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분 고따마 붓다/거룩한 부처님! 어떤 분이신가?

알라바까의 경(Āḷavakasutta, A3:35) : 나는 평안한 잠을 자는 사람입니다.

moksha 2016. 9. 8. 22:07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āsambuddhassa (3번)

               나모     땃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쌈마쌈붓닷싸 (3번)

그 분, 세상의 존귀한 님, 거룩한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께 예경하나이다.


알라바까의 경(Āḷavakasutta, A3:35)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알라비1 시의 고막가의 씽싸빠 숲의 나뭇잎 깔개 위에 계셨다. 이 때 핫타까 알라바까2 가 산책하며 이리저리 거닐다가 세존께서 고막가의 씰싸빠 숲의 나뭇잎깔개 위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보고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에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서 세존께 인사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2. 한 쪽으로 물러나 앉은 알라바까는 세존께 이와 같이 말했다.

[알라바까]“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잘 주무셨습니까?”

[세존]“왕자여, 나는 잘 잤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잠을 잘 자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알라바까]“세존이시여, 겨울밤은 춥숩니다. 더구나 서리가 내리는 주간입니다. 소의 발굽으로 다져진 바닥은 딱딱하고, 나뭇잎으로 만든 잠자리는 너무 얄고, 나뭇가지에 잎사귀는 아주 드물고, 황색 가사는 아주 얇고 북풍은 차갑습니다.”

 

3. 그러나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했다.

[세존]“왕자여, 나는 잘 잤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잠을 잘 자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왕자여, 내가 그대에게 질문하건데 마음에 들면 대답하기 바랍니다. 왕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세상에 장자나 장자의 아들에게 안팍으로 잘 장식되고 바람이 없고 빗장이 잘 꿰어지고 창문이 잘 잠기어진 저택이 있고, 그곳에 흑모의 담요가 깔리고 백모의 담요가 깔리고, 꽃 무늬의 양모가 깔리고, 까달리 사슴의 털로 된 최상의 모포가 깔리고 그 위에 덮게가 씌어지고 양쪽에 붉은 베게가 놓여있는 침대가 있는데, 거기서 호마유의 등불을 밝히고 네 명의 부인들이 성심껏 시중을 든다고 합시다. 왕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는 잠을 잘 자겠습니까? 아니면 어떻겠습니까?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알라바까]“세존이시여, 그는 잠을 잘 잘것입니다. 그는 세상에서 잠을 잘 자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세존]“왕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장자는 장자의 아들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탐욕으로 인한 고뇌가 생겨나면, 그 탐욕으로 인한 고뇌로 불타면서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습니까?”

[알라바까]“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세존]“왕자여, 그 장자나 장자의 아들을 탐욕으로 인한 고뇌로 불태우면서 괴롭게 잠을 자게 만드는 그 탐욕이 여래에게는 버려지고, 뿌리째 뽑히고, 잘려진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왕자여, 나는 잘 잤습니다.”

 

[세존]“왕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장자나 장자의 아들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냄으로 인한 고뇌가 생겨나면, 그 성냄으로 인한 고뇌로 불타면서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습니까?”

[알라바까]“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4. [세존]“왕자여, 그 장자나 장자의 아들을 성냄으로 인한 고뇌로 불태우면서 괴롭게 잠을 자게 만드는 그 성냄이 여래에게는 버려지고, 뿌리째 뽑히고, 잘려진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왕자여, 나는 잘 잤습니다.”

[세존]“왕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장자나 장자의 아들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리석음으로 인한 고뇌가 생겨나면, 그 어리석음으로 인한 고뇌로 불타면서 괴롭게 잠을 자지 않겠습니까?”

[알라바까]“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5. [세존]“왕자여, 그 장자나 장자의 아들을 어리석음으로 인한 고뇌로 불태우면서 괴롭게 잠을 자게 만드는 그 어리석음이 여래에게는 버려지고, 뿌리째 뽑히고, 잘려진 종려나무 그루터기처럼 되고, 존재하지 않게 되고, 미래에 다시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왕자여, 나는 잘 잤습니다.”

 

6. [세존]

“감각적 욕망에 오염되지 않고

청량하고 집착이 없고

완전한 적멸을 성취한

거룩한 님은 언제나 잘 잠자네.

 

모든 집착을 부수고

마음의 고통을 극복하고

마음의 적멸을 성취한 님은

고요히 잘 잠자네.”

 

알라바까의 경이 끝났다.



