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ksha 2022. 2. 28. 23:13

사자의 경(Sīhasutta, A4:33)

 

1. [세존] “수행승들이여, 백수의 제왕인 사자가 저녁 무렵 굴에서 나온다. 굴에서 나와서 기지개를 켜고, 기지개를 켠 뒤에, 두루 사방을 살펴보고, 두루 사방을 살펴본 뒤에, 세 번 사자후를 토하고,세 번 사자후를 토한 뒤에 초원으로 나아간다. 수행승들이여, 짐승들은 동물의 왕인 사자의 포효하는 소리를 듣고 대부분 두려움과 전율과 공포에 휩싸인다. 동굴에 사는 것들은 동굴로 들어가고, 물속에 사는 것들은 물속으로 들어간다. 숲속에 사는 것들은 숲속으로 들어간다. 새들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수행승들이여, 왕의 코끼리가 마을이나 도시나 수도에 살면서 견고한 가죽끈과 포승으로 묶었더라도 그 포승을 자르고 찢어버리고 똥오줌을 싸면서 이리저리로 날뛴다.

 

2. 수행승들이여, 백수의 제왕인 사자는 이와 같은 크나큰 신력, 이와 같은 크나큰 능력, 이와 같은 크나큰 위력을 갖고 있다.

 

3.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 명지와 덕행을 갖춘 님, 올바른 길로 가신 님, 세상을 아는 님, 위없이 높으신 님, 사람을 길들이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 깨달은 님, 세상의 존귀한 님인 여래가 세상에 출현한다. 그는 ‘개체는 이와 같다.’와 ‘개체의 발생은 이와 같다.’ 와  ‘개체의 소멸은 이와 같다.’와  ‘개체의 소멸로 이끄는 길은 이와 같다.’라고 가르침을 설한다.

수행승들이여, 신들이 목숨이 길고 용모가 화려하고 행복하게 살고 높은 궁전에서 오래도록 머물러 산다할지라도 여래의 설법을 들으면, 대부분 ‘아, 우리는 참으로 무상한데, 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 우리는 참으로 견고하지 않은데, 견고하다고 생각했다. 아, 우리는 참으로 영원하지 않은데 영원하다고 생각했다. 아, 우리는 참으로 무상하여 견고하지 않고 영원하지 않아서 개체 속에 파묻혔구나.’라고 두려움과 전율과 공포에 휩싸인다.

 

4. 수행승들이여, 여래는 신들이 함께하는 세상에서 이와 같은 크나큰 신력, 이와 같은 크나큰 능력, 이와 같은 크나큰 위력을 갖고 있다.”

 

5. [세존]

“신들과 함께하는 세상에서

아무도 견줄 수 없는 스승이신

깨달은 임은 곧바로 알아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리네.

 

개체와 개체의 발생과

개체의 소멸과

개체의 소멸로 이끄는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이 있다고.

 

목숨이 길고 용모가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신들일지라도

거룩한 님, 해탈하신 님,

여여한 님의 말씀을 듣고

 

사자 앞에 짐승들처럼

두려워 공포에 휩싸이네.

‘아, 우리는 개체를 넘어서지 못했다.

우리는 무상하구나.‘라고.

 

사자의 경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