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분 고따마 붓다/거룩한 부처님! 어떤 분이신가?

세상의 경(Lokasutta, AN4:36) : 나는 세상 속에서 생겨나 세상 속에서 자라지만, 세상을 극복하고 세상에 물들지 않고 지냅니다.

moksha 2017. 4. 2. 09:55

세상의 경(Lokasutta, A4:36)


[연꽃의 비유 : 세상에 살면서 세상을 벗어난다.]

1.[세존]“한 때 세존께서는 욱까타1시와 쎄따비야2시 사이의 지방도로를 걷고 계셨다. 그때 바라문 도나3도 욱깟타 시와 쎄따비야시 사이의 지방도를 걷고 있었다.

 

2. 바라문 도나는 세존의 발자국에 수레바퀴가 나 있고 천개의 바큇살과 바퀴테와 바퀴통이 있어 모든 형태를 구비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아,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아, 예전에 없었던 일이다. 이것은 인간존재의 발자국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3. 그런데 세존께서는 길에서 벗어나 한 나무 밑에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추세우고 앞으로 사띠를 확립하고 앉으셨다. 그러자 바라문 도나는 세존의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세존께서 한 나무 밑에 청정하고 믿음을 고취시키고, 감관을 고요히 하고, 마음도 고요하고, 최상의 제어와 최상의 멈춤4 도달한 것을 보았다. 그는 잘 길들여지고 수호되고 감관이 제어된 용과 같았다. 그는 보고 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다가가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4.[도나]“존자께서는 5이 되려고 하십니까?”

  [세존]“바라문이여, 나는 신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도나]“존자께서는 건달바6가 되려고 하십니까?”

  [세존]“바라문이여, 나는 건달바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도나]“존자께서는 야차7가 되려고 하십니까?”

  [세존]“바라문이여, 나는 야차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도나]“존자께서는 인간이 되려고 하십니까?”

  [세존]“바라문이여, 나는 인간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5.[도나]“그대는 ‘존자께서는 신이 되려고 하십니까?’라고 물어도 ‘나는 신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고, ‘존자께서는 건달바가 되려고 하십니까?’라고 물어도 ‘나는 건달바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고, ‘존자께서는 야차가 되려고 하십니까?’라고 물어도 ‘나는 야차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고, ‘존자께서는 인간이 되려고 하십니까?’라고 물어도 ‘나는 인간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존자께서는 무엇이 되려고 하십니까?

 

6.[세존]

①“바라문이여, 내가 모든 번뇌를 제거하지 못했다면, 신이 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그 모든 번뇌가 끊어지고, 뿌리째 뽑히고, 종려나무8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② 바라문이여, 내가 모든 번뇌를 제거하지 못했다면, 건달바가 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그 모든 번뇌가 끊어지고, 뿌리째 뽑히고,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③ 바라문이여, 내가 모든 번뇌를 제거하지 못했다면, 야차가 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그 모든 번뇌가 끊어지고, 뿌리째 뽑히고,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④ 바라문이여, 내가 모든 번뇌를 제거하지 못했다면, 인간이 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그 모든 번뇌가 끊어지고, 뿌리째 뽑히고,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7. 바라문이여, 예를 들어, 청련화나 홍련화나 백련화가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지만, 물을 벗어나서 물에 젖지 않고 피어있듯, 바라문이여, 이와 같이 나는 세상 속에서 생겨나 세상 속에서 자라지만, 세상을 극복하고 세상에 물들지 않고 지냅니다. 바라문이여, 깨달은 님이라고 나를 기억하시오.”

 

8.[세존]

“신으로 태어나거나

하늘을 나는 건달바가 되거나

야차의 세계로 가거나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나에게 그 모든 번뇌가

부서지고 파괴되고 멸진되었다.

마치 아름다운 백련이 물에 젖지 않듯

나는 세상에 물들지 않아 바라문이여, 깨달은 님이네.”