  1. 알라비(Āḷavī)국 : 사왓티에서 30 요자나 베나레스에서 12요자나 떨어진 도시 또는 나라의 이름이다. 사왓티와 라자가하 중간에 놓여 있었다. 이 도시의 왕과 주민은 모두 알라바까(Alavaka)라고 불리었고 나중에 거기에 살던 야챠도 알라바까(Alavaka)라고 불리었다. 이 도시에는 많은 수행승들이 살았고 승원도 있었다. [본문으로]
  2. 부처님의 제자인 재가의 남자 신도 가운데 ‘네 가지 섭수의 기초로 대중을 돕는 님 가운데 제일’이다.[제일의 품(Etadaggavagga), A1:259(14-64)] 주석서에 따르면 알라비(Āḷavī)국의 왕은 벵골 보리수에 살고 있는 식인귀(食人鬼)인 야차 알라바까(ālavaka)에게 사로잡히게 되었는데, 왕은 야차에게 매일매일 한 사람씩 제물로 바치기로 약속하고 풀려났다. 왕은 대신들의 도움으로 처음에는 죄인들을 재물로 받쳤고 죄인들이 떨어지자 각 가정에서 한 어린아이를 받쳐왔다. 여인들은 자신의 아이가 재물로 받쳐질 때가 되면, 아이를 데리고 왕도를 떠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왕은 12년 동안이나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마침내 왕의 아들인 알라바카 꾸마라(ālavaka kumāra)만이 남아서 차례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왕은 왕자에게 옷을 잘 입히고 치장하여 야차에게 데리고 갔다. 그때 부처님은 자비의 눈으로 사건의 정황을 알아채고 야차들이 사는 궁전으로 찾아갔다. 마침 야차 알라바까는 야차들이 모여 있는 궁전에서 멀리 떨어진 히말라야에 가 있었다. 궁전의 문지기 가드라바(Gadrava)는 부처님에게 대하는 야차들의 무례를 꾸짖고는 부처님께 궁전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다. 부처님은 가드라바가 히말라야로 가서 부처님의 도착을 알리는 동안 알라바까의 보좌에 앉았다. 부처님은 알라바까의 궁녀들과 야차 싸따기라(Sātāgira)와 헤마바따(Hemavata)에게 설법을 했다. 싸따기라와 헤마바따는 마침 공중으로 날아서 히말라야의 모임에 가는 도중이었는데, 부처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 머리 위로 날 수가 없어서 야차 알라바까의 궁전에 내려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된 것이다. 그들은 설법을 듣고 경의를 표하고 여행을 다시 떠났다. 야차 알라바까가 가드라바와 싸따기라와 헤마바따에게서 부처님의 방문 소식을 듣자 매우 노하게 되어 자신의 이름을 전 인도를 진동시킬 만한 큰 소리를 외치며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는 여러 가지 신통한 힘을 모두 동원했으나 부처님을 그 보좌에서 끌어내릴 수가 없었다. 특수한 무기인 둣싸부다(Dussāvudha)도 부처님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야차 알라바까는 부처님께 이 궁전을 나갈 것을 명령하면서 이 경전이 시작된다. 부처님은 세 차례나 그의 명령에 순종하면서 그의 분노를 식힌 뒤에 네 번째에는 그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 야차 알라바까는 질문을 던져 부처님을 괴롭히려고 생각했다. 야차 알라바까의 부모는 깟싸빠 붓다(Kasapa Buddha)로부터 숫타니파타의 알라바까의 경(stn. 31)에 나오는 질문과 대답을 배워서 알라바까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었으나 알라바까는 그것을 기억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부모들은 그것들을 황금색 잎에 붉은 글씨로 기록해 그들의 궁전에 두었는데, 나중에 알라바까는 그것을 발견하였고 이 경에서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질문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이 깟싸빠 부처님의 대답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야차 알라바까는 대단히 만족하였고 진리의 흐름에 든 이[예류자(預流者)]가 되었다. 날이 밝자 알라바까 왕의 부하들이 알라바까 꾸마라를 재물로 바치기 위해 야차를 찾아왔다. 그러나 그들은 부처님의 설법이 끝났을 때에 야차들의 환호 소리를 듣고 놀랐다. 그들이 재물을 가져왔다고 야차 알라바까에게 고하고 왕자 아이를 건네주자, 야차 알라바까는 부처님 앞에서 매우 부끄러워했다. 야차 알라바까는 그 왕자아이를 부처님에게 건네주었고 부처님은 아이를 축복하고 왕의 부하들에게 돌려주었다. 그 왕자아이는 이 후에 알라바까의 손에서 부처님의 손으로 건네졌다는 의미에서 핫타까 알라바까로 알려지게 되었다. 알라바까 왕과 시민들은 야차 알라바까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벳싸바나(Vessavaṇa)근처에 특별한 궁전을 마련하고 꽃과 향료 등을 공급했다. 이 핫타까 알라바까가 자라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돌아오지 않는 님’이 되었다. 그는 항상 500명의 재가제자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추종자를 지닌 7명의 재가신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본문으로]