발되면 감옥에 가고 보궐선거가 치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교집안에서는 돈선거에 대해 매우 관대한 것 같습니다. 종헌종법에 따르면, 일체의 금품이나 재산상의 이익 및 말사주지직을 제공한 자는 공권정지 5년이상 제적의 징계를 받게 되어 있고 해당금액의 10배를 벌금으로 부과하도록 되어있니다. 그러나 같은 편이라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립니다.

 

마곡사 주지스님은 단독출마했습니다. 경쟁자 없이 단독출마한 것에 대하여 소위 여당지에서는이번 선거에서는 현 주지스님이 단독후보로 출마하면서 과거와 같은 선거폐해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라 했습니다. 사실상 추대나 다름 없이 단독출마한 것에 대하여 이번에는 돈선거를 하지 않게 되었다고 안도하는 것 같습니다.

 

후보로 출마한 스님은 욕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형사제가 금품을 교부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금품교구행위는 조계종 내부규정에 따른 징계 등 처분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법원판결까지 받았다면 본사주지 입후보를 깊이 고민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단독입후보로 추대형식으로 또다시 교구본사주지가 되려는 것에 대하여 탐욕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 오릅니다. 주지후보자의 사형사제가 금품을 교부한 행위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돈 선거가 절집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아닙니다.

 

이건 아닙니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것은 이 세상을 지탱하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는 사회가 되었을 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이 되어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나 다름 없습니다. 힘 센 자가 모든 것을 독차지 하고, 힘 없는 자는 힘 있는 자의 밥이 되는 세상입니다. 한국불교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두 개의 기둥이 무너진 듯 합니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은 양심과 수치심과 동의어입니다. 양심과 수치심이 실종된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입니다. 2013년에 일어났던 일이 요즘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기자회견 하려다 경찰 앞에서 조사실로 끌려간 적광 스님이라는 제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교계를 포함하여 교계 밖의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 되었습니다. 특히 교계밖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터넷신문에 보도된 적광스님의 최근 근황을 보면 충격적입니다.

 

적광스님은 그 사건 이후로 정신병원을 전전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스님의 모습을 보면 폭력으로 망가진 한 존재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날 조계종에서는 적광스님을 납치하고 감금하고 린치를 가하고 폭행했습니다. 이유는 종단과 총무원장의 비리를 폭로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자비문중에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사실이 2013년 보도 되었을 때 세상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러나 이내 곧바로 묻혀 버렸습니다. 기세등등한 종단권력 앞에 감히 맞서는 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4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적광스님돕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명진스님을 후원 하는 단지불회 7월법회에서는 적광스님을 후원하는 모금활동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적광스님을 후원하는 모임입니다. 이 모임에는 단지불회뿐만 아니라 참여불교재가연대와 바른불교재가모임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인 명진스님 탄압을 걱정하는 모임에서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적광스님 폭행동영상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조계종총무원장의 비리를 폭로 하는 현장에서 호법부스님들과 직원이 합세하여 끌고 갔습니다. 적광스님은 끌려 가면서이건 아닙니다라며 연신 말했습니다. 이런 장면을 보고서 네티즌들은정말 눈물난다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수수방관했습니다. 사전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음에도 이런 모습을 경찰들은 단지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 조계사 일주문에서는

 

인과는 엄중한 것입니다. 덮어질 줄 알았던 사건이 최근에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새정부 들어 사회곳곳에서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불교계에서도 불교적폐를 외치고 있습니다. 촛불법회를 하고 삼보일배를 하는 등 재가활동가들과 스님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5월 말 문영숙법우님의 조계사일주문 앞 일인피켓팅시위가 불을 당겼습니다. 불교적폐의 총본산이라 볼 수 있는 총무원을 향하여자승OUT”을 외쳤기 때문입니다.