  1. 욱깟타(Ukkaṭṭha) : 히말라야산 근처의 꼬살라 국의 도시이다. 꼬살라 국왕이 뽁카라사띠(Pokkharasātī)에게 모든 세금을 면제하고 하사한 곳이다. 사람들이 많았고 초지와 목초지, 곡물도 많았다. 잇차낭갈라(Icchanaṅgala)숲은 그 근처에 있었다. [본문으로]
  2. 쎄따비야(Setavyā) : 꼬살라 국의 도시로 욱깟타 시나 까씨(Kāsi)시 근처에 있었다. [본문으로]
  3. 도나(Doṇa) : 바라문 도나는 부처님이 완전한 열반에 들었을 때, 꾸시나라 시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사리를 놓고 분쟁을 잘 조정했다. 그는 사리를 팔등분하여 각국의 왕들에게 분배했다. Mrp.Ⅲ.77에 따르면 도나는 많은 무리를 거느린 스승이었고, 부처님이 쎄따비야로 여행한 것은 그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부처님은 이 경에서처럼 도나를 만나 설법을 하게 되는데, 도나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돌아오지 않는 님[불환자(不還者)]’이 되었다. 그리고 도나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일만이천 단어의 시를 지었는데, 그가 지은 시는 도나갓지따(Doṇagajjita)라고 알려져 있다. [본문으로]
  4. 최상의 제어와 최상의 멈춤 : Mrp.Ⅲ.78에 의하면, 최상의 제어(uttamadamatha)는 거룩한 길[아라한도(阿羅漢道), arahattamagga)을 말하고 최상의 멈춤(uttamasamatham)이란 거룩한 길을 향한 님의 삼매(arahattamaggasamādhi)를 말한다 [본문으로]
  5. 신(神, deva)은 √div, dīv의 명사형으로 Pps.Ⅰ.33에 따르면 ‘유희한다(kīḷanti)’ 또는 ‘빛난다(jotenti)’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신(deva)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①세간적 신(sammutideva) : 왕, 왕비, 왕자 ②태생적 신(upapattideva) : 사천왕 이상의 하늘사람이나 하느님들 ③청정한 신(visuddhideva) : 번뇌를 부순 거룩한 님[아라한(阿羅漢)], 데와와 비슷한 데와따(devatā)가 있다. 데와따(devatā)는 ‘하늘사람’이라고 번역한다. 데와따는 인도의 민간신앙에 따르면 사람들이 거처하는 곳의 주변에 사는 나무나 님프, 숲과 밭과 들과 가축과 가옥의 수호신을 의미하는 정신적 존재이다. 하늘사람도 인간이나 짐승처럼 육도윤회하는 존재로 파악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미세한 물질계[색계(色界)]나 빗물질계[무색계(無色界)]의 존재들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쓰인다. [본문으로]
  6. 범어로는 간다르바(sk. gandharva)라고 하며, 한역하녀 건달바(乾達婆)로 음역되었고 할 일 없이 빈둥빈둥 노는 자를 뜻하는 건달이라는 우리말도 여기서 나왔다. 용(nāga)이나 금시조(supaṇṇa)와 아울러 불교와 베다 시대의 민속이 결합되어 있다. 불교에서는 네 하늘나라 신들의 왕[사천왕(四天王)]의 지배를 받는 하늘의 음악가들로 신들 가운데 최하층의 신들에 편입되었다. 이들과 짝이 되는 하늘의 여자 음악가는 앗차라(accharā)라고 부르는 요정이다. 수행승이 이 건달바의 세계에 환생하는 것은 불명예로 여겨졌다. 그들의 직접적인 왕은 ‘동쪽의 하늘나라 신들의 왕[지국천왕(持國天王, Dhataraṭṭha]’이다. AN.Ⅱ.39에 따르면, 이들의 별칭은‘하늘을 나는 자(Vihaṅgamā)’이다. 그리고 DN.Ⅱ.221에 따르면, 이들은 홀로 수행하는 수행승이나 수행녀들을 방해하는 자로서 나타난다. 이 경에서 건달바가 향기와 결합되어 있는 것은 어원적으로 간답바(gandhabba)의 간다(gandha)가 향기라는 말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다. MN.Ⅱ.156~157의 ‘부모가 경수를 가져야 하며 건달바가 나타나야 한다. 이처럼 세 가지가 모이면 입태가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생명체가 어떤 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①암수의 교합 ②적당한 시기(경수가 있을 때) ③생명현상으로써의 건달바의 현현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본문으로]
  7. 야차(yakkha) : 한역으로는 음사하여 야차(夜叉)라고 한다. 원래 약카는 √yakṣ(빠르게 움직이다)에서 파생된 명사형이다. 주석서에서는 √yaj(헌공하다)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야차는 비인간(非人間)에 속하는 무리로 아귀보다는 약간 높은 단계의 귀신으로 인간과 건달바(Gandhabba)사이에 있는 존재이다. 영혼이나 유령, 도깨비, 요정, 괴물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경에서 실제로는 초인적이고 신적인 또는 악마적 존재를 의미한다. 신들이나 제석천 또는 사천왕도 모두 야차로 불릴 수 있다. [MN.37 참조] Ggs.Ⅰ.19에 따르면 부처님조차도 MN.56에서처럼 때로는 야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Mrp.Ⅳ.37에 의하면, 땅에 사는 신의 상태(bhummadevatābhāva)를 뜻한다. [본문으로]
  8. 종려(棕櫚)나무 : 영어로 ‘a palm tree’이다. 학명이 ‘Phoenix dactylifera’ 인데 이는 야자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을 말한다. 이 나무에는 우리나라 대추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기 때문에 대추야자나무라고도 불린다. 덜 익었을 때의 대추야자 열매는 녹색을 띄고 단단하지만, 늦여름이 되면 잘 익게 되고 색깔도 황갈색 혹은 적색으로 변한다. 열매의 살은 달고 연하여 맛좋은 열매로 잘 알려져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