 

처음 일인으로 시작했던 피켓팅은 점차 늘어서 요즘은 열명 가까이됩니다. 그것도 매일 열립니다. 주말도 없습니다.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활동가들과 스님들이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모두 자발적 참여자들입니다. 멀리 대구에서도 오고 부산에서도 참가합니다. 여기에 불교계의 오피니언리더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조계사일주문은 이제 피켓팅의 성지가 된 듯 합니다. 마치 선거 때 투표를 하고 인증샷하듯이 피켓을 들고 인증샷합니다. 매일 새로운 불자들이 참여합니다.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도 피켓팅하기 까지 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확실히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아마 5.9대선 영향때문이라 봅니다. 이전에는 촛불법회를 하면 그다지 관심 보이지 않았지만 5.9대선 이후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 되었습니다. 죽 나열된 피켓을 읽어 보는 불자들과 시민들이 많아 졌습니다. 더구나 수고한다고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제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피켓중에는 적광스님과 관련된 것이 있습니다. 적광스님이 호법부스님들과 직원에게 끌려 가는 사진과 함께이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끌려 갈 때 외치던 말입니다. 그리고 피켓하단에는누가 이런 종단에 출가하겠는가라 쓰여 있습니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법구경에서도핵심이 아닌 것을 핵심이라 생각하고 핵심을 핵심이 아닌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릇된 사유의 행경을 거닐며 그들은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다.”(Dhp.11) 라 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럼에도 요즘 한국불교에서는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진리를 추구하는 불교에서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고 말 못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한국불교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모르기에 그 어떤 일도 서슴없이 하는 듯합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비상식이 일상화된 뻔뻔한 자들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진리를 설하는 자는

 

부처님도 아닌 것에 대하여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세상이 나와 싸운다.”(S22.94)라 했습니다.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그 누구와도 싸우지 않습니다. 다만 세상사람들이 진리를 이해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진리를 설하는 자는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고, 진리인 것을 진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왜 세상에서 현자들이아니다라고 여기는 것에 대하여 나도 그것을아니다라고 말하는가?

1)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현자들은 물질에 대하여 항상하고 견고하고 영원하고 불변한 것이아니다라고 여기는데 나도 그것을아니다라고 말한다.”(S22.94)

 

 

부처님은 오온 중에 물질에 대하여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씀 했습니다. 물질은 견고하지도 영원하지도 않아서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어서, 현자들이 물질에 대하여 영원불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을 때 부처님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만일 세상사람들이물질은 견고하고 영원한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부처님은 단호하게아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부처님은 진리가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마치 세상사람들과 싸우는 것처럼 비추어질지 모르지만 부처님은 진리를 설했을 뿐입니다. 부처님은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S22.95)라 한 것입니다.

 

담마아닌 것(非法)이 득세했을 때

 

부처님은 진리가 아닌 것을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적광스님이 끌려 갈 때이건 아닙니다라 했을 때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피켓에는 호법부에 끌려 가는 사진과 함께 이건 아닙니다!”가 쓰여 있습니다.

 

한국불교를 대표한다는 조계종 총무원은 진리가 아닌 것을 행하고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비상식이 일상화되고 있는 집단입니다. 돈선거로 당선된 스님이 또다시 출마하여 재임을 노리는 것 역시 상식밖의 일입니다. 이와 같은 단독출마에 대하여 돈선거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는 기자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자가 기가막혀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총무원장 후보도 단독출마하면 돈선거가 없어졌다고 말할 것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활개치고 양심 있는 자들은 주변부로 모두 밀려났습니다. 담마아닌 것(非法)이 득세했을 때 승가가 분열하는 요인이 되고 결국 불교의 쇠퇴로 이어질 것입니다.

 

새로운 성지순례지

 

비가 올 때 기우제 지냅니다. 그런데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것이라 합니다. 이제 불붙은 일인시위와 집단피켓팅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오로지 앞으로만 굴러갑니다. 이런 행위가 겉으로는 보기에는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바위에 대못박기입니다. 바위 대못을 박아 물을 부으면 균열이 일어나 쉽게 쪼개지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조계사일주문 앞에는 피켓팅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자발적 참여자입니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오는 사람들도 있고 시간 날 때 마다 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멀리 지방에서 원정 오는 불자들도 있습니다. 조계사일주문앞에서 전에 보지 못하던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벌써 한달 보름 가량 진행되고 있는 피켓팅에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습니다. 이제 조계사일주문앞은 한국불교 적폐청산을 위한 성지가 된 듯합니다. 각계각층의 오피니언리더들도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스님들도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합니다. 요즘 조계사 일주문은 불자라면 한번쯤 다녀와야 할 새로운 성지순례지가 된 듯합니다.

 

 

 

2017-07-1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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